사기 일당에 속아 '고객 비밀번호' 헌납... 삼성카드 왜 이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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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 일당에 속아 '고객 비밀번호' 헌납... 삼성카드 왜 이러나
  • 김태영 기자
  • 승인 2021.12.09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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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 일당 전화한통에 고객 비밀번호 바꿔줘
정보 몰랐지만 변경... 사기 일당 수백만원 인출
"지리산은 망했지만"... 드라마 비하 논란도
상식 밖 악재... "고객 신뢰 회복이 우선 과제"
삼성카드 본사 전경. 사진=시장경제DB
삼성카드. 사진=시장경제DB

자택 주소가 틀리고 통장 계좌 번호를 모르는데도 전화 한 통으로 카드 비밀번호를 변경해 준 논란의 카드사가 '삼성카드'로 확인됐다. 

아웃도어 브랜드 네파 포스터 문구 논란까지 겹치면서 삼성카드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악재가 계속될 경우 업계 2위 자리조차 위태로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8일 본지 취재 결과 삼성카드는 신용카드를 범죄에 악용하려는 사기 일당이 제대로 된 인증 정보에 대해 대답을 하지 못했음에도 소속 상담사가 휴대전화 번호를 변경해주고 카드 비밀번호까지 변경해 준 것으로 드러났다.

사기 일당은 신용카드 정보를 빼낸 뒤 범죄에 악용하고자 정보 변경을 시도했지만 대부분 본인 인증에 실패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삼성카드는 이들의 요구를 들어줬고 전화 번호와 카드 비밀번호를 변경해줬다.

문제는 이들이 자택 정보와 계좌 번호를 틀리거나 몰랐다는 점이다. 주요 보도에 따르면, 당시 녹음된 전화 내용에는 상담사가 "휴대전화 번호를 변경하신다는 거죠?"라고 물으며 비밀번호를 요구한다. 

이어 일당이 틀린 번호를 입력하자 "자동이체 계좌번호는 확인될까요?", "말씀하신 자택 정보가 일치하지 않아서요. 직장 주소는 확인될까요?"라고 재차 묻는다.

하지만 일당은 "통장을 가지고 있지 않다", "현재 일을 하고 있지 않다"며 대답을 회피했다. 누가 생각해도 이상한 상황이지만 상담사는 전화번호를 변경해주고 요청하지 않은 비밀번호까지 바꿔줬다. 이들이 가지고 있던 정보는 신용카드 번호와 운전면허 번호 뿐이었다.

결국 일당은 해당 카드 주인인 30대 A씨의 명의로 휴대전화 4대를 개통하고 오픈뱅킹 계좌까지 개설해 다른 계좌에서 수백만 원을 인출해갔다. 개인 정보가 악용된 범죄를 카드사가 도와준 것이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절차상 문제가 없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후 일부 문제를 인정하고 보상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삼성카드 논란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앞서 삼성카드는 지난달 21일 삼성그룹 임직원 전용 쇼핑몰 베네포유에 네파 패딩 7종을 정가보다 38%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한다는 내용의 포스터를 게시했다. 포스터에는 '지리산은 망했지만, 네파는 네팝니다'라는 문구가 담겼다. 네파는 자사 모델 전지현이 출연하는 tvN 드라마 '지리산'에 상품간접광고(PPL)로 참여하고 있다.

현재 방영 중인 드라마에 대해 무례한 표현을 사용했다는 논란이 촉발되면서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네파 제품의 품질과 브랜드파워는 여전하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것처럼 보였지만 자칫 드라마를 비하한 내용으로 비춰졌기 때문이다.

이에 삼성카드는 "당사는 홍보 문구에 다소 불편을 드릴 수 있는 표현이 포함됐다는 것을 인지한 즉시 해당 내용을 삭제 조치했다"고 사과했다.

상식 밖의 악재가 이어지면서 업계에서는 무엇보다 고객 신뢰 회복이 우선 과제라는 지적이다. 본지는 삼성카드 측의 입장과 대책을 듣기 위해 수차례 홍보담당자와 통화를 시도했지만 끝내 연락이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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