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한전, 국내 민간기업과 '산업용 수소 보일러' 공동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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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한전, 국내 민간기업과 '산업용 수소 보일러' 공동 개발
  • 최유진 기자
  • 승인 2021.11.12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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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자원부 주도, 현대중공업파워시스템과 별도 팀 구성
'암모니아 혼소 보일러' 우선 개발
'수소 혼소 보일러' 개발도 병행 전망
한전 측 'CCUS 기술' 접목 가능성 주목
한전, 현대중공업파워시스템 역할 분담
연료, 보일러 시스템 개발 나눠 추진할 듯
사진=한전, 현대중공업파워시스템
사진=한전, 현대중공업파워시스템

한국전력공사와 현대중공업파워시스템이 ‘탄소 배출량 제로’를 목표로 암모니아와 수소를 에너지원으로 하는 차세대 산업용 보일러 연구·개발에 착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석탄과 중유, 고로 가스(blast furnace gas·B가스) 외에는 마땅한 대체제가 없는 시장 상황에서 한전과 국내 민간기업이 손을 잡고 새로운 개념의 혼소(混燒·mixed firing) 보일러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는 점만으로도 비상한 관심이 쏠린다.

산업용 보일러는 고열량의 에너지 발생이 요구되기 때문에 앞서 설명한 석탄(미분탄)이나 중유, 고로 가스 등 탄소함량이 매우 높은 물질을 연소재로 사용한다. 이들 재료 하나만을 사용하면 전소(專燒), 두 가지를 함께 쓰면 혼소라고 구분한다.

혼소 산업용 보일러는 중유에 미분탄을 섞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철강을 생산할 때 나오는 ‘고로 가스’를 미분탄 혹은 중유와 혼합하는 방식도 일부 쓰이고 있다. 이들 재료는 높은 탄소 발생량 외에도 일산화탄소와 같은 유해물질을 다량 함유하고 있어 업계의 고민이 컸다. 두 기업의 개발이 성공적으로 진행될 경우, 산업용 보일러 시장 생태계는 큰 폭의 변화가 불가피하다. 

한전이 연구 중인 ‘이산화탄소 포집·저장 기술(CCUS)’과의 접목 여부도 주목을 받고 있다. CCUS 기술이 상용화되면 ‘탄소함량 제로’의 블루 암모니아, 블루 수소 생산을 기대할 수 있다. 청정 에너지원인 블루 암모니아, 블루 수소 대량 생산이 가능해지면 산업용 보일러 업계도 대기오염의 주범이란 꼬리표를 떼어낼 수 있다.

취재에 따르면, 최근 한전과 현대중공업 계열사 현대중공업파워시스템은 차세대 산업용 보일러 혼소 기술 연구·개발을 위한 별도 팀을 만들었다. 두 기업은 역할을 분담해 혼소 연료 개발은 한전이, 보일러 시스템 개발은 현대중공업파워시스템이 각각 맡을 것으로 보인다.

위 내용에 밝은 업계 관계자는 “산업통상자원부 주도로 팀 구성이 이뤄진 것으로 안다”며 “두 기업은 프로젝트에 참여할 석유화학 기업 확보를 위해 후보군을 물색 중”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암모니아와 수소를 혼소 연료원으로 하는 새로운 산업용 보일러 개발은 한전 내부에서도 소수 임직원만 아는 내용”이라며 “한전은 탄소를 뺀 블루 암모니아나 신재생에너지로 만든 그린 암모니아를 사용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부연했다.

한전 관계자는 "이제 막 개발 논의를 시작하는 단계"라며 "기술 개발이 가능하다면 최종적으로 ‘석탄 제로’까지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팀 구성 및 운영에 관한 세부사항은 알려줄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앞서 한전은 이달 10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BIXPO 2021 개막식'에 참석해 탄소중립을 위한 비전 'Zero for Green'을 발표했다. 한전은 동 계획의 하나로 2027년까지 ‘20% 암모니아 혼소 연소’를 실증하고, 2028년까지 수소 혼소 발전 기술을 개발하겠다는 목표를 공개했다.

시장조사기관 그랜드 뷰 리서치는 지난해 글로벌 산업용 보일러 시장규모를 136억 달러(한화 16조425억원)로 추산했다. 2028년에는 201억 달러(한화 23조 7099억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현대중공업파워시스템은 현대중공업 해양플랜트사업본부를 모태로 18년 중공업으로부터 분리됐다. 산업용·발전용 보일러와 그 주변기기를 생산, 국내외 발전소와 정유석유화학 기업에 납품하고 있다. 19년 매출은 2325억원, 영업이익 332억원, 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EBITDA) 372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8월 그룹 사업구조 개편의 여파로 매각 절차를 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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