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끌·빚투'에 5대 금융지주 떼돈... 상반기 9兆 넘게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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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끌·빚투'에 5대 금융지주 떼돈... 상반기 9兆 넘게 남겼다
  • 오창균 기자
  • 승인 2021.07.29 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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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익 45.7% 증가... 이자익도 사상 첫 20兆 돌파
1위 다툼 치열... KB 2조4743억 〉 신한 2조4438억
KB·하나·우리금융, 일제히 중간배당 결정
신한금융 분기배당 계획에 금융당국 '제동'
은성수 금융위원장과 5대 금융지주 회장들이 2일 서울 중구 뱅커스클럽에서 우한 코로나 대응 관련 논의를 하고 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뒷줄 가운데부터 시계방향), 김광수 전 농협금융 회장,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 김태현 금융위원회 사무처장, 윤종규 KB금융 회장,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사진=금융위원회 제공
은성수 금융위원장과 5대 금융지주 회장들은 지난 3월 2일 서울 중구 뱅커스클럽에서 코로나 대응 관련 논의를 진행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뒷줄 가운데부터 시계방향), 김광수 전 농협금융 회장,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 김태현 금융위원회 사무처장, 윤종규 KB금융 회장,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사진=금융위원회 제공

5대 금융지주가 올해 상반기 9조4,000억원에 달하는 순이익을 올리며 역대 실적 기록을 갈아치웠다. 최근 시장금리 상승으로 은행들의 이자이익이 불어난 데다 증시 호황에 힘입어 비은행 부문 수수료이익이 크게 증가한 영향이다. 이러한 추세가 연말까지 이어진다면 금융지주들은 지난해 세웠던 연간 최대 실적 기록을 다시 한번 경신할 것으로 보인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금융지주의 상반기 순이익은 9조3,72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5.7% 증가했다. 상반기 기준 사상 최대치다. 금융지주별로 살펴보면 KB금융 2조4,743억원, 신한금융 2조4,438억원, 하나금융 1조7,532억원, 우리금융 1조4,197억원, 농협금융 1조2,819억원이다. 

국내 1위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신한금융은 상반기 305억원 차이로 아슬아슬하게 KB금융에 1등 자리를 내줬다. 다만 2분기 실적만 놓고 보면 신한금융의 순이익이 KB금융에 비해 475억원 많다. 엎치락뒤치락 혼전 양상이다. 

5대 금융지주의 상반기 합산 이자이익은 1년 새 11.2% 불어 반기 기준 사상 처음으로 20조원을 넘어섰다. 정확하게는 20조4,993억원이다. KB금융은 무려 5조4,011억원의 이자이익을 거뒀다. 이어 신한금융 4조3,564억원, 농협금융 4조1,652억원, 하나금융 3조2,540억원, 우리금융 3조3,227억원 순으로 대부분 10% 수준의 증가율을 보였다.

사진=시장경제 DB
사진=시장경제 DB

이자이익이 늘어난 핵심 원인은 예대마진으로 요약된다. 코로나 확산 이후 대출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가운데 최근 경기 회복과 인플레이션 기대로 시장금리가 오르고 있다. 이는 대출금리 상승으로 연결되는 추세다. 반면 은행들은 예금 저금리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 자연스럽게 자금 조달비용도 줄었다. 대출금리는 오르고 예금금리는 낮은 탓에 예대마진이 커진 셈이다. 순이자마진(NIM)은 KB금융 1.82%, 신한금융 1.81%, 하나금융 1.67%, 우리금융 1.61%, 농협금융 1.61%로 집계됐다.

비은행 부문의 약진도 호실적을 견인했다. 주식투자 열풍이 계속되고 있다. 억눌렸던 소비심리가 폭발했다. 이에 증권·카드사의 수수료이익은 눈에 띄게 늘어났다. 올해 상반기 수수료이익은 KB금융이 전년 동기보다 32.7% 증가한 1조8,326억원, 신한금융은 24.3% 늘어난 1조4,040억원, 하나금융은 16.7% 증가한 1조2,613억원, 우리금융은 46.4% 늘어난 7,290억원, 농협금융은 28.5% 증가한 9,837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금융사들의 사상 최대 이익 행렬에 국책은행인 IBK기업은행도 합류했다. IBK기업은행은 최초로 상반기 순이익 1조원을 돌파했다. 시중은행과 마찬가지로 시장금리가 올라 수익성이 개선됐다. 지난해 코로나에 대비해 두둑이 쌓은 대손충당금의 기저효과 덕도 봤다. 올해 상반기 충당금순전입액은 4,324억원으로 지난해보다 46% 급감했다.

앞으로 이러한 흐름이 이어진다면 금융지주들은 올해 순이익이 14조원에 달하는 역대급 실적을 기록할 수도 있다. 애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비상장사인 농협금융을 제외한 4대 금융지주의 올해 순이익은 14조1,076억원으로 전년 대비 25.9% 증가할 전망이다.

호실적을 바탕으로 바탕으로 KB금융과 우리금융은 지주 출범 이후 처음으로 각각 주당 750원, 150원의 중간배당을 확정했다. 2006년부터 중간배당을 해온 하나금융은 지난해보다 200원 늘어난 주당 700원의 중간배당을 실시하기로 했다.

신한금융도 다음달 이사회에서 분기배당 금액과 시기를 조율할 방침이었다. 금융지주사 최초 분기배당이다. 하지만 금융감독원이 신한금융에 코로나 여파가 아직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분기배당을 도입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을 전달하면서 계획에 제동이 걸렸다. 금융당국은 코로나가 완전히 종식되지 않고 델타 변이로 재확산되는 상황에서 분기배당이 자칫 자본적정성을 해치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분기배당을 놓고 당국으로부터 우려의 뜻을 전해 들은 신한금융의 고심은 커질 수밖에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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