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권 따내려 강남에 새둥지"... 칼가는 중견건설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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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권 따내려 강남에 새둥지"... 칼가는 중견건설사들
  • 신준혁 기자
  • 승인 2021.08.0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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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서 성장한 중견 건설사, 강남에 터전 마련
반도·호반·우미, 차례로 강남 사옥 이전
강남 정비사업 수주 '0건'... 낮은 인지도, 최대 약점
"임직원 근무환경 개선, 사업지 동향 파악 용이"
동부건설 강남 사옥. 사진=동부건설
동부건설 강남 사옥. 사진=동부건설

중견 건설사가 새로운 보금자리로 서울 강남을 잇따라 선택하고 있다. 임직원 교통 편의와 업무여건 개선 등 실질적 필요 외에도 강남권 수주를 위한 발판 마련이란 의미도 포함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부산 대표 건설사인 반도건설은 오랜 기간 서울 강남 지역에 머물고 있다. 반도는 2007년 강남구 역삼동 국기원 맞은편에 위치한 허바허바빌딩을 본사로 사영하고 있다. 수도권 사업 확대를 위해 고객과 접점을 늘리고, 임직원 근무환경을 개선한다는 이유에서다. 부산 사무소는 부산 중구 태종로 일대에 위치한 반도빌딩이다.

호반건설은 서울 강남구 역삼동 오피스 건물을 임차해 사용하다 2019년 우면동 사옥 '호반파크'를 완공해 이전했다. 호반파크 1관과 2관은 각각 지하 4층~지상 10층 규모로 2관에는 그룹 건설 계열사들이 입주해 있다. 1관은 대부분 공실인 상황이다. 최근 인수한 대한전선과 전자신문 등은 사옥 2관 입주가 점쳐진다.

동부건설은 지난해 10월 서울 용산구 아스테리움서울에서 강남구 역삼동 코레이트타워로 본점을 이전했다. 최대주주 키스톤에코프라임의 주요 투자자인 한국토지신탁이 강남구에 위치하는 만큼 사업 시너지 효과를 얻기 위해 사옥 이전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코레이트타워는 옛 현대해상 사옥으로, 한국토지신탁이 매입한 뒤 리모델링했다.

우미건설은 지난해 6월 서울 강남구 도곡동 일원 '린스퀘어(과거 SEI타워)'로 본점을 이전했다. 이 건물은 지하 6층, 지상 22층 규모로 삼성엔지니어링 사옥으로 사용되다가 2013년 코람코자산운용이 운용하는 부동산펀드 코람코퍼스텝제16호에 매각됐다. 우미건설은 퍼시픽투자운용과 컨소시엄을 맺고 이 빌딩을 매입해 30여 년 만에 서울 강남으로 이전했다. 우미건설은 광주·전남 기반의 중견 건설사로 경기 성남 분당구 정자역 인근 건물을 본사로 사용했다.

중흥건설 본사 사옥은 광주 북구 신안동에 위치한다. 중흥은 서울과 수도권, 세종시 등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지만 지역 거점을 유지와 수주 기반 확보를 위해 본사를 광주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건설 인수를 마치면 서울 을지로 사옥을 활용할 수 있다. 대우건설은 을지로 사옥 사업 시행사인 더유니스타 지분 33%를 보유한 최대주주이다. 대우건설은 2018년 서울 새문안로 본사의 임대차 계약기간이 종료된 후 을지로 세운지구에 위치한 '써밋타워'로 이전했다. 써밋타워는 대우건설이 시공 후 10년간 책임 임차를 약속한 빌딩이다. 대우건설은 2019년 4월부터 오피스 면적의 60%를 10년간 책임 임차하기로 했다.

중견 건설사들의 강남 입성과 관련해서는 사업 기반 확보를 위한 경영상 전략이란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지방에서 성장한 중견 건설사는 브랜드 파워가 약해 도시정비사업에서 번번히 고배를 마시고 있다. 

위 건설사 가운데 동부건설을 제외하고 강남권 정비사업을 수주한 기업은 아직 없다. 호반건설은 신반포15차 재건축, 신반포7차, 방배경남아파트, 방배14구역 등에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성과를 내지 못했다.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강남 사업장은 임직원의 근무 환경을 개선하고 업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며 "시간과 비용을 아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강남권 조합과 사업지 등의 동향을 파악하는데 용이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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