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체되는 BAT코리아... 인턴 계약직 등 비정규직 어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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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체되는 BAT코리아... 인턴 계약직 등 비정규직 어디로?
  • 이준영 기자
  • 승인 2021.06.18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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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부터 BAT로스만스에서 직접 담배 공급
영업사원 200여명 롯데글로벌로지스로 이동 논의 중
정규직 이직·처우 논의 우선... 인턴들은 후순위
BAT코리아 김은지 사장. 사진= BAT코리아
BAT코리아 김은지 사장. 사진= BAT코리아

영국계 담배회사 BAT가 한국 법인 3개 중 1곳인 BAT코리아를 로스만스파이스트비브이(이하 BAT로스만스)로 통폐합하며 조직 슬림화에 돌입했다. BAT는 통폐합 작업을 7월까지 마무리하고 9월부터 BAT로스만스로 영업을 시작한다는 방침이다.

BAT코리아는 8월 31일부로 영업을 종료하고, 브랜드·판매권은 보유사 BAT로스만스가 담배 제품을 공급할 계획이다.

BAT로스만스는 BAT코리아가 경남 사천 공장에서 담배를 생산하면 이를 받아 다시 BAT에 위탁 판매하는 중간 역할을 했다. BAT 본사 측은 이같은 구조가 불필요하다며 BAT로스만스로 담배 유통·판매를 일원화한 것이다.

 

본격 구조조정... 영업사원 200명 협력사 이직

BAT는 4일 조직 통폐합을 발표하고 발빠르게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가장 먼저 영업사원 200여명을 기존 물류 협력사인 롯데글로벌로지스로 이직을 논의 중이다. 업계는 핵심 인원인 영업사원 대부분을 협력사로 옮겨 향후 BAT로스만스로 사업을 시작할때 영업력 부족을 우려했다.

BAT코리아 관계자는 "롯데글로벌로지스는 기존 협력사였던 곳으로 향후 영업력에도 크게 문제될 것은 없다"고 말했다.

BAT코리아는 현재 구조조정 작업이 한창이다. 영업사원의 이직과 함께, 전체 800명의 직원 중 사천공장 소속 500명은 고용을 유지할 계획이다. 하지만 서울 본사 소속 임직원 100명은 BAT로스만스로 소속을 옮기거나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BAT코리아 내부에서는 이직과 희망퇴직 등과 관련된 채용설명회가 이뤄지고 있다.

업계는 BAT가 담배업계에서 밀리는 점유율과 저성장을 이유로 구조조정을 단행한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BAT코리아 관계자는 "이미 이전부터 BAT로스만스가 담배의 브랜드와 판매권을 보유하고 있는 상황에서 다시 BAT코리아에 위탁 계약하는 비효율적 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것"이라며 "향후 BAT코라아가 영업을 종료하고 BAT로스만스가 직접 판매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규직 기대하고 입사했지만... 인턴은 어디로?

BAT코리아는 내부 설명회를 통해 이직과 희망퇴직을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계약직 등의 비정규직에 대한 논의는 없다고 지적했다.

일부 커뮤니티에서 누리꾼들은 이번 BAT의 구조조정의 폐해를 거론했다. 한 누리꾼은 "대부분 BAT로스만스로 가는 게 아니고 14명만 뽑고 나머지는 외주 계약직으로 채운다"며 BAT코리아가 알린 사실과 다르다고 지적했다.

또 협력사로 옮기면 급여가 절반가량 줄어든다며, 오랜기간 다닌 회사인데 하루아침에 잘렸다고 호소한 글도 있다.

무엇보다 인턴 계약직들의 불만이 크다. 정규직 보장을 기대하고 입사했는데 몇 달도 안돼서 회사를 나가야 하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BAT코리아 관계자는 "사실과 전혀 다르다"며 선을 그었다. 그는 이어 "우선 내부적으로 이직하는 직원들의 급여 수준이나 처우 등에 대한 것은 논의 중으로 회사차원에서 알린 사항이 없다"며 "급여나 처우는 최대한 보장해주려고 노력중이다"고 말했다.

또한 계약직들의 퇴직에 대해서도 "본사에 10여명의 계약직 인턴이 있다"며 "현재 정규직들에 대한 이직과 처우 논의가 우선적으로 이뤄지고 있고, 인턴 계약직들의 처우는 살펴보고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한편, 업계는 이번 구조조정을 통해 인력이 줄어든 만큼 향후 영업력을 확대하기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업계 관계자는 "BAT본사가 사실상 한국 사업을 축소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며 "조직이 줄어들어 향후 반등을 이루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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