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로 번진 BAT-필립모리스 특허 논란... 가열 방식이 뭐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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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로 번진 BAT-필립모리스 특허 논란... 가열 방식이 뭐길래?
  • 이준영 기자
  • 승인 2021.04.26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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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미국·일본 거쳐 국내까지 소송전 이어져
영국 법원 특허 취소... 미국 ICT 내달 판결 주목
BAT, 레이놀즈 인수로 기화방식 특허 보유
(위)필립모리스 아이코스, (아래)BAT 네오. 사진= 각사
(위)필립모리스 아이코스, (아래)BAT 네오. 사진= 각사

글로벌 담배 제조사인 브리티쉬 아메리칸 타바코(이하 BAT)와 필립모리스 인터내셔날(이하 필립모리스)가 가열 방식 특허를 놓고 소송전에 돌입했다. 미국과 영국, 일본 등에서 소송을 벌여온 두 기업은 BAT가 지난달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필립모리스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며 국내에서도 소송에 나섰다.

이번 소송은 BAT코리아가 아닌 영국 본사가 직접 진행했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다. 이전에 진행된 소송은 해당 지역 법인에서 진행했다. 업계 관계자는 "BAT본사가 글로벌 전략적 차원에서 진행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BAT와 필립모리스는 최근 다수의 소송전을 이어오고 있다. 먼저 2018년 필립모리스는 일본 법원에 BAT의 '글로'가 '아이코스' 기술 특허를 침해했다고 고소했다. 해당 특허 소송은 일본 법정에서 진행중이다. 

지난해 5월에는 BAT가 미국 국제무역위원회(USITC)와 독일법원에 특허 소송을 제기했다. USITC는 내달 결론이 나올 예정이다. 지난달 영국 대법원은 BAT는 필립모리스가 자사의 담배 가열 관련 특허를 침해했다며 제기한 소송과 관련해 BAT의 특허를 취소했다. 먼저 제품을 출시한 필립모리스 특허와 비교해 진보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다. 이에 내달 예정된 USICT의 결론에 따라 소송전 양상이 바뀔 가능성도 제기된다. 

BAT는 필립모리스의 아이코스가 가열 기술 특허를 침해했다고 주장하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알려진 바가 없다. BAT코리아 관계자는 "본사 차원에서 진행하는 것으로 BAT코리아가 구체적인 내용을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필립모리스코리아 역시 "구체적인 내용은 알 수 없다"고 말을 아꼈다. 
 

BAT, 레이놀즈 인수 후 소송 본격화

일각에서는 BAT가 필립모리스에 대한 소송이 2017년 이후부터 집중된 것을 두고 그 해 인수한 미국 담배회사 '레이놀즈'와 관계된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2017년 1월 BAT는 기존 보유하고 있던 레이놀즈 지분 42.2%에 추가 57.8%를 인수해 완전 인수했다. 당시 매입 가격은 494억달러(당시 기준 한화 57조8227억원)에 이른다. 초기 BAT는 470억달러를 제시했지만 레이놀즈가 낮은 가격을 이유로 거부하자 24억달러를 추가 지불하고 인수했다. 이를 통해 BAT는 글로벌 1위 담배회사로 거듭났다. 레이놀즈는 카멜이라는 브랜드로 잘 알려져 있으며 미국에서 시장 점유율이 3 분의 1 이상인 두 번째로 큰 담배 회사다.

BAT가 무리하면서까지 레이놀즈를 인수하려던 배경에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궐련형전자담배' 시장 확대를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업계에 따르면 레이놀즈는 담배성분을 기화시키는 원리에 대한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궐련형 전자담배를 '찌는 담배'로 알고 있지만 정확하게는 찐다는 표현보다는 가열한다는 것이 맞다. 담뱃잎 위에 적층돼있는 경화시킨 글리셀린을 니코틴과 향료를 첨가해 이를 가열해 기화시키는 방식이다. 전자담배의 연기는 이 글리셀린이 기화된 것이다. 

BAT가 레이놀즈를 인수하면서 글리셀린 기화 방식에 대한 특허를 보유하게 됐고, 이를 통해 필립모리스에게 소송을 벌이는 것으로 분석된다. 

영국법원은 해당 방식의 특허를 인정하지 않으며 취소시켰지만 USICT는 특허를 침해한 것에 대해 일부 수긍하며 내달 판결을 기다리는 상태다. 이밖에 아이코스에 사용된 담배 가열 기술 블레이드에 대한 건도 있다. 

BAT측은 현재 미국ICT와 버지니아 연방법원을 통해 필립모리스에 대해 2건의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했으며 손해에 대한 구제책과 제품 수입 금지 명령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BAT대변인 윌 휠은 "우리가 이기면 필립모리스가 아이코스를 미국으로 수입하는 것을 차단하는 ICT의 명령을 받을 수 있다"고 말한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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