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형 신시장: 새마을시장] 외국인 간판 등으로 시장글로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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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형 신시장: 새마을시장] 외국인 간판 등으로 시장글로벌화
  • 박진형 기자
  • 승인 2017.06.26 0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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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형 신시장 BEST5'에 선정된 ▲금천구 은행나무시장 ▲용산구 후암시장 ▲중랑구 우림시장 ▲강동구 둔촌역전통시장 ▲송파구 새마을시장 등을 차례로 찾을 예정이다. 그동안 시행돼 왔던 '전통시장 지원책'과 '신시장 사업'이 어떤 점에서 다른지 알아봤다. 각 시장들의 특징과 상인들의 요구사항도 들어봤다.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새마을 시장 모습. 시장=시장경제신문.

송파잠실관광특구협의회가 한국산업개발연구원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롯데월드타워의 초고층 랜드마크 빌딩 효과로 송파구 방문 외국인 관광객이 2017년부터 2021년까지 5년간 총 2,542만명에 달한다. 이는 2011~2015년 송파구 방문 외국인 관광객(1,269만명)의 2배에 달하는 규모다.

이에 따라 새마을시장(서울 송파구)이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기획상품을 구상하고 있다. 서울시에서 진행하는 신시장 사업 모델에 선정돼 예산을 지원받고 이런 내용이 담긴 사업을 추진 중이다. 임재복 상인회 회장은 23일 “아직 논의 단계에 불과하지만 전통시장도 이제는 혁신해야 할 때”라며 “이번 신시장 사업을 통해서 외국인이 친숙하게 느낄 수 있는 곳으로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새마을시장은 송파구가 관광 특구로 선정된 만큼 외국인 유치 활동도 강화하겠다는 전략을 가지고 있다. 올해 안에 외국인 관광객 매출액 5%를 목표하고 있다. 우선 외국인 입맛에 맞도록 상품을 선정·개발할 계획이다. 영문과 중국어로 인쇄된 팸플릿도 롯데123타워나 잠실새내역 의료관광기관 등에 배포하고 외국 관광객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SNS에서도 홍보를 강화할 방침이다. 뿐만 아니라 외국어로 표기된 간판을 설치하고 상인들에게 외국어(중국어) 교육도 시켜서 글로벌 시장으로 발돋움하겠다는 청사진을 가지고 있다.

고객이 과일가게에서 물건을 고르고 있다.사진=시장경제신문.

다만 계획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과제가 보였다.

시장 내 총 124개의 점포 중 외국어 간판을 달고 있는 곳은 한 군데도 없었다. 1시간 동안 찾아봤지만 영어·일본어·중국어 등으로 표시된 작은 안내판도 볼 수 없었다. 시장 상인 30명에게 외국어로 기본적인 의사소통이 가능한지 물어봤지만 대다수가 “아직 부족하다”고 답했다. 하지만 여건만 갖춰진다면 외국어를 배우고 싶다는 상인은 절반이 넘었다.

이곳에서 10년 넘게 장사하고 있는 김 모(53) 씨는 “신시장 사업 추진 내용 중에 중국어 교육도 포함돼 있어서 다행이다. 기회가 주어지면 열심히 배울 것”이라고 말하면서 그동안의 애로 사항을 털어놨다. 김 씨는 “영어권 사람들이나 일본인들은 한국어를 대충 알고 있다”면서 “하지만 중국인들은 모르는 경우가 많다. 원, 투, 쓰리 등 기본적인 영어도 통하지 않아 물건을 팔 때 어려움이 있다. 그럴 때마다 한국 지폐를 보여주거나 바디랭귀지를 이용한다”고 말했다.

고객이 야채가게에서 물건을 고르고 있다.사진=시장경제신문.

새마을 시장은 외국인뿐만 아니라 테이크아웃 먹거리를 개발해 잠실종합운동장을 가는 고객도 유입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경기장용으로 저렴한 간편식을 개발해 타 지역 상인회와 연계해서 마케팅 활동도 펼칠 방침이다. 또한 주민들이 스포츠 경기가 끝나고 뒷풀이 장소로 활용할 수 있도록 경기관람용 이외의 먹거리 상품도 판매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20개 대표 점포를 선정해 먹거리 테이크아웃 상품을 선정하고 음식전문가를 투입해 상품의 품질을 높이겠다는 방안이다. 외부에서 먹기 적합하도록 포장 방법도 개발하고 시연회도 열어 목표 달성에 효율성을 더한다는 생각이다.

문화부에서 주관한 ‘문화를 통한 전통시장 활성화 시범사업’에 컨설턴트로 참가한 이력이 있는 서울연구원 나도산 박사는 기자와 통화에서 “신시장 같은 문화사업이 성공하려면 시장에 대한 친숙도를 높이는 것에 달려있다. 시장을 가지 않는 사람들에게 가 볼만한 공간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줘야 한다“면서 ”단순히 물건을 파는 장소가 아닌 문화적인 공간, 상인들과 대화하는 커뮤니티 공간의 측면이 강조되야 한다“고 조언했다.

나 박사는 또 “기존 상인들은 고령인데다가 혁신할 만한 여유를 갖고 있지 않다”면서 “이를 위해 청년상인들이 전통시장에서 장사할 수 있도록 참여 기회를 확대해야 한다”고 했다. 다만 “기존 상인을 배제하고서는 지속적인 발전을 기대할 수 없다”면서 “궁극적으로는 상인대학 프로그램 등과 같은 사업을 추진해 기존의 시장 상인을 혁신 주체로 삼아야 한다. 그래야 매출 하락을 거듭하고 있는 전통시장이 반전의 기회를 노릴 수 있을 것”이라고 당부했다.

한편 ‘서울형 신시장’ 모델은 우리 동네 시장을 단순히 물건을 사 파는 공간이 아닌 지역경제의 생태계 중심공간으로 자리매김 시키는 것을 핵심 내용으로 담고 있다. 서울시는 이를 위해 협동조합·마을기업의 청년 상인을 시장으로 유입해 소비자 트렌드에 맞는 참신한 아이디어를 수혈하고, 경영·마케팅·문화 기획 등의 분야별 전통시장 매니저를 4배 이상 확대해 맞춤형 각 시장별 차별화된 전략 수립을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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