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형 신시장: 후암시장] '간편 도시락'으로 솔로족 모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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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형 신시장: 후암시장] '간편 도시락'으로 솔로족 모시기
  • 박진형 기자
  • 승인 2017.06.22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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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형 신시장 BEST5'에 선정된 ▲금천구 은행나무시장 ▲용산구 후암시장 ▲중랑구 우림시장 ▲강동구 둔촌역전통시장 ▲송파구 새마을시장 등을 차례로 찾을 예정이다. 그동안 시행돼 왔던 '전통시장 지원책'과 '신시장 사업'이 어떤 점에서 다른지 알아봤다. 각 시장들의 특징과 상인들의 요구사항도 들어봤다.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후암시장 입구. 사진=시장경제신문.

#지난 21일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후암시장. 30도의 후끈한 날씨 때문인지 직사광선을 피할 수 있는 아케이드가 먼저 눈에 들어왔다. 지붕에는 샹들리에처럼 반짝이는 여러 조명이 걸려있었다. 입구에서 바로 보이는 곳에는 공영주차장(40대 수용) 시설이 보였고 먹자골목 초입에는 물품보관소가 설치돼 편의성을 더했다.

#조각상과 사진으로 꾸며져 있는 예술 공간도 만났다. 알록달록하게 표시된 블랙보드 메뉴판과 카페에서나 볼 법한 세련된 입간판과 어우러져 고급 분위기를 자아냈다. 한식·중식 등 음식점에서는 2,000원에서 5,000원으로 한 끼 식사를 판매하고 있었다. 그야말로 ‘젊음의 거리(?)’를 표방했다.

후암시장이 1인 가구 공략에 나서고 있다. 인근 원룸·주택단지에 대학생과 사회초년생 등 솔로족이 많이 살고 있어서다. 배후지역 인구 통계를 보면 전체 연령대 중에서 54%가 10대에서 30대 사이다. 서울시가 추진 중인 2기 신시장 모델 육성사업에도 이달(6월) 선정돼 젊은 층을 공략하는 데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후암시장은 신시장 사업의 일환으로 현대사회 소비패턴에 맞도록 간편 조리 도시락을 판매해 젊은 층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목표달성을 위해 잠재 고객의 기호와 선호하는 식품 등을 설문조사할 예정이다. 또 게스트하우스 투숙객을 위해 즉석 식품 개발도 추진 중이다. 전문 요리 강사를 초청해 요리 강습 서비스도 제공할 방침이다. 그밖에 인근 대학교와 관광호텔 투숙객을 초청해 시식회를 개최하려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후암시장상인회 이기원 회장은 “1인 가구가 2010년에는 415만이었지만 2035년이 되면 762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전통시장도 이제는 시대의 흐름에 맞춰 발 빠르게 대응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또 “가정간편식 시장규모도 커지고 있는 추세다. 이에 후암시장에서도 서울시의 지원을 받아 편의점처럼 간편한 식품을 개발 및 판매해 젊은 층을 유입하는데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시장 상인들도 회장과 같은 마음이었다.

분식집을 운영하는 임종무(44·여) 씨는 “가격이 저렴하니까 인근 학원생들이 점심시간에 자주 찾는다”면서 “일반 전통시장과 다르게 젊은 분위기가 느껴진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신시장 사업을 통해 학생이나 젊은 부부들이 더욱 많이 찾을 거라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식집을 하는 김남원(67·여) 씨는 “나이 먹은 사람은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아이디어가 부족하다”면서 “신시장이 문화사업인 만큼 청년상인들도 이곳에 입점해 활력을 불어넣어 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후암시장 내 음식점들이 일렬로 늘어져 있다. 사진=시장경제신문.

사회초년생과 젊은 부부, 어린이들도 전통시장에서 추억을 쌓을 수 있도록 각종 사업도 재검토 중에 있다.

후암시장은 피곤과 스트레스를 풀 수 있도록 라이브공연(오후6시-10시)과 주 1회 골맥파티 개최 등도 새롭게 준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전주 가맥 축제위원회와 MOU를 체결했다. 섹스폰, 통기타 동우회 등을 위해 복합문화공간 무상 대여도 협의 중이다. 대표 맛집도 육성해 SNS를 통해 홍보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또 ‘엄마와 어린이 그림그리기, 장보기, 댄스 경영대회를 계획하고 있다. 인형만들기와 송편만들기, 김치담그기 등 체험행사도 기획 중이다. ’후후 프리마켓‘을 통해 문화교류의 장으로서 역할도 하겠다는 방침이다.

후암시장 내부에는 라디오 시설과 사진 조형물 등이 설치돼 있다. 사진=시장경제신문.

한편 ‘서울형 신시장’ 모델은 우리 동네 시장을 단순히 물건을 사 파는 공간이 아닌 지역경제의 생태계 중심공간으로 자리매김 시키는 것을 핵심 내용으로 담고 있다. 서울시는 이를 위해 협동조합·마을기업의 청년 상인을 시장으로 유입해 소비자 트렌드에 맞는 참신한 아이디어를 수혈하고, 경영·마케팅·문화 기획 등의 분야별 전통시장 매니저를 4배 이상 확대해 맞춤형 각 시장별 차별화된 전략 수립을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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