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물' 이베이코리아는 왜 몸값 2兆 뻥튀기 했나
상태바
'매물' 이베이코리아는 왜 몸값 2兆 뻥튀기 했나
  • 이준영 기자
  • 승인 2021.01.30 21: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성장세 더디고, 이익률 낮아 매각협상 불리
이베이 5兆 제시, 업계는 3兆 추정... 흥행 걸림돌
최근 전항일 사장으로 교체, 매각작업 본격화
매각시한 6개월... 급해지면 땡처리 가능성도
일각에선 "카카오뱅크 지분 끼워 5조 고집할 것"
이베이코리아 전항일 사장. 사진=이베이코리아
이베이코리아 전항일 사장. 사진=이베이코리아

이베이가 이베이코리아 매각 추진을 공식화하며 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이베이는 매각가로 5조원을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투자업계는 3조원대로 추정하고 있어 흥행에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일각에선 카카오뱅크 지분까지 끼워팔아 예상가를 고수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미국 이베이 본사는 19일 변광윤 사장을 이베이재팬 전항일 사장으로 교체했다. 변 전 사장은 8년간 이베이코리아를 이끌며 꾸준히 흑자를 낸 인물이다. 이번 사장 교체를 두고 업계는 이베이 본사가 본격적인 매각 착수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보고 있다. 
 

15년 연속 흑자... 낮은 이익률 발목

이베이코리아는 국내 온라인 쇼핑에서 입지적인 기업이다. 1998년 설립돼 옥션과 G마켓을 각각 2001년, 2009년에 인수하며 국내 오픈마켓 시장 절반을 점유했다. 

이베이코리아는 2019년 매출 1조954억원, 영업이익 61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도 대비 각각 12%, 27% 성장했다. 2005년 G마켓이 연간 기준 흑자를 달성한 뒤 국내 e커머스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15년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자체 추산 거래액은 18조 원 규모에 달한다. 쿠팡(12조원), 11번가(9조원)를 훨씬 앞선다.

유한회사인 이베이코리아는 실적 공시 의무가 없다. 하지만 지난해 돌연 실적을 공개하며 성장세를 알렸다. 일각에서는 매각을 위한 몸값 올리기라는 후문이 돌았지만 이베이코리아는 사실무근이라며 선을 그었다. 이후 새해가 되자 매각을 선언하고 매각 주관사로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를 선정했다. 이베이는 이베이코리아 매각가로 5조원을 예상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하지만 투자업계에 따르면 5조원은 무리라는 분석이다. 이커머스 유일한 흑자 기업으로 15년간 이어오고 있지만 최근 성장세가 더디다. 영업이익률은 2016년 8.1%에서 2019년 5.6%로 감소했다. 연도별 영업이익률은 2017년 6.5%, 2018년 4.9%로 매해 감소추세다. 저조한 이익률에 5조원이나 투자할만큼 매력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투자업계는 '3조원' 수준이 적정 가격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사진=이베이 본사 홈페이지 캡처
사진=이베이 본사 홈페이지 캡처

 

땡처리? 카뱅?... 의견 분분

이베이 측이 이베이코리아 매각 금액을 낮출지는 의견이 분분한 상태다. 최대 6개월내 매각이라는 시한을 정해뒀기 때문에 급해지면 땡처리를 해서라도 매각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이베이코리아가 보유하고 있는 카카오뱅크 지분을 끼워팔아 5조원을 고집할 것으로 본다. 이베이코리아는 카카오뱅크 설립 초기 자본금 3000억 원중 4%를 보유하고 있다. 이후 2017년과 2018년 두 번의 유상증자를 통해 각각 200억원씩 추가 출자했다. 총 520억원으로 이베이코리아가 단일 기업에 500억 이상 투자한 곳은 카카오뱅크가 유일하다. 

지난해 말 카카오뱅크는 1주당 액면가 대비 4.5배 가치가 올랐다. 카카오뱅크가 올해 하반기 IPO를 앞둔 만큼 가치는 더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향후 카카오뱅크의 가치 상승까지 더해 매각가 5조원을 유지할 카드로 쓸 가능성도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이커머스가 대세로 떠오른 시대에서 이베이코리아는 충분히 매력적"이라며 "하지만 최근 성장세가 더디면서 타 업체에게 밀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고, 영업이익의 80배 가량의 대금을 주면서까지 투자하기는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