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워치 또 발화... '중국産 배터리' 채택, 독(毒) 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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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워치 또 발화... '중국産 배터리' 채택, 독(毒) 됐나
  • 최유진 기자
  • 승인 2020.11.2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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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워치SE, 국내 판매 한 달 만에 사고 12건
中 후이저우시 데사이 배터리 탑재 사실 확인
‘하드웨어 배터리 결함’ 의심.. 국내조사 착수
데사이, 폭발사고 난 아이폰7 배터리도 공급
발열·발화한 애플워치SE 사례. 맥루머스 캡처
발열·발화한 애플워치SE 사례. 사진=맥루머스 캡처

최근 발열·발화 등 사고로 도마 위에 오른 ‘애플워치SE’가 중국산 배터리를 탑재한 사실이 취재 결과 밝혀졌다. 애플워치SE 탑재 배터리 제조사는 중국 광저우 후이저우시에 위치한 데사이(Desay) 전지 유한공사이다. 본지는 애플워치 사설 수리 업체들에 대한 취재를 통해 이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제품 파손 등의 이유로 사설 업체에 수리를 의뢰한 애플워치SE 내부에는 공통적으로 데사이 리튬이온 배터리가 탑재돼 있었다.

데사이는 아이폰6 이후, 애플이 만든 아이폰 시리즈에 지속적으로 배터리를 공급했다. 폭발 사고가 일어난 아이폰7(플러스 포함) 탑재 배터리도 이 회사가 제조·공급했다. 아이폰7은 2016년 하반기 출시 이후 미국과 호주 중국 등에서 폭발 혹은 발화 사고를 일으켰다. 당시 언론을 통해 확인된 아이폰7 폭발 내지 발화 사고는 최소 3건 이상이었다. 소식을 전한 매체들에 따르면 사고 원인은 ‘배터리 발화’로 추정됐으나 애플 측은 사고에 대해 구체적인 설명을 내놓지 않았다.

지난달 국내 출시된 애플워치SE는 뛰어난 가성비를 앞세워 출시 전부터 큰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출시 한달여 만에 국내에서만 12건의 발열 혹은 발화 제보가 잇따르면서 제품 신뢰도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출시 후 발열 발화 현상 13건 발생... 국내서만 12건

애플워치SE 출시 후 심한 발열 내지 발화 현상을 호소한 피해자 대부분은 국내 이용자들이다. 국내 온라인 사이트와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지금까지 애플워치SE에서 심한 발열 혹은 발화사고를 겪었다고 주장한 피해 사례는 모두 13건으로, 국가별로 보면 한국이 12건, 미국이 1건이다.

국내 이용자들은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에, 애플워치SE 발열로 손목 부위에 화상을 입은 사진을 공개했다. 일부 이용자는 내부 발화로 제품 표면 일부가 변색된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이용자들은 애플 공식 홈페이지나 국내 대형 이커머스 업체 등을 통해 제품을 구입했다고 말했다. 사정을 종합할 때, 유통 과정보다 기기 자체에 결함이 있을 것이란 견해가 힘을 얻고 있다.
 

내부 발화로 표면이 변색된 애플워치SE.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화면 캡처.
내부 발화로 표면이 변색된 애플워치SE.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화면 캡처.

애플은 국내 이용자들이 피해를 호소하자 제품 교환에 나섰다. 다만 발열 원인에 대해서는 일체 언급을 하지 않았다.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는 국가표준원 관계자는, 애플 측이 발열을 일으킨 제품을 제출하지 않아 문제된 기기의 실물을 확인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애플워치SE 발열, 발화 의혹에 대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배터리가 원인일 것’이란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용자들이 꼽은 발열·발화 지점은 애플워치SE 오른쪽 상단이다. 분해도를 기준으로 할 때, 오른쪽 상단에는 센서와 탭틱(Taptic) 엔진이 탑재됐다. 이들 부품 바로 아래에 배터리가 위치하고 있다. 발열·발화 원인으로 ‘배터리 관련 하드웨어 결함’을 의심하는 견해도 이런 사실에 기초한다.

 

애플, 생산원가 줄이기 위해 값산 중국산 배터리 채택...
아이폰7도 데사이 배터리 사용 

애플워치SE 발열·발화 현상이 보고되면서 국내 누리꾼들은 애플이 중국산 배터리 채택 비중을 늘린 사실과의 관련성에 주목하고 있다. 실제 애플은 상대적으로 단가가 저렴한 중국 제조사로 부품 공급선을 변경한 사실이 있다. 

18년 8월 대만 IT 전문 매체 디지타임스(DigiTimes)는 애플이 주요 제품인 아이폰과 아이패드, 맥PC 등의 부품 공급선을 대만에서 중국으로 교체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애플은 제품 제조비용 절감을 위해 배터리 공급처를 대만 심플로(Simplo)에서 중국 데사이(Desay)로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데사이 배터리를 탑재한 애플 제품에서 이번과 유사한 발열 사고가 발생한 사례는 비교적 쉽게 확인할 수 있다. 2016년 미국 캘러포니아주에서는 배터리 충전 중 아이폰6 플러스가 폭발했다. 같은 해 뉴저지주에서는 대학교에서 강의를 듣던 학생이 가방 속에 넣어둔 아이폰6 플러스가 발화했다.

16년 9월 미국 택사스에서는 배송 중이던 아이폰7 플러스가 폭발하는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같은 해 10월, 중국 허난성 정저우시에 사는 한 남성은 아이폰7 폭발로 얼굴에 부상을 입었다. 현지매체 펑파이는 "아이폰7이 '펑' 소리를 내며 갑자기 폭발했고, 한 남성이 파편에 얼굴을 맞았다"고 보도했다.

중국 IT전문 매체 씨엔베타는 "아이폰7 플러스 본체에 균열이 생기거나 배송 직후 폭발하는 사건이 발생하고 있다"며, "아이폰7 플러스용 배터리를 공급 중인 중국 제조사 데사이 측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본지는 애플코리아에 애플워치SE 제품의 발열·발화 현상과 관련돼 질문을 던졌으나 답을 받지 못했다. 배터리 제조사 정보 확인을 위한 질문에 대해서도 애플코리아 관계자는 응답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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