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맥북OS '빅서 결함' 알고도 쉬쉬?... 커지는 은폐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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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맥북OS '빅서 결함' 알고도 쉬쉬?... 커지는 은폐 의혹
  • 최유진 기자
  • 승인 2021.01.17 15: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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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애플 엔지니어, 이용자에 "노트북 구형이라..."
상급자 면담 요구에는 "영어할 줄 아나" 조롱 논란
빅서OS, 베타버전 운용 통해 오작동 사실 드러나
일부 해외개발자 "기존 OS 되돌리는 방법이 유일"
애플, 한국 AS센터 직원들에게 "빅서 문제 발생 시 기존 OS 복구"
사진=애플 'developer' 홈페이지 캡처
사진=애플 'developer' 홈페이지 캡처

운영체제(OS) 업데이트 후 노트북이 동작을 멈추는 ‘먹통’ 현상으로 논란을 빚은 애플이 사전에 결함을 알고 있었음을 시사하는 정황이 드러났다.   

업계에 따르면, 애플의 노트북 ‘맥북’ 새 운영체제인 ‘빅서’는 개발단계에서부터 오작동 문제를 안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정식버전이 공개되기 전, 해외 개발자들에게 먼저 배포된 베타버전에서 설치 후 노트북이 동작을 멈추는 이상 현상이 보고된 것이다.

애플 본사에서 운영하는 '디벨로퍼'(Developer) 사이트 개발자 포럼(Developer Forums)'에 따르면, 약 4개월 전 “맥OS의 공개 베타 '빅서'가 설치되지 않는다”는 제목의 글이 게재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글을 작성한 개발자는 "맥OS를 설치할 때 매번 12분에 멈춘다"고 불편을 호소했다. 그는 "2018년 후반에 출시된 맥북 프로 전체 사양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호환성 문제는 아니"라고 덧붙였다. 

해당 사이트에는 "'빅서' 베타 버전 OS를 설치하는 데 오류가 발생한다"는 다른 개발자들의 게시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OS 공식 출시 전 베타버전을 통해 프로그램 오류를 수정하는 과정을 거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애플이 사전에 '빅서'의 문제점을 인지하고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  

해외 개발자들은 새 운영체제인 ‘빅서’가 근본적인 결함을 갖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구 버전 운영체제인 ‘브리지’로 되돌리는 방법을 제시하기도 했다. 한 개발자는 댓글에서 "이 문제에 대한 해결책은 애플 스토어에서 제공하는 '애플 컨피귤레이터2'를 사용해 보조 맥북에서 브리지 OS를 되살리는 것이 유일한 수정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위 사이트에 올라온 개발자들의 게시글은 지난해 말 국내에서 불거진 '빅서게이트' 사건 이전에 작성된 것으로 확인됐다. 

애플 서비스센터를 방문한 사용자가 커뮤니티에 상황 설명을 위해 올린 이미지. 사진=커뮤니티 캡처
애플 서비스센터를 방문한 사용자가 커뮤니티에 상황 설명을 위해 올린 이미지. 사진=커뮤니티 캡처

앞서 지난해 12월 국내 한 맥북 사용자는 빅서 업데이트 이후 '벽돌현상'이 발생했다는 글을 인터넷에 올렸다. 벽돌현상은 노트북 화면이 까맣게 변하며 모든 기능이 정지되는 것을 말한다.

이 사용자는 고장난 노트북을 수리하기 위해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애플 스토어를 찾았지만, 서비스센터 매니저는 맥북 사용자에게 '메인보드 문제'라며 수리비 명목으로 50만원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사용자가 이용 중인 맥북은 2014년형 13인치로, 중고제품은 40만원대에 거래되는 제품이다. 

턱없이 비싼 수리비에 사용자가 상급자와의 대화를 요청하자 서비스센터 측은 "영어를 할 줄 아느냐"고 조롱하듯 되묻거나, "오래된 맥북을 사용한 것이 잘못"이라는 상식 밖의 답변을 해 누리꾼들의 공분을 샀다. 사건의 내막을 접한 누리꾼들은 '빅서게이트'라는 이름까지 붙이며 애플 측의 행태를 거세게 비판했다.   

국내 애플 공식 엔지니어가 “빅서 OS에 아무런 문제도 없다”고 주장한 것과 달리, 개발자 홈페이지에는 여러 오류 문제를 지적하는 의견과 그 해결책(애플 컨피귤레이터2를 사용해 기존 OS를 되살리는 방법)이 제시돼 있었다.  

<시장경제> 취재 결과, 애플은 '빅서게이트' 사건 이후 한국 서비스센터 엔지니어들에게 "빅서OS 문제 발생 시, 관리자용 프로그램 '컨피귤레이터2'를 사용해 기존 OS를 되살리라"는 지시를 내렸다. 

애플 측은 위 사건과 관련돼 회사의 공식 입장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답변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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