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펀드' 구색용은 옛말... 수익률로 존재감 입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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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펀드' 구색용은 옛말... 수익률로 존재감 입증
  • 양원석 기자
  • 승인 2020.11.15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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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평가사 모닝스타 ‘글로벌 지속가능펀드 리뷰’
3분기 국내 ESG 펀드 순자산 규모 약 7억6천만 달러 ‘역대 최고’
순자산 규모, 전 분기 대비 47% 급증... 운용성과, 예상 밖 선전
사진=KBS 뉴스화면 캡처.
사진=KBS 뉴스화면 캡처.

약 10년 전부터 모습을 드러낸 '환경·사회책임·지배구조'(ESG) 펀드가 탄탄한 운용성과를 기록하면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ESG 펀드는 글로벌 신용평가기관들이 '환경·사회책임·지배구조'를 국가 및 기업 신용등급 평가 핵심 지표로 활용하면서 등장했다. 출시 초기만 해도 구색맞추기용이란 손가락질을 받기도 했으나, 기록으로 확인된 수익률을 앞세워 주류의 위치에 접근하고 있다.

15일 펀드평가사 모닝스타는 ‘글로벌 지속가능펀드 리뷰’에서 올해 3분기 한국의 ESG 펀드 순자산 규모가 7억5700만달러, 한화 약 8429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ESG 관련 펀드 출시 이후 역대 최대 수준이다.  

주목할 부분은 순 자산 규모이다. 3분기 중에만 1억7700만 달러가 순 유입됐고, 자산가치 등을 더한 순 자산 규모는 직전 분기 대비 47% 급증했다.

ESG는 환경(E), 사회책임(S), 지배구조(G)를 뜻하는 영어 대문자의 약자로 기업의 지속가능 성장 여부를 가늠하는 중요 기준이다. 최근에는 단기 시세차익을 노린 국내외 투기펀드들이 경영 참여의 명분으로 ESG를 내세우기도 했다.

규모만 놓고 본다면 국내 ESG 펀드는 걸음마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전 세계 ESG 펀드 총자산은 1조2580억 달러, 한화로 1408조원에 달한다. 그러나 운용성과로 눈을 들리면 사정이 달라진다.

최근 출시된 국내 ESG펀드들의 연간 수익률은 24~38% 사이를 오가고 있다. 최근 1년간 코스피 상승률이 17.50%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ESG 펀드의 수익률은 매우 우량하다. 앞으로의 전망도 밝은 편이다.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미국 대통령선거에서 민주당 조 바이든 후보가 당선인 지위에 오르면서, 시장분석기관들은 "미국을 중심으로 ESG 투자가 크게 확대될 것"이란 평가를 내놓고 있다. 바이든 당선인은 신재생에너지 2조 달러 투자, 파리기후협약 복귀 등 뚜렷한 ‘친(親) ESG 공약’을 내걸었다.

관심이 커지면서 국내 ESG 펀드 투자에 대한 주의를 요구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시장 형성 초기 단계인 국내 ESG 펀드의 특성을 고려할 때, 외형이 아닌 실질을 봐야 한다는 조언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박혜진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공개한 보고서를 통해 “국내 ESG 펀드의 ESG 수준은 평균적으로 일반 펀드와 유사하다”며 “국내 평가사가 아닌 해외 금융정보업체 레피니티브의 ESG 점수를 활용한 결과, 일부 ESG 펀드의 경우 편입 종목에 ESG 데이터가 존재하지 않는 기업이 많았다”고 분석했다. 그는 “ESG 펀드 시장에 대한 신뢰 저하로 이어져, 시장 성장에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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