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에선 '탈석탄' 선언, 뒤에선 화력발전 투자한 한투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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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에선 '탈석탄' 선언, 뒤에선 화력발전 투자한 한투證
  • 양일국 기자
  • 승인 2020.10.05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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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약속한 증권사 화력발전소 투자 도마위
환경단체, "한국투자증권 약속 지켜라" 촉구
관계자 "탈석탄 선언 이전 계약이라 불가피... 앞으로는 약속 지킬 것"
사진=시장경제신문DB
사진=시장경제신문DB

'석탄금융' 중단을 선언했던 금융사들이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을 위한 회사채 발행의 주관사로 나서면서 논란이 예상된다.

최근 삼척블루파워는 석탄화력발전소 건설투자비 조달을 위해 1,0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하기로 했다. 주관사로 나선 한국투자증권 등 유력 증권사들은 앞서 '석탄 금융' 중단을 선언했고, 일부는 금융그룹 차원에서 ESG 투자를 늘린다고 공언한 바 있다. 이를 두고 업계 안팎에선 '갈짓자 행보'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른바 'ESG 채권'은 신재생에너지 등 친환경 프로젝트에 투자하는 '녹색채권(Green Bond)', 사회가치 창출 사업에 투자하는 '사회적채권(Social Bond)', 친환경 사업과 사회가치 창출 사업을 동시에 추구하는 '지속가능채권(Sustainability Bond)'을 지칭한다.

삼척블루파워는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을 위해 25일 회사채 발행에 나섰다. 주관사로는 한국투자증권·신한금융투자·KB증권·NH투자증권·키움증권·미래에셋대우 등 6개 대형 증권사가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번 회사채 발행 주관사로 나서 증권사 가운데 일부는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책임투자를 선언한 바 있어 파장이 일고 있다.

일례로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8월 21일 증권업계 최초로 석탄관련 투자를 중단한다는 '탈석탄 선언'을 한 바 있다. 석탄 관련 투자를 중단하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ESG 투자를 확대한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이에 환경운동단체 전국탈석탄네트워크 '석탄을 넘어서'는 지난 22일 여의도 한국투자증권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석탄 투자중단 약속을지킬 것을 촉구했다.

22일 환경단체 '석탄을 넘어서' 관계자들이 여의도 한국투자증권 본사 앞에서 삼척블루파워 석탄화력발전소를 위한 1,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투자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석탄을 넘어서 페이스북
22일 환경단체 '석탄을 넘어서' 관계자들이 여의도 한국투자증권 본사 앞에서 삼척블루파워 석탄화력발전소를 위한 1,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투자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석탄을 넘어서 페이스북

'석탄을 넘어서' 측에 따르면 삼척블루파워는 호기당 1,050MW 규모의 국내 최대 석탄화력발전소로 2018년 1월에 마지막으로 인허가 절차를 완료했다. 

삼척블루파워는 4조9,000억원에 이르는 건설투자비 중에서 프로젝트 파이낸싱(PF)으로 3조2,000억원을 조달해 건설에 착수했고 2024년 완공까지 정기적인 회사채 발행으로 자금을 조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29일 "삼척블루파워 회사채 발행은 탈석탄금융 선언 이전에 계약된 건으로 앞으로는 약속대로 석탄 투자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향후 금융권관련 탈석탄과 ESG에 대한 사회적 요구는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지난 8일 전국 50여개 지방자치단체와 교육청은 금고 운영 은행 선정평가에 ‘탈석탄’ 배점을 추가하고, 탈석탄을 선언한 은행에 금고 운영을 맡기겠다고 선언했다. 

KB금융그룹은 25일 서울 여의도본점에서 ESG위원회의를 열고 금융지주 최초로 ‘탈석탄 금융’을 선언했다. 이 외에도 한국교직원공제회, 대한지방행정공제회, DB손해보험 등이 탈석탄 운동에 동참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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