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브랜드 만드는 '왕홍'… "국내 기업 협력 기회 잡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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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 브랜드 만드는 '왕홍'… "국내 기업 협력 기회 잡아야"
  • 홍성인 기자
  • 승인 2020.07.24 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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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홍 경제 2019년 기준 43조원… 직접 브랜드 론칭해 제품 개발

최근 중국 화장품 온라인 시장은 ‘왕홍경제’라는 말이 거론될 정도로 그들의 영향력은 상당하다.

코트라(KOTRA)에 따르면 중국 내 왕홍 경제의 규모는 2019년 기준 2524억 위안(한화 약 43조원)에 달하며 전년대비 46%의 급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왕홍 생방송 이용자 수 역시 2019년 5억명을 돌파한 이후 올해 1분기에도 5억6000만명을 기록하며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그 가운데 장다이, 퉁즈추, 팡쥔핑, 장머판 등 1000만명 이상의 팬을 보유한 슈퍼 왕홍들은 단순한 유통의 전달자를 넘어 자신만의 브랜드를 론칭해왔는데 최근 2~3년간의 실적을 바탕으로 지속적으로 신제품 개발과 아이템 확충에 주력하고 있는 추세이다.

화장품 시장이 매년 평균 20% 수준의 성장세를 보여온 중국에서 소비자들의 화장품에 대한 수요 역시 과거에 비해 다양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누구보다 소비자와 가깝게 소통해 온 왕홍들의 브랜드들이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5000만명이 넘는 팬을 보유한 왕홍 장다이는 2016년 크리스마스를 맞아 처음으로 BIGEVE라는 브랜드의 립스틱을 출시했다. 모델 출신으로 패션 분야의 왕홍으로 인지도를 높였던 그녀는 당시 팬들과의 교류를 통해 자신이 사용하는 립스틱과 파운데이션 등 화장품에 사람들이 관심을 보인다는 것을 발견하고 1년간의 준비를 거쳐 제품을 출시했다.

준비 기간 동안 장다이는 팬들의 요구사항을 중심으로 시장 조사 및 제품 개발을 했고 팬들과 함께 ODM(생산자 개발 방식) 기업을 직접 방문해 제품 개발 전과정을 공개하는 마케팅 전략으로 소비자의 신뢰를 쌓아갔다.

2018년 6월 장다이는 알리바바 티몰(Tmall; 天猫)에 BIGEVE 스토어를 오픈했으며, 오픈 당일 신제품으로 출시한 클렌징 크림은 2만3000개가 판매되며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다. 현재 BIGEVE 스토어에서 판매되는 제품군은 스킨케어, 색조 화장품, 헤어용품, 메이크업 도구 등으로 지속 늘어나고 있다.

한국의 COSMAX와 콜마, 이탈리아의 INTENTLY, 일본의 COSMO BEAUTY 등 세계적인 화장품 OEM 기업들과 협력하고 있는 장다이는 향후 전문 메이크업 아티스트를 초빙해 계절별 유행 트렌드 분석 등 제품 개발에 나설 계획이다.

5000만명 이상의 팬을 보유한 중국 왕홍 장다이. 사진=장다이 인스타그램
5000만명 이상의 팬을 보유한 중국 왕홍 장다이. 사진=장다이 인스타그램

1000만명 이상의 팬을 보유한 색조 화장품 전문 왕홍 퉁즈추는 화장법을 알려주는 영상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그는 2017년 자신의 인지도와 인기를 바탕으로 자체 화장품 브랜드인 ‘Croxx’를 론칭했는데 오픈 당일 화장 도구로 첫 출시한 물방울 모양 퍼프는 준비된 1만4000개의 물량이 순식간에 매진되는 기록을 남겼다. 이 퍼프는 그 날 이후 2020년 3월까지 약 2년간 46만개 이상의 판매 실적을 보이며 소비자들에게 가성비 높고 쓰기 편한 제품으로 인식되고 있다.

Tmall에 개설된 'Croxx' 매장은 기초 및 색조 화장품, 클렌징 크림, 향수, 화장 도구 등을 제품군으로 갖추고 연간 1억 위안의 매출 실적으로 Tmall 메이크업 분야 창업 브랜드 24강에 선정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건강상의 문제로 화장품에 관심을 갖게 된 팡쥔핑은 맞춤형 스킨케어 정보를 제공하면서 인기를 끌었다.

이제는 약 1000만명의 팬을 보유한 팡쥔핑은 자체 브랜드인 ‘JUNPING’으로 2016년 Tmall에 입점했으며, 연간 1억 위안(한화 약 170억 원)이 넘는 매출 실적을 보여주고 있다.

‘JUNPING’은 그 동안 쌓아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소비자의 피부에 맞는 과학적 분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여기에 ‘친환경 이미지’를 더해 피부 건강에 도움을 준다는 콘셉트로 소비자를 공략하고 있다. 100~400위안 수준의 가격대를 중심으로 기초 화장품은 물론 보습, 노화방지, 미백 등의 기능성 화장품을 선보이며 지속적으로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이들의 활약으로 중국 화장품 OEM/ODM 기업들도 동시에 성장하고 있다.

2018년 전망산업연구원 보고 자료에 따르면 중국의 화장품 OEM/ODM 기업은 전국적으로 약 2000개사로 추정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단순 OEM 위탁 생산을 넘어 자체 연구개발팀을 구성해 ODM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하는 화장품 생산기업이 늘고 있다.

단순히 제품 생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뷰티 브랜드와 협력 하에 제품 기획 단계에서부터 SNS 홍보 채널을 선택하고 왕홍 캐릭터 IP를 활용한 브랜드 스토리를 만들어 소비자의 틈새 수요를 만족시켜주고 있다.

최근 중국 소비 시장을 선도하는 Z세대(1995년 이후에 태어난 세대)가 왕홍들과 소통하며 차별화된 제품을 찾는 트렌드가 퍼지고 있다. 왕홍들은 이러한 시장의 흐름에 부응하며,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하고 있는 상황이다.

리순화 코트라 중국 항저우무역관은 “최근 화장품 및 뷰티 분야에서 한국의 긍정적인 이미지와 한국 기업의 기술력을 활용하기 위해 이미 협력 관계를 구축하거나 협력을 희망하는 왕홍들도 적지 않다”며 “한국의 중견 화장품 OEM/ODM 기업은 물론 중소 생산기업들도 왕홍과의 콜라보 등 협력 비즈니스를 통해 중국의 틈새시장 진출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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