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신라 어닝쇼크에도... "이부진 리더십 신뢰"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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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신라 어닝쇼크에도... "이부진 리더십 신뢰" 여전
  • 이준영 기자
  • 승인 2020.05.29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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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쇼크 직격탄, 실적 공시 이래 첫 영업손실
신라스테이·루이비통 공항 입점 등 특유 수완 돋보여
사드보복 위기 때도 연평균 25%성장... 향후 행보 기대
이부진 호텔신라 총괄사장. 사진= 호텔신라
이부진 호텔신라 총괄사장. 사진= 호텔신라

호텔신라가 올해 1분기 역대 최악의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코로나19로 가장 타격이 큰 호텔과 면세사업이 전부인 호텔신라는 연내 부진을 벗어나기 어려울 것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에 특유의 리더십으로 호텔신라를 지금의 자리에 올려놓은 이부진 총괄 사장의 향후 행보에 눈길이 모인다.

◇코로나 쇼크 직격탄, 실적 공시 이래 첫 영업손실

호텔신라는 호텔과 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다. 이번 코로나19로 가장 피해를 많이 입은 두 업종이 주력사업인만큼 피해도 가장 컸다.

호텔신라의 올해 1분기 매출 9437억원, 영업손실 66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38.9%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7.1%로 실적 공시를 시행한 2000년 1월 이후 81분기만의 첫 손실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 6.1%와 비교해 큰 폭으로 감소했다.

면세사업의 매출은 전년대비 31% 감소한 8492억원이며, 영업손실액은 490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구체적으로 시내면세점은 -22%, 공항면세점은 -42% 감소했다.

시내면세점의 매출 하락은 코로나19로 인한 잦은 휴점과 방문객 감소가 주요인으로 지목된다. 공항면세점은 인천공항 여객 수가 전년 동월대비 98.7% 급감하면서 매출이 90% 이상 감소했다. 김포공항은 올해 4월 21일부터 휴업에 들어갔으며, 김해공항 등 지방 공항도 사실상 운항을 멈췄다. 해외 진출한 싱가포르 창이공항점과 홍콩국제공항 등도 여객수 감소로 매출이 줄어들었다. 면세점 손님은 줄어들었지만 임대료는 고정적으로 지출되고 있어 적자폭을 키웠다. 

호텔·레저 사업은 매출 945억원으로 전년 대비 20% 감소했으며, 영업손실 178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구체적으로 서울신라호텔은 277억원, 제주신라호텔은 115억원, 신라스테이는 222억원, 레저사업부는 289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호텔 면세사업의 경우 국내 내수 회복이 아닌 글로벌 경기가 살아나야 반등이 가능하다"며 "코로나19가 세계적으로 장기화되고 있어, 연내 반등은 사실상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 '리틀 이건희' 이부진, 향후 회복가능 시각 지배적

이부진 총괄사장은 과거 이건희 회장이 직접 경영수업을 할만큼 총애를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호텔신라 총괄사장 취임 이후에도 과감한 결단력으로 '리틀 이건희'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다. 

이 사장은 호텔신라에 2001년 기획부 부장으로 입사해 2011년 호텔신라 CEO로 취임했다. 이후 이사장의 실적은 눈부시다.

신라스테이 전점. 사진= 신라스테이
신라스테이 전점. 사진= 신라스테이

먼저 호텔사업에서는 2013년 비즈니스 호텔 '신라 스테이'를 선보이며 국내 특급호텔 중 가장 빠르게 비즈니스 호텔 사업에 뛰어들었다. 2014년 신라스테이를 100% 자회사 별도 법인으로 만들고 본격적으로 확대에 나서 현재 11개 지점까지 늘렸다. 출범 3년만인 2017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면세사업은 세계 3위 사업자로 올라설만큼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면세점으로 자리잡았다. 특히 2010년 루이비통을 인천국제공항 신라면세점에 입점시키며 화제가 되기도 했다.

당시 루이비통 아르노 회장은 브랜드 이미지 실추를 이유로 공항 면세점엔 입점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하지만 이 사장은 꾸준한 설득으로 결국 루이비통을 입점시키는 데 성공했다. 더불어 현대HDC와 함께 용산 신라아이파크점에 출점하며 특유의 수완을 돋보였다.

호텔신라는 지난해 4분기 매출5조7000억원, 영업이익 2959억원을 달성하며 역대 최고 매출을 올렸다. 

승승장구하던 이 사장은 이번 코로나19로 위기에 몰렸지만 이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올해 4월 진행된 15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에서 수요예측을 상회하는 2500억원의 매수 주문이 몰린 것이 그 배경이다. 시장에서는 호텔신라가 향후 이익 회복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전망하고 회사채 매수에 몰린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사장은 올해 3월 진행된 정기 주주총회에서도 코로나 위기를 도약을 위한 기회로 보고있음을 드러냈다. 그는 "어려울 때일수록 대내외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기본 경쟁력을 강화하고, 새로운 사업기회를 적극적으로 발굴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어가겠다"고 밝힌바 있다.

이를 위해 해외 진출 브랜드인 '신라 모노그램' 베트낭 다낭 1호점을 성공적으로 오픈하고, 현재 진행중인 한옥호텔 건립사업도 착실히 추진한다고 전했다. 또한 이 사장은 "사업모델과 지역, 상품을 다변화하고 M&A와 전략적 제휴 기회를 발굴해 한 단계 더 도약하는 계기를 만들 것"이라고 언급했다.

최근 업계가 코로나 타격 속에서 구조조정에 나서지만 이 사장은 "인력 구조조정은 없다"고 확언한 것도 향후 코로나 사태 이후 흑자 전환에 대한 자신감의 표현이라는 분석이다.

호텔신라가 위기 속에서도 인력 구조조정을 하지 않는 이유로는 지금까지 안정적인 경영으로 충분한 자금을 확보한 것을 들 수 있다. 올해 1분기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1638억원이며, 이익잉여금과 자본잉여금을 더한 사내유보금은 7360억원이 쌓여있다.

또한 면세사업의 주력 품목이 향수·화장품인 것도 향후 희망적으로 판단된다. 향수·화장품은 매니아 성향이 강해 시즌이 지나도 소비자 구매율이 크게 감소되지 않고, 유통기한도 최소 1년 이상이기 때문에 잡화 등에 비해 재고가 쌓여도 향후 재판매가 쉽다는 이점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부진 사장이 특유의 리더십으로 호텔신라를 지금의 자리에 올려놓은만큼 이번 코로나 위기에서 어떤 돌파구를 찾을지 주목된다"며 "이미 사드 위기에서도 연평균 25% 성장률을 보인 이력이 있어 이번 코로나 위기도 어떻게 헤쳐나갈지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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