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 '코로나 쇼크'... 1분기 1조7752억 사상 최악 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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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 '코로나 쇼크'... 1분기 1조7752억 사상 최악 적자
  • 배소라 기자
  • 승인 2020.05.06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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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손실 시장 전망치보다 7700억원 많아
세전손실 2조원... 석유사업서 1.6조 적자
매출액 12.6% 급감... 유가 급락·수요 감소 탓
SK이노베이션 "사업 체질 개선해 위기 극복"
사진=시장경제DB
사진=시장경제DB

2017년만 해도 1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냈던 SK이노베이션이 올해 '사상 최악' 실적을 냈다. 증권사들의 평균 실적 추정치(-1조38억원)를 훌쩍 뛰어넘는 1조7752억원대 적자를 기록했다. 환율 강세에 따른 환차손 영향 등으로 발생한 영업 외 손실 2720억원까지 더하면 세전 손실이 2조472억원에 달한다.

유가하락으로 대규모 재고관련 손실이 발생한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국내외 석유제품 수요 부진으로 인한 정제마진 약세로 석유사업이 큰 폭의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분석된다.

SK이노베이션은 6일 올해 1분기 매출 11조1630억원, 영업손실(적자) 1조7752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1962년 창립 이후 분기 기준 역대 최악 실적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1조6144억원(-12.6%), 영업이익은 2조1033억원 줄었다.

SK이노베이션은 국제유가가 급락했던 2014년에도 2312억원의 연간 영업손실을 냈다. 올 1분기 영업손실 규모가 2014년 연간 적자보다 8배가량 확대됐다. 특히 석유 부문에서만 1조6360억원의 영업손실이 났다. 재고관련 손실 규모는 9418억원이었다. 이는 2014년 연간 적자 대비 10배나 큰 수치다.

석유부문 외에 화학사업 부문에서도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화학 부문 영업손실은 898억원이었다. 화학사업의 분기 적자는 2015년 4분기 이후 처음이다. 윤활유사업 영업이익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인한 판매량 감소와 원가 하락에 따른 재고 손실 영향으로 전 분기보다 580억원 줄어든 289억원을 기록했다.

석유개발 사업에선 영업 이익을 453억원 올렸다. 석유개발 사업의 경우 매출은 줄었지만 페루 광구 운영 비용 등이 감소하며 직전 분기보다 영업 이익이 41억원 증가했다. 소재사업은 전기차용 리튬이온배터리 분리막 판매가 늘며 영업이익이 전 분기 보다 36억원 늘어난 27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 또한 2017년 2분기 10조5413억원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유가하락으로 인한 석유제품 판매단가 하락과 수요 위축에 따른 판매 물량 감소 탓이다.

문제는 2분기 실적이 더 안 좋을 것이라는 점이다. 1분기 국제유가 급락에 따른 재고평가손실이 악영향을 미쳤다면 2분기는 코로나19발 석유제품 수요 부진에 따른 매출 감소가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정유업계 수익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로 꼽히는 '정제마진(휘발유와 경유 등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과 수송·운영비 등 비용을 뺀 값)은 3월 말 이후 4월 말까지 7주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정제마진이 7주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유례없는 일이다. 정유사들 입장에선 팔면 팔수록 손해를 보고 있는 것이다.

SK이노베이션 김준 총괄 사장은 "코로나 영향으로 사상 최악의 경영환경에 놓여 있지만, 사업 체질을 개선하고 비즈니스 모델을 혁신하는 기회로 삼아 위기를 극복해 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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