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사 2분기도 눈물... '정제마진' 반등 기미 안보인다
상태바
정유사 2분기도 눈물... '정제마진' 반등 기미 안보인다
  • 배소라 기자
  • 승인 2020.06.18 18:3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3월 셋째주 이후 13주 연속 정제마진 마이너스
코로나19 사태로 항공유 선박유 등 수요 급감 탓
정유사, 희망퇴직·임원급여 삭감 등 비상경영 돌입
사진=시장경제DB
사진=시장경제DB

정유사들이 휘발유를 팔면 팔수록 밑지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국제 유가가 배럴당 30달러 선을 회복했지만 정제마진은 반등하지 않고 있다. 정유업계는 코로나 사태 종식이 절실하지만, 현재로선 장담할 수 없어 비상경영에 돌입했다.

18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6월 둘째주 평균 싱가포르 정제마진은 배럴당 –0.4달러로 집계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3월 셋째주 마이너스에 들어간 이후 13주 연속이다. 정제마진은 휘발유 경유 등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가격을 뺀 것이다.

국내 정유사들은 수입한 원유를 정제해서 휘발유나 경유 등 석유제품으로 수출하는 영업구조를 갖고 있어 원유와 제품가격 차이가 커져야 수익성이 좋아진다. 다만 원유가가 올라도 이것이 생산제품 가격에 반영되지 않으면 수익은 악화될 수 밖에 없다. 손익분기점 4~5달러를 유지해야 채산성을 맞출 수 있는데 지금은 제품을 생산할수록 손해가 난다는 의미다. 

통상 정제마진은 국제유가와 연동하는데 올해는 이 공식마저 깨졌다. 국제유가 선물가격은 지난 4월 사상 초유의 마이너스를 기록한 뒤 산유국들의 감산 기대로 배럴당 30달러 선을 회복했다.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와 영국 북해 브렌트유는 이달 초 한때 배럴당 40달러 선을 돌파하기도 했다.

하지만 정제마진은 여전히 맥을 못추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항공유 선박유 등의 수요가 급감했기 때문이다. 정유사 매출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휘발유·항공유 등 수송용 석유제품의 매출이 각 사마다 80%가량 줄어들었다.

국내 정유사들은 구조조정, 정기보수, 사업구조 개편 등을 통해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에쓰오일은 창사 이후 처음으로 희망 퇴직을 추진했고, 현대오일뱅크는 임원 급여 20% 삭감에 나섰다. SK에너지도 울산 정제공장 가동률을 80%로 종전보다 10~15% 낮췄다.

업계 안팎에선 국내 정유사의 2~3분기 상황도 힘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과 에쓰오일은 2분기에 각각 3689억원, 438억원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마진이 많이 남는 휘발유와 항공유가 5월에 이어 6월에도 여전히 소비가 이뤄지고 있지 않아 정제마진이 손익분기점인 4달러를 회복할 가능성이 낮다"며 "항공 노선이 완벽하게 재개될 때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정유사의 2~3분기 상황도 힘들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