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4사, 1분기 4조 적자 예상... 감산·희망퇴직 등 자구책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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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4사, 1분기 4조 적자 예상... 감산·희망퇴직 등 자구책 마련
  • 배소라 기자
  • 승인 2020.05.07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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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사 4곳 중 3곳 실적 발표...적자 총 3조3457억원
수요 절벽에 정기보수 앞당기거나, 공장 가동률 낮춰
사진=SK이노베이션
사진=SK이노베이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정유사들의 올 1분기 실적은 일제히 추락했다. 지난해부터 심각해진 시장상황 악화 속에서 코로나19 영향과 국제유가 급락, 환차손까지 더해 ‘4중고’에 직면했다. 정유 4사의 1분기 적자가 4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며 ‘코로나 쇼크’가 현실화되는 분위기다.

7일 업계에 따르면 가장 먼저 실적을 발표한 에쓰오일(S-Oil)이 1조원대 영업적자를 냈고, 이어 현대오일뱅크도 5600억원대의 적자가 났다. 에쓰오일은 1분기 영업손실이 1조73억원으로 분기 기준 창사 이래 최대 적자를 기록했다. 에쓰오일의 영업손실은 시장 전망치를 50% 이상 상회했다. 현대오일뱅크는 영업손실이 5632억원을 기록했다.

정유업계 1위사인 SK이노베이션은 지난 1분기 연결재무제표 기준 영업손실 1조7752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이는 SK이노베이션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분기 적자다. 환율 강세에 따른 환차손 영향 등으로 발생한 영업 외 손실 2720억원까지 더하면 세전 손실이 2조472억원에 달한다. SK이노베이션의 분기 손실은 전년 동기 대비 2조1033억원, 직전 분기인 지난해 4분기보다는 1조8977억원 급감한 수치다.

현재까지 국내 정유사 4곳 중 3곳 실적이 발표됐는데, 적자 합이 3조3457억원에 달한다. 시장에선 오는 10일 전후 1분기 실적 발표에 나서는 GS칼텍스도 5000억원 이상의 적자가 유력할 것으로 본다. 한국신용평가는 올해 1분기 국내 정유 4사의 영업손실 규모가 최대 3조6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정유4사의 연간 합산 영업이익은 3조1000억원이었는데, 올해는 1분기 만에 지난해에 낸 수익을 모두 날리는 상황이 됐다.

적자의 주원인은 유가하락으로 대규모 재고관련 손실이 발생한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국인한 수요 급감이다. 정유사들은 원유를 수입해 석유 제품으로 만들어 판매하는데, 이 과정에서 유가가 폭락하며 석유 제품 재고 가치가 하락한 것이다.

이달부터 산유국들의 감산 합의가 시행되고 코로나19도 점차 안정세로 돌아서면서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는 관측도 있으나, 향후 전망은 밝지 않다. 정유사 수익의 핵심 지표인 정제마진 역시 여전히 마이너스 를 기록하고 있는 만큼, 2분기까지는 실적 반등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있다. 여기에 코로나19 영향으로 수요가 없어 재고가 더욱 쌓여만 가는 상황이다.

정유사들은 수요 절벽에 대비해 정기보수를 앞당기거나 정유 공장 가동률을 85% 미만으로 낮추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정유 공장 가동률을 100%에서 85%로 낮췄다. 또 SK이노베이션은 6일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을 통해 “울산CLX는 코로나19로 인한 제품 수요 감소를 감안해 보수적 수준의 운영을 해 나갈 것”이라며 “2분기에는 설비 정비를 통해 1분기 대비 일평균 15만 배럴 수준의 감량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오일뱅크는 제2공장 원유정제처리시설 및 중질유분해시설 가동을 다음 달 22일까지 중단하기로 했고, GS칼텍스는 여수 공장의 정제 설비 정기 보수를 예정보다 앞당겨 실시하고 있다. 에쓰오일은 창사 이래 첫 희망퇴직을 검토 중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상반기 내내 업황 부진이 예상되는 가운데 여러 자구책을 모색 중이다“라며 ”코로나 여파로 수요 감소가 장기간 이어지면 추가 감산을 검토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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