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중국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악재로 신음하고 있다. 한·일 관계악화로 인해 일본 여행 수요가 급감한데 이어, 중국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여파까지 겹치면서 항공편 이용객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서다.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과거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나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확산 사례로 말미암았던 실적악화의 ‘악몽’이 재현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28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다음달 2월 중순쯤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대항항공은 지난해 3분기 실적발표에서 영업이익 1179억원을 기록하며 항공사 중에선 유일하게 흑자를 냈지만, 4분기에는 다시 적자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국내 여행객들의 ‘일본여행 보이콧’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대한항공은 한일 관계 경색이 본격화되던 지난해 하반기부터 부산~오사카 제주~나리타, 제주~오사카 노선 등에 대한 운휴에 들어간 상황이다. 

아울러 인천~오사카, 인천~후쿠오카, 부산~나리타, 부산 후쿠오카 노선 등도 25%에서 50%까지 편수를 줄였다. 대한항공의 일본 노선 매출액 비중도 지난해 1분기 기준 11% 수준이었지만, 3분기에는 9%로 줄었다. 

일본 노선에 대한 수요가 급감하자 대한항공은 장가계, 항저우, 난징행 노선을 신규 취항하는 등 중국 노선 확대로 대응했다. 주4회(월·수·금·일) 운행하는 우한 노선은 국내 항공사 중 대한항공이 유일했다. 

그러나 최근 우한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대한항공의 중국 노선 운행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중국 당국이 우한 봉쇄령을 내리면서 대한항공은 지난 23일 우한 노선에 대한 운행을 전면 중단했다. 

또한 중국 여행 취소하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대한항공은 24일 이전에 발권한 모든 중국 노선에 대한 항공권 취소·변경 수수료를 받지 않기로 했다. 반대로 중국에서 한국으로 들어오는 여행객 수요도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항공업계는 비슷한 사례인 사스, 메르스 사태보다 더 심각한 피해를 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내비치고 있는 상황이다. 

대한항공은 2003년 4월 사스 감염자 확산으로 인해 중국 노선 10개를 운휴해야 했고, 당시 여객도 30~40% 감소한 바 있다. 2015년 메르스 사태 때도 방한(訪韓) 수요가 급감하면서 여객이 10% 가량 줄었었다. 

한편, 최근 미국과 이란 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것도 대한항공의 실적 전망을 어둡게 만드는 요인 중 하나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할 경우, 유가 상승으로 인한 타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이 지난해 1분기부터 3분기까지 지출한 유류비는 전체 영업비용에서 25% 가량을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크다. 3분기에만 영업비용 3조 1600억여원 중 26.4%에 해당하는 8358억원을 지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