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메프, 대놓고 쿠팡 저격마케팅... 누리꾼들 '눈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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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메프, 대놓고 쿠팡 저격마케팅... 누리꾼들 '눈살'
  • 이준영 기자
  • 승인 2019.05.30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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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이례적인 실명거론 비교마케팅… 적자경영 위기에 '무리수'
패션반값 이벤트 이미지. 사진= 위메프 홈페이지 캡처
패션반값 이벤트 이미지. 사진= 위메프 홈페이지 캡처

유통업계 초저가 마케팅이 심화되면서 타사의 실명을 노출해 비교하는 저격마케팅까지 등장했다. 

위메프는 이달 20일 '패션반값' 마케팅을 진행하며 이벤트 이미지 하단에 "쿠팡보다 비싸면 차액의 200%보상"이란 문구를 삽입했다. 대놓고 쿠팡을 저격한 것.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상위에 오를만큼 크게 이슈가 됐지만 일부 누리꾼은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했다.

실명을 노출해 비교하는 마케팅은 업계에선 이례적이다. 올해 이마트와 롯데마트가 초저가 경쟁을 하며 '타사대비 비싸면 보상하겠다'는 캐치프레이로 마케팅을 진행했지만 '대형마트 E사, 온라인 C사'등 이니셜처리 했을뿐 직접적인 실명을 노출하진 않았다. 어느 기업을 저격했는지 알아볼 수 있지만 이니셜처리로 최소한의 상도덕은 지켰다는 것이 당시 업계의 평가였다.

위메프는 한발 더 나아가 이달 29일엔 '위메프 패션왕'이벤트를 진행하며 기존 쿠팡의 가격만 언급한 것에서 자사제품과 쿠팡제품을 나란히 세워 직접적으로 비교했다. 여기 더해 이달 1일부터 2020년 4월까지 기획된 '늘필요특가'에서도 '쿠팡보다 비싸면 차액 200% 보상', '전 상품 무조건 무료배송', '특가클럽회원 2% 상시적립'을 '쿠팡 비교불가! 3가지 혜택'으로 내세우고 있다. 단발성 이벤트가 아닌 장기적으로 쿠팡과 직접적인 전쟁을 불사하겠다는 메세지로 받아들여진다.

패션왕 이벤트 페이지. 쿠팡 제품과 나란히 세워 직접적으로 비교하고 있다. 사진= 위메프홈페이지 캡처
패션왕 이벤트 페이지. 쿠팡 제품과 나란히 세워 직접적으로 비교하고 있다. 사진= 위메프홈페이지 캡처

업계는 위메프의 이러한 저격 마케팅 배경엔 수년째 이어진 적자경영을 이유로 들고 있다.

위메프 매출은 올해 첫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했다. ▲2015년 2165억원 ▲2016년 3690억원 ▲2017년 4730억원 으로 매년 성장을 이어오다가 2018년 4294억원으로 전년대비 매출이 감소했다. 

영업이익 역시 ▲2015년 -1424억원 ▲2016년 -636억원 ▲2017년 -417억원 ▲2018년 -390억원으로 매년 적자폭은 줄어들고 있지만 흑자전환은 요원하다. 

이런 상황에서 쿠팡이 2조원 수혈을 받고 대대적으로 사업확장을 시작하자 상대적으로 커진 위기감으로 저격마케팅을 진행했다는 것.

한편 누리꾼들은 기업간 경쟁으로 더 저렴하게 제품을 구입할 수 있다며 긍정적인 반응도 있지만 불편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위메프 이벤트 기사에 누리꾼들이 남긴 댓글. 사진= 포털사이트 캡처
위메프 이벤트 기사에 누리꾼들이 남긴 댓글. 사진= 포털사이트 캡처

누리꾼들은 '또 장난질이네', '쿠팡이랑 얘기하고 저렇게 해논거임?', '언제까지 이럴건가. 이러니까 쿠팡한테 밀리는거야', '몇백원 몇십원 더 주고 명품배송으로 받을란다' '난 위메프 어그로 끄는게 싫어서 앞으로도 믿고 거를란다' 등 위메프의 특가 이벤트가 사실상 실속이 없다며 지적했다.

주요 대형마트들이 올해초부터 '더 싸게'를 외치며 초저가 경쟁을 했지만 지난 1분기 실적에서 드러났듯이 오히려 매출은 뒷걸음질쳤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아직 2분기 실적은 나오지 않았지만 이런 제살깎이식 과다 경쟁이 좋은 결과로 이어질지 의문"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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