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익 반토막인데 배당금 '수천억'... 시몬느, 상장 포기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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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익 반토막인데 배당금 '수천억'... 시몬느, 상장 포기했나
  • 이준영 기자
  • 승인 2019.07.03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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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부진 못면해 중국사업 축소… 부채비율도 31%→64% 증가
박은관 회장 일가 1,812억원, 블랙스톤 878억원... 배당금 '뒷말'
올해 3월22일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 호텔에서 개최된 '2019 시몬느 비전 페스티벌(SIMONE VISION FESTIVAL)'에서 박은관 시몬느 회장이 ‘새로운 과거, 오래된 미래’를 주제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 시몬느 제공
올해 3월22일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 호텔에서 개최된 '2019 시몬느 비전 페스티벌(SIMONE VISION FESTIVAL)'에서 박은관 시몬느 회장이 ‘새로운 과거, 오래된 미래’를 주제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 시몬느 제공

전세계 핸드백 ODM(제조자 개발생산) 1위 시몬느가 2018년 실적부진 등의 이유로 상장이 미뤄진 가운데 올해도 실적반등을 이뤄내지 못해 당분간 상장은 요원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몬느는 해외 패션브랜드 마이클코어스, 토리버치, 마크제이콥스, 버버리 등에 핸드백을 생산공급하는 제조자개발생산회사다. 2017년 연매출 1조원을 기록하며 IPO기대주로 관심을 모았다.

시몬느는 2013년 투자유치를 위해 시몬느액세서리컬렉션을 분할하고 2년뒤인 2015년에 글로벌사모펀드 운용사인 블랙스톤에게 지분 30%에 해당하는 3억달러를 받았다. 이후 본격 상장을 위해 준비했지만 2018년 급격한 실적부진에 발목이 잡혔다.

시몬느는 2018년 전체 매출은 9559억원으로 2017년 1조원과 비교해 5%만 감소한 것에 그쳤다. 하지만 영업이익(-53%), 당기순이익(-51%), 자산(-26%), 자본(-41%)등이 대폭 하락했다. 특히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반토막난 것은 상장에 치명적이다. 더불어 부채비율도 31%에서 64%로 증가하는 등 전체적인 재무현황이 악화된 상태다.

시몬느의 실적악화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해외사업 부진이 꼽힌다. 중국 광저우법인은 매출이 1017억원에서 429억원으로 급감하며 40억원 규모의 적자를 기록했다. 베트남법인도 흑자에서 적자로 돌아섰다. 캄보이아 법인은 적자 규모가 확대됐다.

시몬느의 상장은 블랙스톤의 자금회수를 위해 주주간 계약조건을 이행하는 수순으로 업계는 해석했다. 

하지만 실적저하 영향으로 상장이 연기돼 블랙스톤의 엑시트가 이뤄지지 않자 지난해 정기배당으로 1350억원, 중간배당으로 1598억2929만원 등 총 2929억원을 내놨다. 이 중 시몬느 박은관 회장 등 지배주주가 1812억원, 블랙스톤이 878억원을 가져갔다. 878억원은 블랙스톤 투자금액의 30%가량이다. 결국 블랙스톤의 투자금 엑시트를 위해 상장을 시도했지만 여의치 않자 과도한 배당금으로 이를 도우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블랙스톤 측에 따르면 배당은 지난해 상반기에 이뤄졌고 손실은 주로 하반기에 발생했다며, 시몬느가 내부현금 보유량이 많아 2017년 배당을 결정했는데 이후 실적이 악화될 것을 몰랐다고 해명했다.

시몬느는 인건비와 인프라비용 증가로 중국 사업이 어려워져 중국사업 규모를 줄이는 중이라며, 2017년 4분기부터 실적이 주춤해 2018년들어 회복이 되지 않아 당분간 IPO는 논의하지 않을 방침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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