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 탕’ 메뉴판에서 사라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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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 탕’ 메뉴판에서 사라지나
  • 정규호 기자
  • 승인 2017.02.0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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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수부, 알 밴 생선 포획 및 유통 금지 방안 추진
해양수산부는 연근해 어류 개체 수 감소를 이유로 알 밴 생선 포획 및 유통을 금지하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사진은 해양수산부가 지난해 부터 제작해 배포한 '포스터'. 사진=해양수산부.

해양수산부(이하 해수부)가 연근해 어류 개체 수 감소를 이유로 생선 포획 및 유통을 금지하는 방안을 추진키로해 자영업자들의 피해가 예상된다.

해수부와 수협중앙회는 식당에서 판매하는 생선 알의 대부분은 수입산이므로 소상공인들은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해명에 나섰다. 

하지만 쭈꾸미와 도루묵, 양미리 같은 국내에서 어획량이 많은 알 밴 생선과 어류 등의 공급에는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 해수부-수협중앙회 “명란 등 인기 ‘생선 알’ 대부분 수입산”

조류 인플루엔자(이하 AI)로 인한 계란 대란에 이어 ‘생선 알 대란’ 이야기가 꿈틀 거리고 있다.

해수부는 올해 상반기 중으로 연근해에서 서식하는 알 밴 생선의 어획과 유통을 금지한다는 계획이다. 이유는 어족 자원 고갈 때문이다.

해수부 관계자는 “알 밴 생산 포획 및 유통을 금지하는 계획을 추진 중인 것은 맞지만 단순한 캠페인 수준이므로 걱정 할 필요는 없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해수부가 일부 언론과 인터뷰에서 "(어족을 관리할) 마땅한 대안이 없다"며 "위탁과 판매를 금지하되 2년 정도 시행하고 자원 회복 속도를 보고 연장 여부를 검토 한다"고 밝혀 단순한 캠페인이 아니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해수부는 이미 지난해부터 지속적인 연근해어업 생태계를 보호하는 정책과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6월에는 연근해어업 어선을 감축시키는 사업을 추진하도록 ‘연근해어업의 구조개선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을 일부 개정했다.

또한 ‘2016년도 해양수산발전시행계획’에 따르면 보호대상해양생물 보전 사업 예산이 10억 원에서 2017년부터는 60억 원으로 6배 인상됐다. 여기에 제1차 수산업어촌 발전 기본계획에 따르면 산란기의 어미물고기를 보호하기 위해 올해부터 연근해 어선 감축 사업을 시행한다.

이런 이유로 수산업계에서는 이미 해수부와 수협중앙회가 알 밴 생선의 어획과 유통을 금지하는 ‘금어기 시즌 강화’ 등의 제도를 추진할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여파는 소상공인들에게 전해지고 있다. 

강원도의 한 도루묵‧도치 판매업체 강민수 씨는 “자원 고갈을 막기 위해 정부가 연근해에서 알밴 생선을 잡지 못하게 한다고 하니 장사를 못 할까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서울의 한식 전문점 조용진 사장은 “계란찜, 계란말이에 이어 알 탕과 알 밥까지 중단해야 하는 것이냐”며 걱정했다. 누리꾼들 사이에서도 당분간 알 탕, 알 밥 같은 메뉴들이 중단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퍼지고 있다.

지자체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현재 사람들에게 잘 알려진 연근해 어류는 도루묵, 쭈꾸미, 대구, 명태, 양미리 등이 있다. 속초를 비롯한 바다를 가지고 지자체들은 매년 도루묵 축제, 쭈꾸미 축제 등을 시행하며 관광객 유치에 힘을 써 왔다.    

이와 관련 해수부 관계자는 “요식업계에서 판매하고 있는 생선 알들은 거의 대부분이 수입산이어서 생선 알 대란 등은 일어날 가능성이 매우 희박하다”며 “생선 알 중에 가장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명란은 현재 한국에서 잡히지 않아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어 “쭈꾸미, 도루묵, 도치, 양미리 같은 특산물은 물량이 그리 많지 않으므로  지협적인 수준에서 미미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고 덧붙였다.

▶ 알 밴 생선 어류 30년 사이 60% 급감

해수부가 알 밴 생선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는 우리나라 연근해 어획량이 최근 30년 사이 60%나 급감했기 때문이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15년 연근해 어업생산량은 106만 톤이다. 관련 통계 작성(1970년 이후) 이래 최고점(173만 톤)을 찍었던 지난 1986년과 비교하면 60% 감소한 수치다. 2016년 어획량은 96만4,000톤을 기록하며 사상 처음으로 100만 톤 이하로 떨어졌다. 특히 멸치와 오징어, 갈치, 참조기 등 주요 어종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어획량 감소와 관련해서는 △수온 상승에 따른 어종 생태계 변화 △일부 어업인 금어기 불법 조업 △중국 어선 불법 조업 △무차별적인 항만 개발 등의 원인이 지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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