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 '국민생선' 이름값 하려나… 해수부, 세계 최초 완전양식 성공
상태바
명태 '국민생선' 이름값 하려나… 해수부, 세계 최초 완전양식 성공
  • 김보라 기자
  • 승인 2016.10.11 10:2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생육 기간 1년8개월로 단축… 10℃ 수온·저온성 먹이·전용사료 덕분
내년 15억원 들여 종자 대량생산시설 구축… 민간 종자 분양
▲인공 1세대 명태 사육 광경.ⓒ해수부

남획으로 동해안에서 자취를 감춘 명태가 완전양식 기술 확보로 2018년쯤에는 국민 밥상에 다시 오를 전망이다.

해양수산부는 세계 최초로 명태 완전양식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고 11일 밝혔다. 완전양식은 수정란을 인공적으로 생산·부화해 키운 새끼 명태를 어미로 키워 다시 수정란을 생산하는 순환체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이번 기술 확보로 명태 인공종자 대량생산의 길이 열렸다.

명태는 한때 국민 생선으로 불렸지만, 새끼인 노가리가 술안주로 남획되면서 동해안에서 자취를 감췄다. 1970~80년대 연간 생산량이 7만4000여톤이었지만, 2000년대 들어 100톤으로 줄었고 최근에는 1~2톤 수준까지 떨어져 사실상 전량 수입하거나 원양어선 조업에 의존하고 있다.

해수부는 2014년부터 명태 살리기 프로젝트를 추진해왔다. 프로젝트에는 국립수산과학원 동해수산연구소와 강원도 해양심층수수산자원센터, 강릉원주대 등이 참여했다.

첫 관문은 살아 있는 자연산 명태를 확보하는 것이었다. 지난해 어민으로부터 어렵게 자연산 어미 1마리를 사들여 수정란 53만립을 확보하며 1세대 인공종자 생산에 성공했다. 지난해 12월에는 20㎝쯤 자란 1세대 명태 중 1만5000마리를 강원도 고성 앞바다에 방류했다.

200여 마리는 따로 선별해 산란할 수 있는 35㎝ 이상의 어미로 키웠고, 이 가운데 7마리가 지난달 18일부터 산란에 성공했다. 지난 6일 현재 수정란 10만여개 중 부화한 3만여 마리가 0.7㎝쯤 자라 2세대 완전양식 기술을 확보했다. 해수부 관계자는 "0.7㎝ 무렵이 가장 폐사율이 높고 이 단계를 넘으면 생존율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명태 완전양식 기술은 그동안 일본이 1세대 인공종자를 생산한 이후 별다른 진전이 없었다가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로 기술을 확보하게 됐다. 해수부 관계자는 "일본은 주로 명태를 수출하거나 가공원료로 사용하며 무엇보다 자국 해역에서 잡을 수 있어 주로 식용으로 소비하고 잘 잡히지 않는 우리나라와 상황이 다르다"고 부연했다.

▲명태 완전양식 모식도.ⓒ해수부

이번에 생산한 2세대 명태는 성숙 기간이 1년8개월쯤으로 자연상태보다 짧다. 자연상태의 명태는 부화 후 만 3년이 지나야 산란할 수 있을 정도로 성숙한다. 윤학배 해수부 차관은 "양식은 오래 걸리면 경제성이 부족하다"며 성숙 기간 단축은 바람직하다는 태도다. 해수부 관계자는 "생육 기간 단축은 맞춤형 양식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동해연구소는 생육 기간 단축을 위해 우선 적정 수온 찾기에 나섰다. 숱한 시행착오를 거쳐 8~10도(℃)가 명태 생육을 위한 최적의 수온임을 확인했다.

다음 과제는 10도에서도 생존하는 저온성 먹이생물을 공급하는 것이었다. 부화한 새끼 명태는 살아 있는 동물성 플랑크톤(알테미아)을 섭취해야 하는데 알테미아가 저온에서 죽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수온을 4도 간격으로 서서히 낮춰가며 알테미아의 저온 생존율을 높이는 데 성공했다. 또한 고도불포화지방산(EPA, DHA)을 강화한 고에너지 전용 배합사료도 개발했다.

해수부는 원천기술을 확보한 만큼 앞으로 대량생산 기술 개발에 주력할 방침이다. 내년 15억원을 들여 종자 대량 생산시설을 구축하고 본격적으로 민간에 종자를 분양한다는 계획이다. 해수부는 2018년에는 상업적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윤 차관은 "완전양식 기술 개발로 동해안 명태 살리기 프로젝트 달성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며 "장기적으로 지역 어업인 소득증대는 물론 수입 대체에 따른 경제적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