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창업 트렌드] 가성비의 반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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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창업 트렌드] 가성비의 반란
  • 정규호 기자
  • 승인 2017.01.0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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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프랜차이즈창업박람회 참가 100개 기업 열띤 경쟁

올해 창업을 주도할 트렌드는 무엇일까?

지난해까지는 ‘가성비’가 창업 트렌드의 1순위였다. 경기 불황과 대기업들의 구조조정, 사상 최대의 청년실업이 더해지면서 아웃백과 스타벅스 같은 대형 점포 창업은 급감하고, 빽다방 같은 소규모·소자본 창업, 1인 가구 증가, 테이크 아웃 전문점이 대거 등장하기 시작했다.

올해도 역시 이 ‘가성비’가 트렌드를 이끌 전망이다. 그런데 이 ‘가성비’가 더 강력하게 진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소형은 ‘초소형’으로, 소자본은 ‘렌탈’로, 레시피는 팩(Pack)으로 더 간편해 지고 있다.

가성비(價性比)란 '가격 대비 성능'의 준말로, 소비자(창업자)가 지불한 비용에 비해 제품(프랜차이즈 시스템)이 얼마나 큰 효용을 주는지 나타내는 비율이라고 할 수 있다.

5일 개막해 7일까지 열리는 제43회 프랜차이즈창업박람회에 참가한 100개 기업들의 새로운 트렌드를 짚어봤다.

가성비가 렌탈, 시간 등을 만나면서 진화하고 있다. 왼쪽부터 커피 렌탈 전문 프랜차이즈, 토스트 전문 푸드트럭, 가격을 파괴한 닭갈비점.

▶ ‘초소형·초저렴’ 더 강력해진 ‘가성비’

박람회에 참가한 기업들의 캐치프레이즈(catchphrase)는 ‘가성비’였다. 그런데 이 가성비가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한 커피 프랜차이즈는 ‘가성비’를 극대화 하기 위해 ‘렌탈 창업 시스템’을 들고 나왔다. 렌탈 창업은 가맹점주가 가맹본부에 보증금을 내고, 장비 대여와 관리를 받는 방식이다. 기존 소자본 창업보다 저렴한 ‘초소자본’ 창업이다. 폐업시에는 장비를 반납하고, 보증금을 되찾아 갈 수 있다. 점주가 만일의 경우에도 피해를 최소화 해  재창업의 기회를 가질 수 있다는게 장점이다.

한 푸드 트럭 프랜차이즈는 기존 가성비(저렴한 가격+맛)에 ‘시간’ 개념을 추가했다.

업체 관계자는 “90초 동안 최대 12개의 토스트를 만들 수 있도록 레시피와 동선을 개발했다”며 “빨리 만드는 만큼 손님의 시간을 아껴줄 수 있고, 점주는 요리 지연으로 인한 고객 이탈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 닭갈비 프랜차이즈 기업은 시중 닭갈비 가격보다 1,000~2,000원 저렴한 메뉴를 선보이면서 가성비를 극대화시켰다. △주택상권 △식재료 대량 구매 △자체 공장 및 물류센터 가동 △원팩 요리 등의 방법으로 가격을 낮추고, 맛은 유지하고 있다고 업체측은 설명했다.

소형 창업이 대세로 자리를 잡아가면서 손님이 직접 주문 및 결제를 하는 무인결제시스템이 인기를 끌고 있다.

▶ ‘무인결제기’ 선택 아닌 필수 될까?

‘무인결제기’ 도입이 점주들의 수익성 제고를 위한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를 잡을지 주목된다. 창업자들에게도 3고(高) 현상이 있다. 고 인건비, 고 임대료, 고 식재료비다. 이중 고 인건비를 무인결제기로 대체하려는 방안이다.

무인결제기는 고객이 직접 터치스크린으로 주문과 결제를 하는 방식이다. 점주 입장에서는 주문을 받고, 결제를 해야 하는 노동력과 시간을 절감할 수 있다.

이번 박람회에서는 1개의 무인결제기 업체가 참가했는데, 예비창업자들로부터 큰 상담 인기를 얻었다. 업체 관계자는 “최근 맥도날드를 비롯한 다양한 프랜차이즈들이 무인결제솔루션을 사용하기 시작했다”며 “창업자와 기존 자영업자들 사이에서 매년 상승하는 인건비를 절감하기 위한 필수 아이템으로 평가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5일 프랜차이즈창업박람회에서 '요식업'과 '커피전문점' 프랜차이즈가 가장 많이 참가했다.

▶ 최고 인기 아이템은 역시...

올해 프랜차이즈 창업의 최고 인기 아이템은 역시 ‘요식업’과 ‘커피’였다.

이번 박람회에 참가한 100개 기업 중 요식업(디저트, 주점, 바게트 포함) 프랜차이즈는 53개였다. 커피전문점은 그 다음으로 많은 14개였다. 커피를 파는 프랜차이즈를 더하면 그 수는 20여개로 늘어난다. 먹거리가 창업에 있어서 가장 핫한 아이템이라는 것이 다시 한 번 증명됐다.

농림축산식품부가 공개한 ‘2016년도 식품산업 주요 지표’에 따르면 2014년 기준 음식점과 주점업 사업체 수는 전년 대비 2.4% 증가한 65만 개로 집계됐다. 이는 우리나라 주민등록 인구 5133만 명을 기준으로 환산했을 때 국민 78명 당 1개의 음식점이 존재하는 셈이다.

이번 박람회에 참가한 프랜차이즈 요식업들은 커피를 판매하고, 커피전문점은 음식을 파는 현상이 두드러졌다. 매출 증대를 위해 요식업과 커피전문점의 업종 구분이 허물어지는 양상을 보였다.

이번 창업박람회에서 1인 가구를 겨냥한 아이템들이 대거 등장했다. 왼쪽부터 1인 가구 전용 이사 서비스와 반찬 프랜차이즈 기업들의 모습.

 1인 가구 겨냥한 ‘일코노믹 산업’ 급성장

솔로족을 위한 ‘일코노믹’ 아이템들이 대거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서비스와 메뉴들을 하나하나 분석해보면 거의 모든 프랜차이즈 기업들이 1인 가구를 소비층으로 겨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반찬 프랜차이즈가 무려 4개나 등장했다. 단순히 반찬만을 취급하던 과거와 달리 국과 밥, 집에서 간단히 만들 수 있는 홈푸드까지 취급하고 있다. 한 프랜차이즈는 외국인 셰프를 박람회에 참여시켜 직접 반찬을 만드는 과정을 소개해 큰 인기를 끌었다.

1인 가구를 겨냥한 이사 프랜차이즈도 등장했다. 이 프랜차이즈는 현재 시중에서 100만 원(24평)에 형성돼 있는 프리미엄 이사 서비스를 39만9,000원에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포장부터, 운송, 배치, 클리닝 서비스까지 원스톱으로 진행한다.

업체 관계자는 “1톤짜리 영업용 화물 차량을 1대 부르면 10만 원 정도 든다. 이사와 상관없이 순수하게 차를 부르는 값이어서 1인 가구 입장에서는 매우 비쌀 수 있다”며 “14만원 대 이사 서비스부터 39만9,000원의 프리미엄 서비스까지 진행하므로 1인 가구에게는 좋은 이사 서비스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세탁소, 청소용역업체, 심부름센터 프랜차이즈 기업들이 1인 가구를 겨냥해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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