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덜트족 잡아라… 시장규모 1조원 '코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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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덜트족 잡아라… 시장규모 1조원 '코앞'
  • 박진형 기자
  • 승인 2017.05.07 0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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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호선 개봉역 인근에 있는 한 뽑기방. 사진=김새미 기자.

회사원 김상훈(34)은 퇴근길에 있는 가챠샵에 들려 장난감을 뽑는 새로운 취미가 생겼다. 그는 "일주일에 한 번씩 와서 5000원~1만 원을 쓴다. 여기서 뽑은 캐릭터 인형만 30개가 넘는다"면서 "학교 앞 문방구에서 친구들이랑 뽑기했던 모습이 떠오른다. 적은 돈으로 추억도 되새기고 스트레스 해소도 할 수 있어 일석이조"라고 말했다.

프라모델 마니아인 백승룡(38) 씨는 "건담보다 투박한 맛이 있는 탱크나 비행기를 구매하는 편이다. 장갑차를 조정했던 군대 시절도 떠오른다"면서 "몇 년 전만해도 친구들이 '아이 같다'고 놀리는 경우가 꽤 많았다. 요새는 그렇지 않다. 프라모델 장식장을 찍은 사진을 보여주면 주위에서 긍정적인 관심을 보인다. 하나의 취미로 인정해주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어렸을 때의 감성을 간직한 어른을 일컫는 이른바 '키덜트족'이 증가하고 있다. 이들은 어린 시절에 경험했던 일을 잊지 못하고 그 경험을 다시 구매하려는 특징을 보인다. 프라모델이나 레고 등에서 최근에는 패션과 영화, 대중음악, 아웃도어 영역까지 소비가 확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유통업계는 장난감 전용 구역을 넓히고 있다. 현대아이파크몰은 지난 2012년 키덜트족 사이에서는 성지로 통하는 '토이&하비 테마관'(2645㎡, 800평)을 오픈했다. 롯데백화점도 2015년 소공동 본점에 취미용품 편집숍 '멘즈 아지트'를 열었다. 이 해 어른들이 열광하는 '타미야 미니카 페스티벌'도 개최했다. 현대백화점도 같은 해 판교점 5층에 RC카·드론·피규어·모형자동차 등을 파는 '레프리카'를 선보였다. 6층에는 '남자는 영원한 소년이다'라는 모토로 각종 피규어들이 전시돼 있는 '스마트 토이 편집숍'이 자리를 잡았다.

의류업계도 키덜트족을 향한 마케팅 활동이 활발하다. 제일모직의 SPA 브랜드 에잇세컨즈는 디즈니, 스타워즈 등 캐릭터를 활용한 그래픽 티셔츠를 출시했고 1990년대를 추억할 수 있는 '복고 티셔츠' 시리즈를 주력 셔츠 상품으로 내놓은 바 있다. 유니클로도 지난해 픽사와 마블, 스타워즈 등 다양한 디즈니 캐릭터를 활용한 상품을 선보였다.

옥션에 따르면 피규어 상품의 판매 증감률은 2017년 기준으로 전년 대비 23%, 건담은 16%, 블록 완구는 82%로 나타났다. 옥션 백민석 영업본부 상무는 "소수 문화로 인식되던 키덜트 문화가 이제는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으며 매 년 꾸준한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며 "키덜트 문화가 사회 전반으로 꾸준히 확산되고 있는 만큼 이를 반영한 다양한 프로모션 및 상품들을 갖춰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키덜트족의 부상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한 '2016년 콘텐츠 산업 전망 보고서'서도 확인된다. 이 자료에 따르면 국내 캐릭터 시장 규모는 매출액 기준 2015년 9조 8000억 원으로 나타났다. 2011년 7조 2000억 원과 비교해 20% 가량 시장 규모가 커졌다. 특히 이 중 키덜트 시장은 향후 1년 내 1조원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 전미영 연구위원은 "키덜트 제품은 옷 등의 필수재를 소비하는 것과는 다른 자기만족을 위한 가치 소비"라며 "이들은 어린 시절에도 가치 소비를 경험한 세대로 어른이 된 후 구매력이 생기면서 이어진 키덜트족의 소비 트렌드는 불황과 상관없이 앞으로도 더 확살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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