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트렌드] 선거는 이제 축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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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트렌드] 선거는 이제 축제였다
  • 정규호 기자
  • 승인 2017.05.11 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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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 독려’ 사회 현상 두각... 기업들 ‘대선 마케팅’ 총 동원

대한민국의 선거 풍속도가 바뀌었다.

지난 9일 치러진 제19대 대통령 선거는 단순히 투표를 하는 선거가 아닌 하나의 축제로 평가받고 있다. 투표를 통해 나라를 바꾸겠다는 사회 현상은 두드러졌고, 그 국민적 열망은 하나의 경제 트랜드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특히 기업은 이를 놓치지 않고 ‘투표 마케팅’으로 연결시켰다. 인증샷을 찍으면 선물을 나눠줬고, 도장 등 투표 세트의 판매량은 급증했다. IT업체들은 실시간 투표율, 출구조사를 위해 첨단 기술력을 자랑하기도 했다.

이렇듯 19대 대선은 단순한 선거일이 아니라 기업의 마케팅과 기술을 자랑하는 축제의 장이 되기도 했다. 이번 대선을 통해 어떤 경제 트렌드를 보였는지 알아봤다.

◇ 유통, 관광, 요식업 투표 마케팅 총 동원

이번 19대 대선은 단순한 대선이 아니었다. 4월29일(금) 저녁부터 지난 9일까지 근로자의 날과 석가탄신일, 어린이날, 대통령 선거일을 합해 최장 11일에 달하는 황금 연휴를 갖는 대선이었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기 위해 각종 선거‧투표 마케팅을 총 동원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9일 하루 동안 전 점포에서 투표 인증샷을 찍으면 음식‧음료 할인과 선착순 차량용 방향제 증정 등의 혜택을 제공했다.

롯데시네마는 투표 참여를 인증하면 매점에서 판매하는 스위트콤보(팝콘 大 1개`탄산음료 中 2잔)를 5,000원에 구입할 수 있는 '개념콤보'를 판매했다. 이 이벤트는 투표 확인증을 매점에 제시하면 14일까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커피베이는 손등에 투표 도장을 찍어온 고객에게 모든 음료를 500원 할인했다.

개표 방송이 늦게까지 진행됨에 따라 야식 마케팅도 열렸다. 롯데마트는 수입 캔맥주(500㎖) 4개 구매 시 9,400원에 판매했고, '훈제 바비큐 치킨'(1마리)도 6,800원에 선보였다.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 내 식품관 고메이494에서는 1만 원 이상을 구매하고 투표 확인증을 제시한 고객에게 14일까지 사용 가능한 2,000원 할인권을 제공한다.

또 금강제화에서는 투표를 인증한 고객에게 1만 원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운영하는 한화 아쿠아플라넷 일산은 투표 독려 이벤트로 이날 하루 동안 투표 인증샷을 매표소에 보여주면 밀랍인형 전시관인 ‘얼라이브 스타’ 50%, 패키지 30% 할인을 제공했다.

인터넷 서점 ‘예스24’도 선거 도장, 투표 인증 사진 등으로 투표를 인증하면 당일 구매금액을 19% 할인했다.

롯데시네마는 지난 9일 대통령 선거에서 투표를 하고 온 고객에게 스위트콤보(팝콘 大 1개`탄산음료 中 2잔)를 5,000원에 구입할 수 있는 '개념콤보'를 판매했다. 사진=롯데시네마

◇ ‘대선 마케팅’ 소상공인도 예외 없이 동참

이번 대선 마케팅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소상공인들도 동참했다는 것이다. 과거에 일부 소상공인들이 국지적으로 대선 마케팅을 진행한 바는 있지만 이번 19대 대선 만큼 전국적으로 대선 마케팅을 펼친 적은 없었다.

서울 마포구 망원동 치킨 전문점 ‘푸라닭 망원러빙핸즈점’은 투표 인증샷을 제시하면 매장에서 치킨 주문시 2,000원, 포장 주문시 4,000원을 할인해 줬다.

신구대 사거리 카페 ‘여유터’에서는 투표 인증샷을 보여주면 주류 포함 모든 음료를 1인당 1잔에 한해 1000원 할인된 가격으로 제공했다.

서울대 인근 맛집이 몰려 있는 일명 ‘샤로수길’의 식당 ‘오지’의 주인장은 인스타그램에 투표 독려 이벤트를 공지했다. 투표 인증샷을 해당 인스타그램 계정에 다이렉트 메시지로 보내면 추첨을 통해 10인에게 닭고기 메뉴 ‘닭비아니’를 제공했다.

서울 서초구 더리버사이드호텔 뷔페 레스토랑 ‘더가든키친’에서는 뷔페 이용시 투표 인증샷을 제시하면 프리미엄 생맥주 한 잔을 무료로 제공했다.

부산 서면역 부근 이탈리안 레스토랑 ‘벤고디’는 방문시 투표 확인증을 제시하면 파스타, 리조또 등 모든 메뉴를 각 9,900원에 주문할 수 있다.

서울 강동구 성내동에 문을 연 술집 ‘지상낙원’은 투표 당일 투표 인증샷을 제시하면 500㏄ 생맥주를 1인당 1잔씩 제공했다.

경기 수원시 장안구 ‘카페다움 수원만석공원점’은 투표 당일 음료 주문시 투표 인증샷을 보여주면 선착순 100명에게 라바짜, 예가체프, 케냐AA 등의 원두로 내린 더치커피 원액 250ml를 1인당 1병씩 무료로 제공했다.

더리버사이드호텔은 투표 인증샷을 찍으면 누구에게나 생맥주를 공짜로 제공하는 이벤트를 시행했다. 사진=더리버사이드호텔

◇ IT업체들 대선 맞이해 최첨단 선거 활성화 플랫폼 선봬

대선을 맞이해 IT업체들은 자사의 최첨단 선거 활성화 플랫폼을 선보였다.

카카오는 포털 다음에 대선 특집 페이지와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 등 플랫폼에서 대선 맞춤형 서비스를 운영했다. 유권자들이 투표소 위치를 쉽게 확인할 수 있는 '내 투표소' 서비스도 제공했다.

대선 특집 페이지에는 '투개표센터' 메뉴도 열려 시간대별로 최적화된 투표율 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네이버도 지도 기반의 개표 결과를 실시간으로 제공한다.

트위터코리아는 투표 인증 사진이나 영상 등을 트위터에 올리면 추첨을 통해 기념품을 증정했다. 페이스북 역시 투표 참여 독려를 위해 투표소 정보를 가장 먼저 노출시키는 '투표 알리미' 기능을 활성화했다.

카카오는 지난 8일, 제 19대 대통령 선거일에 다음(Daum) 대선 특집 페이지와 카카오톡 채널탭, 카카오맵, 카카오TV 등 카카오의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풍부한 콘텐츠를 제공했다. 사진=카카오

◇ ‘투표용지 150만 원 판매’ 경찰 수사 중

이번 19대 대통령 선거의 투표 관심은 역대 대선 중 가장 높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이를 반등하듯 한 유권자가 투표용지를 150만 원에 팔겠다고 인터넷에 글을 올려 경찰이 수사에 들어가기도 했다.

지난 9일 18시께 네이버 카페 '중고나라'에는 서울 마포구에 사는 한 네티즌이 투표용지를 판다는 글을 올라왔다.

이 네티즌은 '19대 대선 투표용지 팔아요'라는 제목으로 "사전투표를 하면서 봉투만 내고 투표용지는 안 넣었습니다. 투표하러 가서 두 장 같이 넣으시면 됩니다"라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이 게시자가 올린 투표용지의 가격은 150만 원이었다. 이글은 조회 수가 2,000대를 돌파할 정도로 관심이 쏠렸고, 게시자는 해당 글을 삭제했다. 경찰은 관련 글에 대해 선거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판단하고 수사에 들어갔다.

네이버 카페 '중고나라'에 올라온 투표 용지 판매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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