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브랜드' 근접출점 탈나자 가맹점 전환... 정용진의 뒤통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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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브랜드' 근접출점 탈나자 가맹점 전환... 정용진의 뒤통수
  • 이준영 기자
  • 승인 2019.04.30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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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적 문제 없지만 '상권침해' 논란은 이어질 것"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사진=이기륭 기자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작년 3월 코엑스에서 열린 '신세계그룹&파트너사 채용박람회'에서 노브랜드 직영점과 이마트24의 근접 출점 문제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뼈아픈 실책"이라고 인정했다. 이어 "점주들이 만족할만한 방안을 찾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하지만 최근 정 부회장은 1년전 약속을 잊은듯한 행보를 보였다. 이마트는 이마트24 점주들의 근접출점과 대규모유통사업자의 골목상권 침탈 논란이 일자 직영사업에서 가맹사업으로 전환을 강행했다. 업계는 직영점 운영으로 이마트24 점주들과 마찰을 빚자 가맹사업으로 전환해 논란을 교묘히 벗어났다는 분석이다.

이마트는 이달 25일 가맹 1호점인 군포산본역점을 시작해 내달 안에 ▲울산무거점 ▲진해용원점 ▲제주아라점 ▲전주삼천점 ▲군산미장점 등 6개의 노브랜드 가맹점을 오픈할 방침이다. 이들 지역은 노브랜드 직영점 출점이 지역 소상공인들에 의해 막히자 가맹사업으로 돌파구를 찾는 모양새다.

이마트24와 노브랜드 간 근본적 문제는 본사의 말바꾸기다. 이마트24 점주들은 초기 노브랜드와 이마트24의 시너지를 통한 매출 증대효과를 믿고 계약을 했다. 하지만 노브랜드의 인기가 높아지자 신세계는 과감히 노브랜드를 자체 점포로 운영한다는 계획을 발표했고, 이마트24에서 노브랜드 제품을 철회했다. 

작년 12월 가맹점주 협의회에서 이마트 상권침탈에 반대하는 시위를 열고 있는 모습. 사진= 이기륭 기자

점주들은 이마트24와 노브랜드간 제품이 중복돼 사실상 점주들의 매출하락에 영향을 끼쳤다고 주장했다. 이에 이마트는 '아임e'라는 편의점 전용 PB상품을 내놨다. 그러나 점주들의 마음을 달래기엔 모자랐다. 

이마트는 점주들의 저항이 거세자 가맹사업이란 해법을 내놨다. 대규모 유통사업자가 아닌 개인사업자인 개인점주들이 운영하니 조정과정도 거칠 필요가 없다. 이에 한 점주는 "가맹사업을 시작한다는건 골목상권을 타겟으로 하겠다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지금도 편의점 규모정도의 노브랜드가 있고, 향후 더 확장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이마트 측은 이마트24와 노브랜드는 동일업종이 아니기 때문에 문제될 것은 없다는 입장이다. 점주들과의 소송에서도 승소해 이런 주장에 더 힘이 실린다. 하지만 법적으로 문제가 없어도 상권침해에 대한 논란은 지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이마트는 ▲이마트 ▲트레이더스 ▲노브랜드 ▲이마트에브리데이 ▲이마트24 등 다양한 유통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형태는 다르지만 겹치는 제품도 상당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여러 유통채널을 운영하면서 겹치는 제품으로 인해 서로 팀킬하는 모양새로 비춰진다"면서 "본사는 오른쪽 주머니에서 꺼내 왼쪽 주머니로 넣는 것이지만 그 과정에서 피해보는 소상공인과 점주들을 돌봐야 할 것"이라고 일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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