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3조·쿠팡 2조·신세계 1조 베팅... 이커머스 '錢의 전쟁'
상태바
롯데 3조·쿠팡 2조·신세계 1조 베팅... 이커머스 '錢의 전쟁'
  • 이준영 기자
  • 승인 2019.01.04 18:3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투자금액·물류망 가장 큰 롯데, '쿠팡하다' 브랜드 파워, 상품 소싱력 신세계 '각축'
왼쪽부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손정의 소프트뱅크 그룹 회장과 악수하고 있는 김범석 쿠팡회장(우측). 사진= 각사

유통업계가 올해 이커머스 사업을 두고 치열한 각축이 벌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3조 투자를 발표한 롯데, 2조를 수혈받은 쿠팡, 1조 투자받은 신세계 세 곳의 삼파전이 예상된다. 

◇오프라인 강자 '롯데·신세계'… 이커머스 1위 노린다

유통업계가 내수부진으로 인한 성장세 저하를 타개하고자 온라인으로 대거 몰리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지난해 RV캐피털매니지먼트·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로부터 총 1조 원 이상의 투자유치를 유치해 법인 분할로 SSG.com을 신설하며 이커머스 진입을 천명했다. 물류·배송 인프라와 IT기술 등에 1조7000억 원을 투자해 오는 2023년까지 매출 10조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신세계그룹이 온라인몰에서 강점을 드러낸 부분은 신선식품 영역이다. 기존 오프라인 유통망과 상품 소싱력으로 빠르게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영역확장에 발맞춰 하남에 대규모 거점 물류센터 건립도 목표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가장 큰 금액을 투자했다. 지난해 8월 '이커머스 사업본부'를 출범하고, 향후 5년간 온라인에 3조 원을 투자해 2022년까지 매출 20조원 달성으로 업계 1위에 오른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롯데그룹이 주력한 분야는 유통과 금융 계열사 등 운영을 통해 쌓아 온 경험과 빅데이터를 활용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롯데가 그동안 주력해 온 ‘O4O(On-line for Off-line)전략’과 함께 AI, 로봇, 사물인터넷(IoT)과 같은 디지털 기술이 결집한 온라인몰을 선보일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롯데와 신세계 올해 인사를 살펴보면 이커머스 사업에 주력 의지가 보인다. 우선 롯데는 대대적인 인사단행으로 세대교체를 이뤘다. 두명의 BU장과 사회공헌위원회 위원장을 교체했다. 핵심계열사 9개의 대표이사 등 전체 20명의 경영진 바뀌었다. 절반 이상의 CEO가 교체된 것.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유통부문은 칼바람 속에서도 대체적으로 '안정'을 꾀했다는 평가다. 롯데마트 새 대표에 문영표 롯데글로벌로지스 대표가 선임됐고, 강희태 롯데쇼핑 대표와 이동우 롯데하이마트 대표는 유임됐다.

신동빈 회장의 미래 먹거리를 위한 의지가 보이는 연말 인사였지만 유통부문은 향후 이커머스 사업 진출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안정을 도모한 것으로 풀이된다.

신세계도 유통부문에 큰 변화없이 조직개편을 통해 미래사업에 초점을 맞췄다. 2019정기 임원인사에서 총 8곳의 대표이사가 바뀌었지만 유통부문과 직접 연관있는 곳은 많지 않다. 이번에 새로 출범한 SSG.com과 화장품 부문에 새 수장을 세운 것이 전부다.

◇2强(롯데·쿠팡)1弱(신세계) 구도… "치열한 경쟁 예상"

올해 이커머스 시장은 수치로만 본다면 롯데·쿠팡의 2强과 신세계1弱의 구도가 점쳐진다.

2018년 이커머스 업계 최대 이슈는 '쿠팡'이다. 지난해 11월 소프트뱅크의 비전퍼드로부터 20억 달러 추가 투자유치를 하면서 이커머스 강자로 도약했다. 기업가치도 단번에 10조 원으로 껑충뛰어 규모도 제법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쿠팡에게 '물류'는 양날의 검이다. 쿠팡의 대표물류 서비스 '로켓배송'은 업계에 파란을 일으키며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는 평가다. 하지만 막대한 손실을 기록하며 논란을 불렀지만 결과적으로 타 이커머스 업체가 갖지못한 '경쟁력'이 됐다.

2조 원을 수혈받은 쿠팡은 올해 더욱 공격적 경영에 나서고 있다. 우선 전국 10여 곳에 축구장 151개 넓이 규모인 38만평의 물류센터를 구축하고, 로켓배송, 새벽배송, 로켓와우 등 새로운 서비스도 꾸준히 출시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소셜커머스 업계 76%점유율을 기록중인 쿠팡은 업계 1위를 더욱 공고히 할 방침이다.

롯데는 가장 큰 돈을 투자하는 만큼 유리한 고지를 점령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올해 롯데글로벌로지스와 롯데로지스틱스 합병을 통해 물류 지배력도 확대할 예정이다. 물류·유통·투자금액 등 전반적으로 살폈을때 향후 이커머스 업계 1위에 가장 가까울 것으로 평가된다.

쿠팡은 많은 부채로 인한 재무건전성이 우려되지만 최근 가장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고, 수혈받은 2조원으로 공격적 투자를 진행해 시장 점유율을 더욱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쿠팡하다'란 신조어까지 번지고 있을만큼 쿠팡의 브랜드 이미지는 타 업체가 흔들수 없을만큼 견고하다. 여기 더해 전국 물류망과 현재 짓고 있는 대형 메가 물류센터, '쿠팡맨'이란 직영 배송직원은 롯데나 신세계에 없는 큰 무기다. 

신세계는 지금까지 발표된 투자금액은 1조원으로 다른 2개사 대비 가장 적고, 자체 보유한 물류망도 없어 상대적으로 약체로 분류된다. 하지만 신세계는 국내 최대 마트인 이마트를 보유하고 있고, 상품 소싱력이 가장 뛰어나단 장점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단순 수치만으로 어디가 우위를 점했다고 보긴 어렵다"며 "3개사 모두 강점과 차별점이 있는 만큼 올해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