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금융결산㊥] '채용비리' 발칵... 적폐중심에 선 은행·금감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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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금융결산㊥] '채용비리' 발칵... 적폐중심에 선 은행·금감원
  • 김흥수 기자
  • 승인 2017.12.20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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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은행장 옷 벗긴 채용비리 논란... "터질게 터졌다"
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심상정의원, 이광구 전 우리은행장, 최흥식 금감원장, 최종구 금융위원장

2017년 한 해 금융계의 인사와 관련한 최고의 화두를 꼽는다면 현직 은행장의 옷까지 벗게 만든 '채용비리' 사건이다.

지난 10월 국회 정무위 국정감사에서 정의당 심상정 의원은 우리은행의 신입사원 채용비리를 폭로했다. 심의원은 "우리은행이 부정 청탁을 받고 지난해 신입사원 공채에서 국정원 자녀, 금감원 임원자녀, VIP 고객 자녀 등 16명을 합격시킨 것으로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심의원의 폭로로 인해 가뜩이나 채용비리 문제로 시끄러웠던 금감원이 발칵 뒤집혔다. 지난 해 불거진 변호사 채용비리 사건의 재판결과가 채 나오기도 전에 또 다시 채용과 관련한 비리가 터져 나오며 ‘채용비리원’이라는 비아냥까지 감수해야 했다.

우리은행의 채용비리 사건을 접한 금융계의 종사자들은 대부분 ‘남의 일이 아니다’라는 반응과 ‘터질 게 터졌다’는 반응이 공존한다. 금융권의 채용비리는 그만큼 공공연한 비밀이 되어 있었던 셈이다. 심의원도 국감에서 "우리은행에서 이런 일이 벌어질 정도면 다른 시중은행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비판했다.

공공금융기관의 본부장까지 역임했던 ‘A'씨는 “낙하산을 타고 들어온 신입사원이 하도 업무태도가 불량해 지방으로 발령을 냈다가 도리어 내가 지방으로 쫓겨 갔다가 결국 대기발령까지 받았다”고 증언했다. 또 다른 금융기관의 전 인사담당 임원의 말을 빌자면 “채용이나 인사철이 되면 휴대전화에 불이 날 지경으로 업무를 볼 수 없을 정도”라고 한다.

금융기관을 관리감독해야 할 금감원이 솔선수범(?)해서 채용비리를 저지르고 청탁을 하고 있으니 산하기관에서야 오죽 하겠느냐는 지적이다.

심의원의 폭로가 있은 지 1주일여가 지난 후 문재인 대통령은 “채용비리는 사회에 만연한 반칙과 특권의 상징이며 실업으로 고통 받는 청년들에게 좌절과 배신감을 안겨줄 수 있는 중대 사안”이라며 “이번 기회에 채용비리 등 반칙과 특권 고리를 완전히 끊어내겠다는 결연한 각오로 채용비리의 진상규명을 철저히 할 것”을 강조했다.

이 사건은 결국 현직 은행장의 옷을 벗기는 초유의 사태로까지 번졌으며 여전히 현재진행형인 상태이다.

채용비리에 이은 금융계 인사의 굵직한 화두는 정권교체와 맞물리며 교체된 금융감독 당국의 수장들과 금융지주의 회장·행장 분리 인사이다.

대통령 탄핵이라는 초유의 사태로 인해 9개월여 앞당겨진 정권교체는 금융감독 당국 수장들의 임기도 단축시켰다.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은 10개월, 진웅섭 전 금감원장은 3개월의 임기를 앞두고 있었다.

정권교체에 이어 벌어진 금융지주사의 회장·행장 분리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BNK금융지주가 지난 7월 회장과 행장직을 분리하기로 결정한 데 이어 다음달인 8월 JB금융지주 역시 지주 회장과 광주은행장을 분리했다. KB금융지주 역시 윤종규 회장이 연임에 성공하고 허인 국민은행장이 지난달 임기를 시작하면서 KB금융의 회장·행장 분리 경영이 3년 만에 재개됐다. 이로써 지방 금융지주사를 포함한 모든 금융지주사들이 회장과 행장을 분리하는 경영시대를 맞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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