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금융결산㊤] 카뱅·블록체인... '핀테크' 빅뱅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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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금융결산㊤] 카뱅·블록체인... '핀테크' 빅뱅 시작됐다
  • 김흥수 기자
  • 승인 2017.12.13 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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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아치는 4차산업혁명 물결... 금융권, 비대면채널 확대 사활
사진=픽사베이

2017년 한 해 동안 금융권도 디지털을 기반으로 한 4차 산업혁명의 거대한 물결을 피해갈 수 없었다. 금융과 IT기술융합을 뜻하는 '핀테크(FinTech)'는 모바일 플랫폼 중심의 비대면 채널의 폭증을 이끌어내며 필수불가결한 변화의 흐름으로 인식되고 있다. 게다가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이 등장하면서 디지털 금융 분야는 금융권의 운명을 뒤바꿀 수 있는 경쟁시장으로 진화했다.

또한 비트코인으로 대변되는 가상화폐도 IT에 기반한 금융컨텐츠임을 감안하면 향후 금융산업은 ‘디지털의 이용’이 아닌 ‘디지털에 종속’된 형태로의 변화가 불가피해 보인다.

지난 4월 K뱅크로 시작된 인터넷전문은행의 출범은 기존 은행권에 비해 월등한 수준의 IT 플랫폼과 기술을 등에 업고 기존시장을 위협하고 있다. GAFA(구글, 애플, 페이스북, 아마존), BAT(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로 불리는 미국과 중국의 거대 IT 기업들이 금융산업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는 것과 궤를 같이 한다고 할 수 있다.

지난 8월에 출범한 카카오뱅크는 출범 100일 만에 신규 고객 435만명, 수신 4조200억원, 여신 3조3900억원, 체크카드 318만개라는 성적을 거뒀다. 카카오뱅크의 이러한 실적은 다른 시중은행이 지난 1년간 비대면 채널로 유치한 고객의 30배에 가까운 수치이다.

인터넷 전문은행은 시중은행들이 ‘집토끼 지키기’ 전략을 펴도록 하는 ‘메기효과’를 일으켰다. 시중은행들은 대출금리를 낮추고, 예금금리 특판을 내놓는 등 분주하게 움직였다. 인터넷전문은행은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지점 없는 은행'이라는 새로운 개념과 금융산업 영역 확대를 내세우며 흥행에 성공했다.

국내 시중은행들은 디지털 플랫폼 개발이 경쟁력 확보 차원을 넘어 생존권이 달린 사활의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 각 은행들은 새로운 시대의 경영전략으로 디지털 금융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는 형국이다.

이는 비단 시중은행뿐이 아니다. 보험, 신용카드, 저축은행 하다못해 대부업체들까지도 디지털을 기반으로 한 비대면채널 확대에 회사의 사활을 걸고 있다.

디지털의 진화는 모든 산업을 소비자의 손 안에 집합시키고 있다. 금융산업 또한 소비자의 손 안에 모든 것을 담지 못하면 살아남기 어려울 수 밖에 없게 됐다. 중앙집중식 금융기관의 독점성은 이미 약화되었고 분산화된 오픈플랫폼이 새로운 금융시장으로 대두되고 있다.

지난 해 8월 금융위의 ‘금융권 공동 핀테크 오픈 플랫폼’ 개통선언을 필두로 금융결제원을 주축으로 한 16개 은행과 코스콤을 중심으로 한 14개 증권사가 오픈API에 참여했다. 온라인으로 숨어버린 소비자를 좇아 금융기관이 구축해낸 새로운 비즈니스 영역이다.

'오픈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를 통해 구체화되고 있는 오픈 플랫폼은 진화의 끝이 어디인지 전문가조차 가름을 못 하고 있는 실정이다.

'블록체인(Blockchain)'을 핵심기술로 생산된 가상화폐는 전통적인 금융산업의 영역을 파괴했다. 소비자 보호 등 논란의 여지는 남아있지만 금융산업 스스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열었다는 점은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금융전문가들은 우리나라 금융권의 오픈API, 블록체인 관련 정책은 시대에 뒤쳐지고 있다고 평가한다. 금융감독체계가 IT산업의 진화를 따라가지 못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미국 시장에서 오픈API가 빠르게 확산된 시기는 2010년 7월 금융소비자의 정보 접근성을 보장하는 ‘도드-프랭크법’이 발효된 직후부터이다.

금융과 IT기업의 융합 또한 하나의 시류로 자리잡고 있다. 냉장고 문에 달린 스크린으로 은행업무를 볼 수 있고 자동차에 장착된 시스템으로 대금결제를 할 수 있는 세상이 됐다. 또한 보험사의 플랫폼을 통해 온라인 진료 예약과 진단, 치료법 추천을 받을 수도 있다.

올 한 해 국내에서는 금융과 IT기업의 융합이 활발하게 일어났다. 로보어드바이져나 보험산업의 디지털라이제인션 등 몇몇 분야는 글로벌 추세보다 늦게 도입된 편으로 적극적인 기술개발과 협력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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