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라델피아 크림치즈 용량 줄여"... 동서식품 1년뒤 고지,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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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라델피아 크림치즈 용량 줄여"... 동서식품 1년뒤 고지, 왜?
  • 배소라 기자
  • 승인 2024.03.25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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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델리즈가 제조하고 동서식품이 수입·유통
제품 용량과 원료 함량 변경 내용 홈피에 고지
용량 줄고 가격 그대로... 슈링크플레이션 도마
동서식품 "유크림·우유 새롭게 배합한 새 제품"
한국소비자원 "기존 제품으로 소비자 오인할 수 있어" 권고 조치
사진=동서식품 홈페이지 갈무리
사진=동서식품 홈페이지

동서식품이 호주 식품기업 '몬델리즈'로부터 수입해 판매 중인 '필라델피아 크림치즈' 제품 용량과 일부 원료 함량이 지난해 4월 변경됐다는 내용을 한국소비자원 권고에 따라 홈페이지에 고지했다. 가격은 기존과 동일하지만 용량은 200g에서 190g으로 10g 줄었다. 

25일 동서식품에 따르면 필라델피아 크림치즈 제조원인 몬델리즈 측은 제품 물성과 품질 개선을 위해 유크림 함량을 기존 49%에서 17%으로 줄이고, 우유의 함량을 66.6% 늘려 새롭게 배합했다. 용량은 기존 200g에서 190g으로 변경했지만 소비자 가격은 190g 기준 4,900원으로 기존과 동일하다. 

신규 필라델피아 크림치즈는 지난해 4월 5일(출고일 기준)부터 시중에 판매되고 있다. 동서식품은 용량과 내용물이 변경된 것을 소비자가 인지할 수 있도록 표기 사항과 패키지 디자인도 변경했다. 동서식품 관계자는 "새로워진 필라델피아 크림치즈는 성분이 많이 변경돼 리뉴얼이 아니라 신제품에 가깝다. 기존 제품은 더 이상 생산되지 않는다"며 "지난해 4월 출시 당시 새 제품이라는 정보를 3개월 동안 TV 광고와 아이캐쳐(제품에 부착하는 스티커)를 통해 알렸다"고 말했다. 

동서식품이 뒤늦게 홈페이지에 고지한 것은 한국소비자원의 권고사항에 따른 조치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기존 제품이 아닌 새로운 제품이라 필라델피아 크림치즈의 경우 슈링크플레이션에 해당한다고 보긴 어렵다"면서도 "다만 자세히 살펴보지 않으면 필라델피아 고유 로고가 크게 박혀 있어 소비자들이 기존 제품으로 오인하고 구입할 수 있기 때문에 소비자에게 정보 제공이 필요하다고 권고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슈링크플레이션은 양을 줄이는 '슈링크(shrink)'와 물가 상승을 뜻하는 '인플레이션(inflation)'의 합성어다. 

한편, 슈링크플레이션을 막기 위한 법적 기반이 이르면 내달 마련된다. 공정위는 소비자에게 알리지 않고 용량 등 상품의 중요사항을 변경하는 행위를 사업자의 부당행위로 지정하고, 고지 위반 시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하는 '사업자의 부당한 소비자거래행위 지정 고시' 개정을 추진 중이다.

개정안이 시행되면 용량 등 중요사항을 변경할 경우 그 내용을 포장지나 제조사 홈페이지 공지 또는 판매장소에 게시하고, 한국소비자원에 통지해야 한다. 위반하면 500만원, 두 번 위반하면 1,000만원을 부과하기로 했다. 의견수렴을 통해 접수된 의견을 반영한 후 규제심사 등의 절차를 거쳐 이르면 내달 발령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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