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 압박' 노조에 갈길 바쁜 삼성·주주들 노심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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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 압박' 노조에 갈길 바쁜 삼성·주주들 노심초사
  • 최종희
  • 승인 2024.03.20 21: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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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주주총회 위기감 감돌아
15조 적자, 반전카드 찾기 전전긍긍
‘휴일 더 달라’ 노조와 정반대
무리한 요구에 정재계 우려
노조 파업에 강경 대응 주문도
20일 열린 삼성전자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이 남긴 응원의 메시지.(사진=최종희 기자)
20일 열린 삼성전자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이 남긴 응원의 메시지.(사진=최종희 기자)

갈길 바쁜 삼성전자가 노조 파업으로 발목 잡힐까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재계는 물론 삼성전자 주주들도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20일 경기도 수원에서 열린 삼성전자 주주총회에서도 노조 파업 우려가 제기됐다. 이번 주주총회 의장을 맡은 한종희 부회장에게 한 주주는 “노조 파업 위기에 대한 경영자의 대처는 어떤 것이냐”고 물었다.

이에 한 부회장은 “노조가 파업할 경우 관련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가용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경영 및 생산 차질을 최소화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무엇보다 상생의 노사 관계 구축을 최우선으로 두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명분 없는 노조 파업에 대한 강경 대응을 주문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파업으로 인해 주요 사업 계획이 미뤄줘선 안 된다는 지적이다.

이날 주주들은 “삼성 반도체가 1분기 흑자로 전환됐지만, HBM 등 고부가가치 제품의 점유율이 반등하지 않고 있다”며 “파운드리사업은 여전히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고 염려했다. 이어 “대만 TSMC와의 격차도 2019년 44%에서 올해 51%로 더욱 벌어졌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위기감에 더해 회사 경쟁력 강화에 노사가 전력투구 해달라는 당부도 쏟아졌다.

하지만 노조 분위기는 정반대다. 휴일을 더 달라고 요구하며 파업을 운운하고 있다.

삼성전자 노동조합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이하 전삼노)’은 주주총회 이틀 전인 18일 교섭 결렬을 선언하고 쟁의행위 찬반 투표에 돌입했다. 막판에 유급휴일 하루를 추가해달라는 요구가 수용되지 않은 결과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은 지난해 15조에 달하는 적자를 냈다. 그럼에도 물가인상률을 상회하는 5.1% 인상안을 전삼노에 제시했다. 추가로 장기근속휴가 확대, 창립기념일 20만 포인트 지원 등을 약속했다. 이에 더해 난임휴가 일수와 임신 중 단축 근무기간도 늘려주기로 했다.

전삼노 요구가 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한국경영자총협회(이하 경총)가 최근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년간 한국 대기업 임금 인상률은 157.6%에 이른다. 반면 같은 기간 일본은 오히려 6.8%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총 관계자는 “노조의 주장처럼 대기업이 무리하게 임금을 지속 인상할 경우, 임금 격차 및 이중구조 문제가 심화돼 다양한 사회적 갈등을 유발할 수 있다”며 “삼성과 같은 고임금 대기업일수록 임금인상을 최대한 자제하면서 청년일자리 확대와 중소협력사 경영여건 개선에 노력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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