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밸류업' 대응... 적극적 주주환원책으로 '투심' 개선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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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밸류업' 대응... 적극적 주주환원책으로 '투심' 개선 나선다
  • 전지윤 기자
  • 승인 2024.03.20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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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메리츠證, 3개년 주주환원책 제시
NH證, 보통주 약 417만주 소각... 500억원 규모
키움證, '기업가치 제고방안'... 자사주 소각 外
'밸류업 프로그램' 영향... 증권株 투심 개선될까
여의도 증권가 전경. 사진= 시장경제신문DB
여의도 증권가 전경. 사진= 시장경제신문DB

정부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추진 중인 가운데 증권사들이 주주총회에서 적극적인 주주환원책을 내놓고 있는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그간 저 주가순자산비율(PBR)주로 분류돼 왔던 증권주들이 이번 주주가치 제고방안을 통해 투자자들의 투심 개선을 이끌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지난달 말 이사회를 열고 보통주 1000만주(약 822억원 규모)에 대해 소각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같은날 약 898억원 규모의 배당금 지급도 의결했다. 총 1720억원 어치의 주주환원 성향은 조정 당기순이익(연결 기준 지배주주 기준) 대비 약 52.6%다.

뿐만 아니라 '2024~2026년 주주환원 정책'을 결정하면서 실적과 관계 없이 3년 동안 매년 보통주 1500만주 이상을 소각하겠다고 밝혔다. 매년 자사주 소각 물량의 선을 명시해 정해 둔 것은 업계 내 처음이다. 

메리츠증권의 모회사인 메리츠금융지주는 지난해 회계연도부터 자사주 매입·소각, 배당 등을 포함해 주주환원율을 당기순이익의 50%로 설정, 이행 중이다. 최근 경영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총 4483억원의 배당금을 지급한다고 밝혔으며 자사주 소각과 배당을 합친 총 주주환원율은 51%로 집계됐다. 

메리츠금융지주는 앞으로의 기준점을 당기순이익의 50%보다 더 높게 해 더 적극적인 주주환원책을 이행할 방침이다. 올해는 지난해 매입한 자사주 약 6400억원에 대한 소각도 진행한 바 있다. 

NH투자증권 역시 지난 12일 500억원 규모의 보통주 약 417만주를 6월 11일까지 매입 후 소각하겠다고 전했다. NH투자증권의 자사주 매입과 소각은 13년만이다. 이번 자사주 소각 규모는 지난해 별도 기준 당기순이익의 증가 폭 중 약 50%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아울러 보통주 1주당 800원, 우선주 1주당 850원의 현금배당도 결정했다. 배당성향도 지난해 당기순이익의 65% 수준으로 타 증권사들보다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배당금 총액은 약 2808억원이다. 

키움증권도 이사회를 열고 주주환원책 강화를 위해 자사주 소각 계획을 밝혔다. 이미 취득한 자사주 209만5345주(발행주식의 7.99%)를 2026년까지 매년 3분의 1씩 소각한다는 계획이다.

주주환원율은 2025년까지 별도 당기순이익 기준 30% 이상을 유지하겠다는 방침이다. 2026년 이후에도 3개년 단위로 중기 주주환원책을 지속적으로 선정해 이행키로 했다. 

키움증권은 지난해 배당금액을 881억원으로 확정했다. 자사주 취득액 700억원까지 합치게 되면 주주환원율은 47%에 달한다. 

엄주성 키움증권 대표이사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취지에 부합할 수 있도록 우리 회사의 주주환원책을 예측 가능한 주주친화정책으로 대폭 강화하겠다"며 "업계 최고 수준의 ROE와 플랫폼 경쟁력을 바탕으로 주주가치를 극대화해 투자자 신뢰에 보답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증권사들의 이와 같은 주주환원책 강화는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대응으로 관측된다. 업계에서는 증권사들이 실질적인 방안을 제시하기 시작하면서 증권주에 대한 투심도 개선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로 NH투자증권의 경우 지난 12일 주주환원책 발표 이후 이날(19일) 13시 기준 7.47% 오른 1만2900원에 거래되고 있다. 키움증권도 자사주 소각을 밝힌 당일(13일) 5.06% 뛰었고, 그 다음날인 지난 14일에도 2.90% 오르며 상승세를 그렸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해서 발표하고 난 후 금융 전반, 특히 증권주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높아졌다"며 "특히 증권사들이 발표한 주주환원 정책은 정부의 프로그램에 발맞춘 것으로 그 방향성을 몸소 실천하고 있다는 것이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지속해서 밸류업 프로그램을 통해 직접 수혜를 누릴 수 있는 종목으로 증권주가 꼽혀 왔고, 이것이 주가에 반영된 것으로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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