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근로시간 10년새 연 200시간 감소... 선진국 대비 150시간 이상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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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근로시간 10년새 연 200시간 감소... 선진국 대비 150시간 이상 많아
  • 유명환 기자
  • 승인 2024.03.03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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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노총, 주4일제 도입 추진 요청... 장시간 근로 탈피 분위기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우리나라 근로자들의 근로시간이 지난 10년 사이 월평균 16시간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연간으로는 200시간 가까이 감소한 셈이지만, 여전히 주요 선진국들보다는 150시간 이상 많다.

3일 고용노동부의 고용노동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종사자 1인 이상 사업체 근로자들의 월평균 근로시간은 156.2시간으로, 2022년은 158.7시간보다 2.5시간 줄었다.

연으로 환산하면 1874시간으로, 처음으로 연 1800시간대를 기록했다. 지난해만 놓고 보면 연간 근로일수가 전년 대비 하루 줄어든 데다 상대적으로 근로시간이 짧은 건설업, 숙박·음식점업, 보건·사회복지 서비스업 등의 종사자가 늘어난 것이 전체 근로시간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고 노동부는 설명했다.

우리나라 근로자들의 노동시간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전 세계적인 장시간 근로 탈피 흐름에 맞춰 주 52시간 등 제도적 효과, 고용형태 다변화 등이 영향을 미쳤다.

10년 전인 2013년의 근로시간은 월평균 172.6시간, 연으로는 2071.2시간에 달했다.

그러다 2017년 연 1995.6시간으로, 2000 시간 아래로 내려온 후 6년 만에 1900시간 밑으로 떨어진 것이다. 10년 사이 월 16.4시간, 연으로는 196.8시간 줄었다.

이 기간 상용 근로자들의 근로시간은 월 15.4시간, 임시일용직은 33.4시간 줄었다. 상용 근로자들의 경우 소정 실근로시간은 10년 사이 월 12.9시간 줄고, 초과 근로시간도 월 10.5시간에서 8.0시간으로 2.5시간 감소했다. 다만 이러한 감소세에도 여전히 주요국에 비해선 우리나라의 근로시간이 월등히 많은 편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임금 근로자(dependent employment)들의 근로시간은 회원국 평균 연 1719시간이다.

이 통계에 들어간 우리나라의 근로시간은 2022년 기준인 1904시간인데, 이보다 줄어든 작년 근로시간 1874시간과 비교해도 OECD 평균이 155시간이나 적다. 월로는 13시간 차이다.

2022년 기준 우리나라보다 연간 근로시간이 많은 나라는 OECD 회원국 중 콜롬비아(2381시간), 멕시코(2335시간), 코스타리카(2242시간), 칠레(2026시간) 등 중남미 4개국과 이스라엘(1천905시간) 등 5개국뿐으로, 2023년 우리나라 근로시간을 여기에 대입해도 순위는 그대로다.

우리나라가 여전히 장시간 노동 국가의 오명을 벗지 못하면서, 노동계를 중심으로 '주4일제 도입' 등 추가적인 제도 개편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한국노총 등 노동·시민단체들은 지난달 말 '주4일제 네트워크'를 출범시키고 주4일제 도입을 총선 공약으로 채택하라고 촉구했다.

정부도 장시간 노동 해소를 위한 근로시간 개편을 노사정 사회적 대화를 통해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휴식제도' 중심의 근본적인 개편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김근주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노동리뷰' 2월호에서 "근로시간 단축은 불가역적인 시대적 흐름이라는 사실을 인정할 필요가 있다"며 "근로자의 시간 주권 보장을 위한 휴식제도의 개편은 자연스러운 시대적 흐름에 따라 요구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연구위원은 ▲ 휴게시간의 경직성 완화(근무일간 11시간 휴식제도) ▲ 유급 주휴일제도의 무급화 ▲ 연차휴가의 보편적 사용촉진과 취득요건 개선 ▲ 적립형 근로시간제 도입 등이 논의될 수 있다고 제언했다.

양승엽 한국노동연구원 부연구위원도 근로시간 제도 역사의 큰 흐름은 "근로시간 단축과 휴식의 강화"라며 "근로시간 개편 방향은 연장근로 확대보다는 선택적 근로시간제와 재량 근로시간제와 같은 근로자의 선택권을 보장하는 유연근로시간제로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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