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가계부채 비율 하락폭 세계 2위... '세계 최대 가계부채 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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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가계부채 비율 하락폭 세계 2위... '세계 최대 가계부채 국가’
  • 유명환 기자
  • 승인 2024.03.03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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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부동산 거래 부진 등에 따라 급속히 낮아져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우리나라의 가계 빚(부채)이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크게 감소했다. 코로나와 초저금리 환경을 거치면서 유례없이 빨리 불어난 한국 가계의 빚 거품이 반대로 최근 높은 금리, 부동산 거래 부진, 대출 규제 속에서 세계 정상급 속도로 꺼지고 있는 셈이다.

3일 국제금융협회(IIF)의 세계 부채(Global Debt)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4분기 기준으로 세계 33개 나라(유로 지역은 단일 통계)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 부채 비율을 조사한 결과 한국(100.1)이 가장 높았다.

이어 홍콩(93.3%)·태국(91.6%)·영국(78.5%)·미국(72.8%)이 2∼5위를 차지했다. 우리나라는 코로나 유행이 시작된 2020년 이래 거의 4년째 불명예스러운 '세계 최대 가계부채 국가' 타이틀을 지키고 있다. 특히 여전히 조사 대상 국가 가운데 유일하게 가계 부채가 GDP를 웃돌았다.

다만 이번 조사 결과에서 희망적인 부분은, 1년 전과 비교해 한국 가계부채 비율의 내림 폭(-4.4%p·104.5→100.1%)이 영국(-4.6%p·83.1→78.5%)에 이어 두 번째로 크다는 점이다.

비율이 정점이었던 2022년 1분기(105.5%)보다는 5.4%p나 낮아졌다. 올해 GDP 성장률이 한국은행의 전망(2.1%)대로 2%를 웃돌고,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율이 목표(1.5∼2.0%) 안에서 관리된다면 가계부채 비율은 올해 중 100%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이 경우 한국 가계부채 비율은 2020년 3분기(100.5%) 100%를 뚫고 올라간 뒤 약 4년만에 처음 90%대로 내려오게 된다.

간 부채의 다른 한 축인 기업 빚의 경우 계속 세계적으로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작년 4분기 기준 한국의 GDP 대비 비(非)금융기업 부채 비율(125.2%)은 네 번째로 높았다. 한국을 웃도는 나라는 홍콩(258.0%)과 중국(166.5%), 싱가포르(130.6%) 뿐이다.

더구나 우리나라 기업 부채 비율은 1년 전인 2022년 4분기(121.0%)보다 4.2%p 더 올랐다. 러시아(8.4%p·72.9→81.3%)·사우디아라비아(8.2%p·55.6→63.8%)·중국(7.7%p·155.8→166.5%)·인도(7.0%p·53.7→60.7%)에 이어 5위 수준의 오름폭이다.

한국 정부 부문 부채의 GDP 대비 비율(45.1%)은 22위로 중하위권 수준이었다.

경제 규모와 비교해 정부 부채가 가장 많은 나라는 일본(229.9%)이었고, 싱가포르(173.1%)·미국(119.9%)·아르헨티나(91.1%)이 뒤를 이었다.

우리나라 정부 부채의 증가 속도는 중상위권에 속했다. 1년 전인 2022년 4분기(44.4%)와 비교해 증가 폭(0.7%p)이 미국(3.1%p·8위)보다 작고 러시아(0.6%p·19위)보다는 큰 16위 수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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