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건설 PF 사업장, 처리방안 '진통'... 59곳 중 10곳만 제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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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건설 PF 사업장, 처리방안 '진통'... 59곳 중 10곳만 제출
  • 유경표 기자
  • 승인 2024.02.25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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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곳 중 10여곳만 사업장 처리방안 제출
각 사업장 사정 따라 이해관계 복잡한 탓
마곡 CP4 준공에 3700억원 추가 자금 필요
태영건설이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 채권단의 워크아웃(기업개선 작업) 개시로 당장의 유동성 위기에서 벗어나게 됐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사진=연합뉴스

태영건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들이 아직 절반도 처리방안을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제출 마감 시한을 불과 하루 남기고 있음에도, 사업장마다 복잡한 이해관계를 조율하지 못하고 있어서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23일까지 태영건설과 관련한 PF 사업장 59곳 중 단 10여곳만이 산업은행에 사업장 처리방안을 제출했다. 마감일인 26일 상당수 사업장이 방안을 제출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그때까지 처리방안을 확정하지 못하는 사업장도 다수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는 사업장 사정에 따라 시공사를 유지하고 사업을 이어갈지, 대체 시공사를 선정할지, 사업을 이어간다면 추가 자금을 어떻게 조달할지 등 문제가 간단치 않기 때문이다. 브릿지론 단계 사업장의 경우 경·공매를 결정하면 일부 채권자가 원금 회수가 어려운 상황이 될 수 있다는 것이 걸림돌이다.

다만, 산업은행은 대부분의 사업장이 이달 말까지 처리방안을 제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사업장별로 사업 진행 상황과 대주단 구성이 달라 당초 일정 대비 처리방안 제출이 지연되고 있을 뿐이란 판단이다. 

태영건설 실사법인은 이 처리방안을 반영해 태영건설 실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태영건설의 부동산 PF 사업장 중 최대 규모인 마곡 CP4 사업장은 신규 자금 지원을 처음으로 결정하고, 해당 처리방안을 23일 산은에 제출했다. 

이 사업은 마곡 CP4구역에 지하 7층~지상 11층, 연면적 약 46만㎡ 규모의 복합 시설 '원웨스트 서울'을 건설하고 있다. 준공을 위해서는 3700억원의 추가 자금이 필요한 상황이다.

공정률 70% 시점부터 태영건설의 자체자금으로 공사를 해야 하지만,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으로 자금을 투입할 수 없게 되면서 추가 출자가 요구됐다.

교보생명, 신한은행, 산업은행 등 대주단은 해당 사업장의 분양 리스크가 적고 사업성이 보장된 만큼 추가 자금을 투입하자는 데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그러나 3700억원을 어떤 비율로 분담할 것인지는 합의를 이루지 못하고 있었다.

특히 지역 단위 신협이 다수 포함된 탓에 추가 출자 결정이 미뤄지기도 했다. 이에 신한은행이 참여하지 못하는 대주단 몫을 부담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논의가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추가 자금에 대한 금리 수준도 대주단이 시행사 측에 기존에 제시한 것보다 낮아졌다. 

대주단은 당초 롯데건설이 조성하는 PF 펀드의 금리를 활용해 8.5%에 수수료 1.0%를 추가한 9.5%를 금리로 제시한 바 있다. 하지만 태영건설이 과도한 금리라며 반발하자 23일 산은에 제출한 처리방안에는 금리 7.5%에 수수료 1.0%를 추가한 8.5%로 조건을 수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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