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 대신 치킨 기업 주식으로"... '소년개미' 세뱃돈 재테크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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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 대신 치킨 기업 주식으로"... '소년개미' 세뱃돈 재테크 열풍
  • 전지윤 기자
  • 승인 2024.02.13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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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개미'... 미성년 투자자 지속 증가세
"국내외 우량주... 성장성 높은 업종 흐름 타야"
반도체·AI 등 미래보장 산업, 변동성 방어 유리
공모주 열풍에 관련 투자에도 눈길
지난 7일 부산광역시 부산진구청 어린이집에서 원생들이 세배 방법을 배우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7일 부산광역시 부산진구청 어린이집에서 원생들이 세배 방법을 배우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설 연휴를 맞아 두둑해진 주머니에 '세뱃돈 재테크'를 노리는 미성년 투자자들이 증가하고 있다. 투자 포트폴리오도 기존에는 삼성전자 등 국내 우량주에 집중됐지만 최근에는 테슬라, 애플 등 해외 빅테크와 공모주 청약까지 다양해지고 있다. 

13일 KB증권의 통계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한 해 동안 KB증권 내 미성년 고객(0세부터 18세까지) 중 주식을 한 번이라도 보유한 고객은 17만5260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2019년 1만1632명에 그쳤던 것에 비했을 때 약 15배 가량 증가한 수준이다. 

최근 미래에셋증권에서도 미성년자 신규 고객이 4만명을 돌파했다고 밝힌 바 있다. 좌수는 4만2000좌를 기록했으며 이들 계좌의 평균 투자 금액은 555만원으로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초등학생의 비중이 37%로 가장 높았고 이어 ▲미취학 아동 31% ▲중학생 16% ▲고등학생 16% 등의 순이었다. 

미성년 투자자, 이른바 '소년개미'는 날로 증가해 왔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2022년 기준 미성년자 주식 보유 인원은 75만5670명에 달했다. 2019년까지만 해도 9만8612명에 그쳤으나 2020년 27만3710명, 2021년 65만6340명으로 지속 증가했다. 

이와 같은 증가세는 최근 국내외 주식에 대해 소수점 매매, 소액 투자가 가능해진 영향을 받았다는 분석이다. 뿐만 아니라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등을 통해 휴대폰으로 간편하게 주식 거래가 가능해진 것도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다.

실제로 KB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미성년자 주식 보유 고객 중 약 9.6%가 소액 투자를 활용한 소수점 주식을 보유했다. 또 국내주식과 해외주식 거래 시 미성년 자녀 고객들 중 각각 73.1%, 91.2%가 MTS를 이용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런 가운데 '어디에' 투자를 해야 하는지에 대한 관심도 쏠리고 있다. 세뱃돈 등 용돈을 받는 미성년 투자자들은 주식 투자 경험이 비교적 부족한 만큼 장기투자를 염두에 두고 성장성이 높은 업종의 흐름을 잘 타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국내 증시에 내재돼 있는 변동성을 염두에 두고 실적이 개선된 개별 종목이나 향후 성장성이 보장돼 있는 산업인 반도체와 인공지능(AI) 관련주가 방어에 유리하다는 입장이다. 뿐만 아니라 해당 산업의 경우 향후 실적 개선 가능성이 높아 장기투자 측면에서도 적절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특히 해외 빅테크 기업들이 주목받고 있다. KB증권의 미성년 자녀 고객들이 보유하고 있는 해외 주식 규모는 테슬라, 애플, 엔비디아, 알파벳A, INVESCO QQQ TRUST UN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토스증권의 미성년 고객들 역시 가장 많이 보유한 종목은 테슬라였으며 이어 애플, 삼성전자,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등으로 집계됐다. 

삼성증권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청소년들이 세뱃돈으로 투자하고 싶은 해외 주식 종목 중 애플이 35%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으며 이어 ▲알파벳A 23% ▲테슬라 20% ▲아마존 7% 순이었다. 

아울러 최근 열기를 띠고 있는 공모주 청약에 대한 관심도 역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KB증권에서 공모주 청약에 참여한 미성년 자녀 고객은 5만5373명에 달했으며, 동기간 평균 인당 2.7회 참여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미래에셋증권에서 IPO를 주관했던 2023년 하반기 공모주 청약의 미성년 고객 청약참여율도 38%를 기록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미성년 투자자들이 주식을 통해 직접 투자를 경험하는 양상이 늘고 있다"며 "교육적인 측면에서 긍정적인 효과가 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어린 투자자들을 위해서는 단기투자보다는 장기투자를 중점으로 두고 접근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라며 "특히 반도체와 AI의 경우 글로벌적으로 각광받고 있는 업종이고 그 성장성이 돋보이기 때문에 투자 가치가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KB증권 관계자는 "단순 예적금뿐만 아니라 주식 정기구매, 공모주 청약 등 주식 계좌를 활용해 포트폴리오를 다양화시키길 추천한다"며 "치킨을 좋아하는 아이라면 치킨 기업 주식, 최애 아이돌 소속사 주식, 좋아하는 운동화 브랜드 주식 등 소액으로 매매해 보면서 어린 시절부터 이슈와 시장상황에 따른 주가변동 등을 배우고 올바른 금융 관념을 세울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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