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다 집 못 지어"... 건설공사비 3년간 26% 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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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다 집 못 지어"... 건설공사비 3년간 26% 올라
  • 박진철 기자
  • 승인 2024.02.09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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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멘트·레미콘·평균임금 "다 올랐다"
국토부 "공사비 현실화 등 해법 찾을 것"
안정적 자재 수급, 건설 경기 회복 '관건'
서울시내 아파트단지. 사진=연합뉴스
서울시내 아파트단지. 사진=연합뉴스

최근 3년간 건설공사비가 빠르게 오르면서 건설 경기 부진을 부채질하는 모양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 지난달 말 발표한 2023년 12월 기준 건설공사비지수는 153.26(P, 잠정치·2015년 100 기준)으로 3년 사이 25.8%가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12.3%) 대비 2배 높은 수치이다. 건설공사비지수는 공사에 투입되는 재료, 노무, 장비 등의 가격 변동을 나타내는 지표다.

2020년 말 121.80이었던 건설공사비지수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영향으로 주요 원자재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2021년 14.0%, 2022년 7.0% 상승했다. 건설용중간재물가지수도 2020년 12월 106.4에서 지난해 12월 144.2로 3년간 35.6% 치솟았다. 같은 기간 생산자물가지수 상승률보다 12.2%p 높은 수준이다.

공사비 인상으로 공공사업이 차질을 빚는 것은 물론 민간 재건축·재개발 사업장에서도 조합과 시공사 간 분쟁이 잇따르고 있다.

공사 현장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포틀랜드시멘트와 고로슬래그시멘트 가격은 최근 2년 동안 약 30% 안팎 올랐다. 레미콘 가격 역시 2021년 6.2%, 2022년 22.0%, 작년에는 6.9% 상승했다.

인건비 상승도 만만치 않다. 건설업 종사자 평균 임금은 2020년 4.7% 오른 뒤 2021년 3.9%로 상승 폭이 다소 낮아졌지만, 2022년에는 5.5%, 작년에는 6.7% 올랐다.

공사비 상승이 건설 수주와 건설 투자 감소를 부채질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국건설정책연구원은 올해 건설 수주, 건설 투자가 모두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안정적인 자재 수급이 전제돼야 주택 공급 활성화 대책, 사회기반시설(SOC) 예산 증액 등 정부의 건설 경기 활성화 정책이 긍정적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건설 공사비 상승이 건설 경기 부진의 중요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국토부는 공공·민간 공사에서 건설사들이 적정 공사비를 확보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전력을 다하고 있다. 

이와 관련 박상우 국토부 장관은 지난 6일 대한건설협회 등 건설업 유관 단체들과의 간담회를 열고 "공사비 상승이 불가피하게 발생하고 있는 현실을 인정하고 정부 내에서 이 문제에 긍정적 시각을 갖고 해법을 찾아보겠다"고 위로한 바 있다.

이에 더해 정부 발주 공공사업에서 물가 상승을 반영해 공사비 책정을 현실화하는 방안 등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급격하게 오른 공사비 때문에 현장 곳곳에서 공사가 중단되고, 분쟁이 일어나자 국토부는 공사비 분쟁 방지를 위한 정비사업 표준계약서를 내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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