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PF 브릿지론, 충당금 100%... 금융사 1대1 면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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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PF 브릿지론, 충당금 100%... 금융사 1대1 면담"
  • 김호정 기자
  • 승인 2024.01.28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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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부동산 PF' 충당금 적립 수준 집중 점검
'본 PF' 전환 안 된 브릿지론, 손실 100% 인식… 지침 전달
저축은행 토지담보대출, 부동산 PF 수준 충당금 적립 요구
'PF 부실 사업장' 구조조정… 시행사 자기자본 요건 상향 검토
금융감독원 사진=연합뉴스
금융감독원 사진=연합뉴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에 따른 시장 불인이 지속되자 금융당국이 PF 충당금 적립 수준을 집중 점검한다. 부동산 PF 대출 부실에 따른 금융 불안이 업계 전반으로 확산되기 전, 미리 차단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금융감독원은 PF 대출 건의 사업성을 평가하는 구체적 기준을 제시하고, 기준에 맞지 않은 충당금을 적립하면 해당 금융기관 경영진과 1:1 면담을 실시하겠다는 방침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금감원은 25일 저축은행과 캐피탈, 상호금융 업계 임원들을 불러 PF 리스크 점검회의를 열었다. 금융당국은 이날 회의에서 '본 PF' 전환이 안되는 브릿지론은 결산에서 '예산 손실 100%'로 인식해 충당금을 적립할 것을 주문했다. 

브릿론은 착공 이전 단계에서 시행사가 토지 매입을 위해 조달하는 자금이며, 제2금융권이 10~20%의 금리를 받고 자금을 빌려준다. 

금감원은 '본 PF'로 전환된 사업장 가운데서도 공사가 지연되거나 분양률이 낮은 경우, 사실상 부동산 PF 성격을 지닌 저축은행 토지담보대출의 경우 각각 그에 상응하는 충당금 적립을 요구했다.  

금감원은 다음달부터 본격적으로 진행되는 작년 말 기준 결산 검사에서 PF 부실 대비 충당금 적립 적정성을 집중 점검할 방침이다.

금감원은 당기순이익을 낸 금융회사는 원칙적으로 충당금을 최대한 적립하도록 했는데, 이를 회피하고 배당이나 임직원 성과급 지급에 우선순위를 둘 경우 엄중 제재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금감원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검사국 차원에서 일대일 면담을 통해 밀착 점검할 것"이라며 "자산 건전성 분류나 충당금 적정성을 제대로 따지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전체 금융권의 PF 연체율은 2022년 말 1.19%에서 지난해 9월 말 기준 2.42%로 상승했다. 같은 기간 저축은행의 PF 연체율은 2.05%에서 5.56%로 급증했다. 

그러나 금융사들이 만기 연장을 통해 부실을 미루는 방식으로 대응하다 보니 PF 구조조정은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사업성 부족으로 경·공매가 진행되는 PF 사업장은 지난 9월말 기준 120곳으로 전체 PF 사업장 3천여 곳의 4% 수준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경·공매나 매각 등이 잘 이뤄지지 않은 부분에 대한 답답함이 있다"며 "(구조조정이) 적정 시장 가격에 맞춰져야 낮은 가격에 (토지를) 산 사업자들이 다시 사업을 진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최근 부동산 개발 사업 추진 방식과 관련된 연구용역을 한국개발연구원(KDI)·한국조세재정연구원·국토연구원에 맡기며 PF 시장 제도 개편에도 착수했다. 

통상적으로 시행사들은 부동산 개발 사업의 시작이라 할 수 있는 토지 매입비부터 대출을 받아 조성하는 경향이 있다. 처음부터 은행 빚으로 사업을 시작하는 셈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부동산 업황이 조금만 부진해도 신용경색이 발생하고, 그로 인한 금융 불안이 자본 시장 전체로 확산되는 폐해가 반복됐다.  

정부는 부동산 PF 사업자의 자기 책임을 높이는 방향으로 제도 개선을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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