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 못 갚아 집 넘겼다…작년 '부동산 경매' 10만 건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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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 못 갚아 집 넘겼다…작년 '부동산 경매' 10만 건 돌파
  • 김호정 기자
  • 승인 2024.01.28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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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임의경매 연간 10만건... 2012년 이후 처음
고금리에 부동산 침체 겹치며 '영끌족' 한계 상황
수도권 전세 사기 피해 건물 상당수 경매 진행
서울 아파트 단지. 사진=연합뉴스.
서울 아파트 단지. 사진=연합뉴스.

무리하게 대출을 받아 집을 구매한 ‘영끌족’들이 고금리를 버티지 못하고 결국 집을 경매로 넘기는 일이 속출하고 있다.

저금리 시절 대출을 최대한 받아 집을 마련했지만 부동산 침체와 고금리 현상이 장기간 지속되자 이자를 감당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해 부동산 임의경매 개시결정 등기 신청 건수는 총 10만5614건으로 전년(2022년) 대비 61%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신청 건수가 10만 건을 넘어선 것은 2014년(12만4253건) 이후 9년 만이다.

임의경매는 부동산을 담보로 돈을 빌린 채무자가 원금과 이자를 제때 갚지 못할 경우 은행 등 채권자가 당해 부동산을 경매에 넘기는 절차를 말한다.

임의경매 개시결정 등기가 신청된 부동산(토지, 건물, 집합건물 등) 가운데 아파트와 오피스텔, 다세대 주택 등 주로 주거용으로 쓰이는 집합건물이 가장 많았다.

지난해 경매로 넘어간 집합건물은 3만9059건으로 전년(2만4101건) 대비 62% 증가했다. 지난해 전세사기 피해가 집중된 경기도의 집합건물 임의경매 등기신청 건수는 2022년 5018건에서 1만1106건으로 두 배 넘게 뛰었다. 수원시의 경우 전년(352건)에서 181%(990건) 급증했다.

경기에 이어 서울이 4773건, 부산이 4196건을 기록하며 각각 전년 대비 74.1%, 105.4%의 증가율을 보였다.

부동산 경매 데이터 전문기업 지지옥션 이주현 선임연구원은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금리가 여전히 높다"며 "부동산 시장 위축으로 거래도 잘되지 않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집값 상승기 무리하게 대출을 받아 집을 산 영끌족 가운데 원리금 상환 부담을 버티지 못하는 이들의 임의경매 매물이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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