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연이은 불법 공매도에 '공매도 전면금지'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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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연이은 불법 공매도에 '공매도 전면금지' 논의
  • 유명환 기자
  • 승인 2023.10.29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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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정서 '전체 종목 공매도 금지' 사전 조율
이미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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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글로벌 투자은행(IB)의 관행적인 불법 공매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체 상장종목에 대한 '공매도 전면 금지' 논의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개인투자자 5만명 이상이 국회 청원을 통해 제도 개선을 요구한 데 이어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공매도를 일시적으로 중단한 뒤 근본적 대책을 세워달라는 요구가 나온데 따른 것이다.

29일 국회와 금융당국에 따르면 국내 증시에서는 2021년 5월 3일부터 코스피200과 코스닥150 지수 구성 종목에 대한 공매도가 이뤄져 오고 있다. 앞서 공매도 전면 금지 조치는 코로나 위기로 인해 2020년 3월부터 6개월 시한으로 이뤄졌다가 두 차례 연장을 거쳤다. 당시 공매도 전면 금지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2011년 유럽 재정위기에 이은 증시 역사상 3번째 조치였다. 대형 종목에 한해 부분 재개됐지만 그 외 종목에선 여전히 공매도 금지가 지속되고 있다.

이 때문에 '공매도 완전 금지' 및 '완전 재개'는 한국 증시의 화두였다.

공매도가 일부 종목에 한해 재개된 상황에서 개인투자자들은 주가 하락 주범 중 하나로 공매도 세력을 지목하며 공매도 전면 금지를 지속해서 요구해왔다.

반면 금융당국은 개인 투자자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불법적 거래 기법'이 아닌 '글로벌 스탠다드'라는 점을 강조하며 공매도 정상화는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정부는 국내 증시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DM) 지수 편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면서 공매도 전면 재개 시기를 저울질해 왔다.

앞서 이복현 금감원장은 지난 3월 한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금융시장 불안이 몇 달 내 해소된다면 되도록 연내 공매도 금지 조치를 해제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최근 금감원이 이달 글로벌 IB인 BNP파리바와 HSBC의 조직적·관행적 불법 공매도를 적발하면서 공매도 전면 금지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개인 투자자들이 공매도 개선을 요구하는 국회 국민동의 청원을 냈고 동의자가 5만명을 넘어서면서 국회에서도 관련 논의가 본격 시작됐다.

당정은 공매도 전면 금지를 포함한 공매도 개선책 내용과 시기, 수위 등을 놓고 사전 조율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국회 관계자는 "금융위에 공매도 전면 금지를 포함한 여러 제도 개선 방향을 11월 초까지 보고 받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도 지난 27일 국회 정무위 종합감사에서 "공매도를 3개월 내지 6개월 정도 아예 중단하고 근본적인 대책을 세워야 할 때가 온 것 같다"는 국민의힘 윤창현 의원의 질의에 "원점에서, 국내 최고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투명하고 합리적인 절차를 통해 모든 제도개선을 해 보겠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제도개선 노력을 했지만, 최근 금감원 발표처럼 IB들이 계속해서 문제를 일으키는 것을 보고 개인투자자들이 주식시장을 신뢰하지 않는 충분한 이유가 있다고 저도 이해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공매도 전면 금지와 관련한 즉답을 피했지만, '공매도 완전 재개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기존 금융당국 입장에서 상당히 달라진 분위기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이날 국감에서 글로벌 IB의 불법 공매도 적발을 계기로 전수조사를 실시해야 한다는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 질의에 "그렇게 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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