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신주' 된 성장株 카카오... "주가반등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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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신주' 된 성장株 카카오... "주가반등 쉽지 않다"
  • 유명환 기자
  • 승인 2023.10.17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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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훈 전 대표 스톡옵션 행사로 95억 차익... 주주들 비난
올해 고점 대비 각각 38.78%↓... 고금리 기조도 악재
카카오 판교 사옥 아지트. 사진=연합뉴스
카카오 판교 사옥 아지트. 사진=연합뉴스

국내 증시에서 대표 성장주로 불리는 카카오의 주가가 연이어 하락세로 접어들면서 개인투자자들의 원성이 자자하다. 특히 신저가를 경신하고 있는 상황에서 남궁훈 카카오 전 대표가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 매각으로 95억원에 달하는 차익을 챙기자 기업가치를 스스로 추락시켰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시장은 당분간 하락국면에서 탈출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고금리 장기화 상황에 중동발 악재까지 겹치면서 글로벌 증시가 타격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카카오 주가는 올해 고점(2월 9일) 대비 각각 38.78% 하락했다. 

카카오의 주가하락은 한달전 부터 계속되고 있다. 지난달 27일 장 중에는 4만3150원까지 떨어지면서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올해 초 카카오는 주식시장 랠리로 상승했다. 지난 2월 9일 장 중 7만1300원까지 오르면서 연고점을 기록하기도 했지만, 이후 SM엔터테인먼트 인수 이후 내리막을 걷고 있다.

SM이슈 이후 실적악화라는 악재까지 겹쳤다. 올해 카카오의 1·2분기 영업이익은 각각 711억원·113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5.2%·33.7%가량 쪼그라들었다.

실적 악화는 광고 경기 둔화에서 비롯됐다. 장기간 이어진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과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박 등으로 인해 각국의 중앙은행이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하면서 기업들이 광고 비용을 큰 폭으로 감축했기 때문이다.

이 같은 기조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국내외 기업들이 감축했던 광고 비용을 조심스럽게 늘리고 있지만, 최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전쟁 발발로 글로벌 경기 둔화가 예상되면서 기업들이 재검토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증권가는 카카오의 올해 3분기도 부진한 영업익을 낼 것으로 전망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카카오의 올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시장 전망치 평균)는 전년 동기 대비 2.2% 가량 감소한 1470억원이다.

실적 악화에 따른 주가 하락과 더불어 카카오 경영진의 행태도 투자자들의 비판을 받고 있다.

남궁 전 대표는 최근 카카오 주가가 15만원이 회복되지 않은 시점에서 스톡옵션으로 주식을 매각한 이후 회사를 떠났다. 카카오 주가는 지난 12일 종가기준 4만3650원으로 작년 2월 주가인 8~9만원 대와 비교해 반토막이 난 상황이다. 

2021년 6월 24일 당시 카카오는 한 때 17만3000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해서 75% 가까이 떨어졌다. 앞서 카카오는 정부의 플랫폼 규제에 따른 골목상권 침해 논란, 자회사 ‘쪼개기 상장’, 문어발식 확장과 계열사인 카카오페이 경영진 먹튀 논란 등으로 주가가 곤두박질 친 바 있다. 

금리 인상으로 인해 실적 회복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지난 2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미국 기준금리가 7% 수준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카카오는 성장주기 때문에 금리가 오르면 주가 할인 요인이 커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카카오의 주가 반등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선화 KB증권 연구원은 “경기 둔화로 광고비 집행이 감소하는 가운데 인공지능(AI) 관련 투자 확대로 영업이익이 예상보다 감소할 것”이라며 “게임 부문에서 매출연동비가 증가하고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등 계열사 구조조정 비용 등 일회성 비용도 발생해 펀더멘털(기초 체력) 개선 시기가 재차 미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유진투자증권도 긍정적이지 않은 전망을 내놓았다. 정의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온라인 광고시장 반등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며 “톡비즈 광고 매출 성장률은 작년 동기 대비 5.1% 성장해 전 분기와 유사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또한, SM 인수 과정에서 문제가 된 경영진의 시세조종 혐의 등 사법 리스크도 주주들이 감안해야 할 부분으로 거론했다.

이어 “현재 카카오를 둘러싼 여러 소송과 검찰·금융감독원의 조사가 집중되며 경영진의 자원이 분산되고 있다”면서 “수사 결과에 따라 카카오뱅크 대주주 지위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는 만큼 사법리스크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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