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칼 끝에 카뱅 주가 '휘청'... 김범수 의장 운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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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칼 끝에 카뱅 주가 '휘청'... 김범수 의장 운명은?
  • 유명환 기자
  • 승인 2023.11.03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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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엔터 주가 조작 혐의에 2만원 붕괴
"시세조종 과정서 카카오 내부 통제 없었다"
"카카오뱅크 대주주 지위 위태로워"
김범수 카카오 전 의장이 10월 2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금융감독원에 SM엔터테인먼트 인수 주가 시세조종 의혹과 관련해 출석하며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범수 카카오 전 의장이 10월 2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금융감독원에 SM엔터테인먼트 인수 주가 시세조종 의혹과 관련해 출석하며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금융당국이 시세조종 혐의를 받는 카카오 법인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하자 카카오뱅크 주가가 2만원선 언저리서 오르내리고 있다. 업계는 법원이 카카오 법인에 대해 유죄로 판결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유죄로 판명나면 카카오의 카카오뱅크 대주주 적격성에 문제가 생겨 은행업에서 손을 떼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기 때문이다. 

지난달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30일) 카카오뱅크 주가는 1만 8460원에 거래를 마쳤다. 주가 하락은 김범수 전 카카오 의장이 금융감독원 조사를 받은 이후 2만원 밑으로 떨어지면서 52주 신저가를 또다시 기록했다. 2일 현재 20,300원까지 올라 잠시 숨을 돌린 상태지만 주변 상황에 따라 급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앞서 카카오는 당국의 시세 조종 의혹에 대한 조사가 이어지면서 지난 19일과 20일, 23일에도 장중 신저가를 경신한 바 있다.

금융감독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특사경)은 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 인수전 경쟁 상대인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할 목적으로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원아시아파트너스와 공모해 2400여억원을 투입, SM엔터 주가를 하이브 공개매수 가격 이상으로 끌어올린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고가 매수 주문, 종가 관여 주문 등 전형적인 시세조종 수법을 사용하고 금융당국에 주식 대량 보유 보고를 하지 않은 혐의가 있다.

소환 조사를 받은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겸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은 이번 검찰 송치 대상에서 제외됐다. 금융감독당국 안팎에선 특사경이 김 센터장을 더 조사한 뒤 따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사경은 “SM엔터 시세조종은 금융전문가그룹(집단), 법률전문가그룹까지 조직적으로 가담해 이뤄졌다”며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 등이 법무법인에 범행 수법과 은폐 방법을 자문하기도 했다”고 했다. 이어 “시세조종 과정은 회사 안팎의 통제를 받지 않은 채 비공식적 의사결정 절차를 통해 이뤄졌다”며 “카카오와 카카오엔터의 내부 통제가 전혀 이뤄지지 않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사경은 이번 사건 관련 피의자 18명 중 5명을 '우선 송치'한 것이라며 나머지 피의자들에 대해서도 추가 송치를 예고했다. 일각에선 금감원이 조만간 김 전 의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특사경이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에 대한 강제수사 과정에서 김 전 의장이 시세조종에 관여한 사실을 입증할 물증을 확보했다는 소리도 들린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지난 27일 국회 정무위원회 금융당국 종합 국정감사에서 김 창업자의 시세조종 개입 여부에 대한 조사 성과를 묻는 질문에 "절차에 따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 법인이 자본시장법 위반으로 벌금형 이상이 확정되면 카카오뱅크 대주주 지위를 잃을 수 있다. 카카오가 카카오뱅크 지분 27.17%를 보유한 대주주 기업이라서다. 인터넷은행특례법에 따르면 인터넷은행 지분을 10% 넘게 보유한 산업자본은 최근 5년간 조세범처벌법,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공정거래법 등 위반으로 벌금형 이상 처벌을 받은 사실이 없어야 한다.

업계는 금융당국이 카카오를 상대로 ‘대주주 적격성 충족 명령’을 내릴 수 있고 대주주 자격이 없다고 판단하면 카카오는 6개월 안에 보유 중인 카카오뱅크 지분(27.17%) 중 10% 초과분에 대해 처분해야 한다. 이 경우 대주주 지위는 소실된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를 둘러싼 여러 소송과 검찰과 금감원 조사가 집중되고 있고, 수사 결과에 따라 카카오뱅크 대주주 지위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는 만큼 유의할 필요가 있다"며 "카카오 주가 회복은 체질 개선과 신사업 효과가 본격화되는 내년 이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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