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뱅, 빅테크와 효율적 결합하며 급성장... 규제 더 풀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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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뱅, 빅테크와 효율적 결합하며 급성장... 규제 더 풀어야"
  • 정규호 기자
  • 승인 2023.09.20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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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의동 의원, 인터넷은행법 5주년 기념 토론회 개최
강경훈 동국대 경영학 교수 주제 발표
"韓 인뱅 빅3 시장 점유율, 美·EU·日 보다 높아"
"빅테크-금융 효율적 결합하며 급성장"
"사업다각화 등 지속가능 경쟁력 필요한 시점"
사진=시장경제DB
사진=시장경제DB

한국의 인터넷뱅크(인뱅)이 1995년 최초로 인터넷뱅크를 도입한 미국을 비롯해 유럽, 일본보다 성공적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20일 국회에서 유의동 의원 주최, 인터넷전문은행협의회 주관으로 열린 '인터넷은행법 5주년 기념 토론회'서 금융전문가들은 한결같이 인뱅 출범 5년을 '성공적'으로 평가했다. 인뱅 탄생으로 소비자 편익, 은행 경쟁, 금융 혁신을 달성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유의동 의원은 개회사를 통해 "은행산업을 말할 때 인뱅을 빼고 논할 수 없을 정도로 성장했다"며 "오늘 이 자리가 인터넷전문은행을 어떻게 더 편리하고, 유용하게 발전시킬 수 있을지 많은 논의를 하는 자리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인뱅 도입 성과와 향후 과제'라는 주제로 발표에 나선 강경훈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그동안 인뱅이 도입 취지를 충실히 이행하면서 시장에 안착했다고 평가했다.

강 교수는 "인뱅의 도입 취지는 금융혁신과 은행 경영 촉진, 금융서비스 증진이었고, 인뱅별로 조금씩 다른 비즈니스 모델을 추가하면서 대부분 시장에 안착했다"고 말했다. 

인뱅은 미국이 1995년 최초로 도입한 모델이다. 이후 유럽과 일본 등 금융 선진국들이 도입으로 이어졌다. 그럼에도 시장점유율 측면에서 비교하면 먼저 시작한 국가가 한국의 인뱅 빅3(카카오뱅크, 케이뱅크, 토스뱅크) 보다 저조한 실적이라는 게 강 교수의 분석이다.

빅3는 양적인 측면에서도 크게 성장했다. 케뱅의 고객 수는 2017년 출범 후 63만명에서 2023년 상반기 890만명까지 증가했고, 같은 기간 카뱅은 493만명에서 2174만명으로 늘었다. 인뱅 후발주자인 토스뱅크는 2021년 출범 당시 124만명으로 시작해 2023년 상반기 689만명으로 증가했다.

근무하는 근로자도 케뱅은 269명에서 528명, 카뱅은 371명에서 1506명, 토뱅은 231명에서 457명으로 늘었다. 자산은 케뱅이 1조3511억원에서 19조5505억원으로, 카뱅은 5조8422억원에서 50조5270억원, 토뱅은 14조3485억원에서 23조6292억원으로 증가했다. 

당기순익은 인뱅 3사 모두 도입 3~4년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케뱅은 출범 당시 -838억원 기록 후 2021년 225억원으로 첫 흑자전환 했고, 올해 상반기 250억원을 기록했다. 카뱅은 -1045억원 손실 후 2020년 1136억원으로 흑자전환했고, 올해 상반기 1838억원을 기록했다. 토뱅은 출범 당시 -806억원의 손실을 기록 후 손실 폭이 줄고 있다. 토뱅 측은 "현재 영업상황이라면 올해 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강 교수는 인뱅의 성과로 3가지를 꼽았다. 먼저 접근편의성 제고다. 인뱅은 소비자의 금융서비스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모든 업무를 비대면 모바일 방식으로 제공하고 있다. 강 교수는 "인뱅 출범 후 공인인증서 없는 인증 방식이 도입되는 등 금융 혁신이 일어났다"며 "이러한 혁신을 통해 2022년 Statista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카뱅이 중국 위뱅크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고 거론했다. 

강경훈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 사진=시장경제DB
강경훈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 사진=시장경제DB

두번째는 은행 경쟁 강화다. 강 교수가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가계 신용대출시장에 대한 시장집중도 지표인 HHI가 인뱅 설립 후인 2017년부터 확연히 낮아지고 있다. 2015년 9월 1070에서 2017년 12월 1040, 2022년 3월 980까지 떨어졌다. 

세번째는 소비자편익(중저신용자) 확대다. 강 교수는 "인뱅의 역할은 그 자체로 중금리 대출 시장을 확대시켰다기보다는 다른 업권을 자극해서 중금리 대출 시장의 규모를 키우고 금리 스프레드를 낮췄다"고 밝혔다. 

실제로 가격(금리) 측면에서 저축은행의 신용스프레드(신용점수 900점대 대출금리 -700점대 대출금리)는 2017년부터 줄어들기 시작하다가 2019년부터는 2%p에서 안정화됐다. 

이날 토론회에선 인뱅을 위한 제언도 나왔다. 패널 토론 좌장을 맡은 안수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인뱅 도입 후 기술혁신, 경쟁촉진, 소비자 편익증진에 기여하는 등 대체로 5년의 성과는 긍정적이지만 인뱅 발전을 위한 미래의 종합적인 정책방향 등이 구체적 보이지 않는다"며 "갈수록 국내에서 비즈니스모델이 특화된 전문은행(벤처특화은행, 소상공인특화은행)의 설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상황임을 고려할 때 인뱅의 지속가능한 경쟁력 제고 방안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패널 토론에서 김은경 KCB 연구소장은 “최근 2년 인뱅 대출실적을 보면 취약계층의 금융포용, 금융생활의 소비자 후생 증대 등의 성과를 거뒀다"면서도 "건전성에 기반한 포용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정보비대칭성 해소를 위한 제도적 지원과 혁신적인 평가모형에 대한 지속적인 발전노력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김시목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는 "법인 및 대주주에 대한 신용공여 금지, 비대면 거래방식 등에 있어서 지나치게 엄격한 규제를 일부 완화해 인뱅이 좀 더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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