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매매가 15개월만 상승… 다세대주택 거래 '실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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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매매가 15개월만 상승… 다세대주택 거래 '실종'
  • 노경민 기자
  • 승인 2023.10.09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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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전국 아파트 매매價 전월 比 0.09%↑
"한은 기준금리 추가 인상 없으면 상승세 이어질 것"
아파트 매매 비중 반등… 상반기 매매 74% '아파트'
전세사기 여파, 다세대주택 매매·임대 거래 모두 급감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중순부터 내림세를 이어가던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이 15개월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9일 KB부동산의 주택가격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월 대비 0.09% 올랐다. 지난해 7월부터 올해 8월까지 15개월 간 하락세를 지속하다 상승 전환한 것이다.

지역별로는 서울의 아파트 매매가격이 전월보다 0.26% 올라 전국 평균을 웃돌았다. 구체적으로는 송파구가 1.06% 올라 상승률이 가장 높았고, 강남구(0.66%), 양천구(0.62%), 마포구(0.46%), 강동·성동구(각 0.45%) 등의 순이었다. 아파트 매매가격이 떨어진 곳은 은평구(-0.25%), 중랑구(-0.23%), 도봉구(-0.19%), 노원구(-0.15%), 관악구(-0.12%), 금천구(-0.11%), 구로구(-0.05%) 등 7개 구에 그쳤다.

광역시 중에서는 대전(0.47%)과 인천(0.03%)이 올랐고, 경기도는 0.22%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시·군·구 가운데 상승률이 가장 높은 지역은 경기 과천(2.19%)이었다. 

다만 지난달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0.10% 낮아, 부동산 시장이 회복 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보기엔 무리가 있다는 분석이 많다. 9월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 지수는 90.1로 전달(90.0) 대비 0.1포인트 상승했지만, 100.2를 기록한 지난해 9월보다는 10점 가까이 낮았다. 이 지수는 지난해 1월의 아파트 매매가격을 100으로 설정해 산출한 것이다.

김웅식 리얼투데이 리서치연구원은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추가 인상에 나서지 않는다면 아파트 매매가 상승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인허가 및 착공 물량이 크게 줄고 원자재값 등 공사비가 상승하면서 분양가가 비싸지고 있다. 이는 공급 불안 심리를 유발하고 신축 아파트의 희소성을 높이는 요소이므로 하반기 아파트 매매가의 소폭 상승이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올해 전체 주택 매매 동향을 살펴보면 아파트 매매가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에 비해 커진 반면, 다세대주택 매매 비중은 눈에 띄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아파트는 단독주택, 다가구주택, 다세대주택, 연립주택, 아파트 등 전체 주택 유형 가운데 유일하게 올해 상반기 매매 비중이 늘었다. 
 

다세대주택 인기 급락... 전세사기 등 원인 지목 

9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상혁 의원실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신고된 전국 주택 매매는 총 27만4608건으로, 이 가운데 아파트 매매는 전체의 74.1%(20만3437건)를 차지했다.

전체 주택 매매에서 아파트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8년 65.8%에서 2020년 73.0%까지 상승했다. 이후 하락세로 돌아면서 지난해 58.7%까지 떨어졌으나, 올해 70%대를 회복했다. 

서울 지역으로 범위를 좁히면 올해 상반기 전체 주택 매매 3만692건 중 아파트 매매가 1만7509건으로 57.0%를 차지했다. 지난해 27.5%에서 2배 이상 늘어난 수준이다.

반면 올해 상반기 전국 다세대주택 매매는 전체의 12.1%(3만3131건)로, 지난해 21.0%에서 9%p 가량 감소했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올해 전세사기 여파로 다세대주택에 대한 전세와 매매 수요 모두 줄어든 상황"이라며 "전세 세입자를 구하기 어려워 빌라에 갭 투자를 하기도 힘들고 아파트 가격도 내렸기 때문에 실수요자들이 빌라를 살 유인도 적다"고 진단했다.

이어 "대활황으로 아파트 가격이 크게 올라 아파트를 살 수 없는 상황이 돼야 차선책으로 빌라를 사려는 수요가 생긴다"며 "당분간 아파트와 비아파트 간 양극화는 더욱 심해질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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