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경pick] 'AI헬스케어'는 국내용 카카오를 구원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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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경pick] 'AI헬스케어'는 국내용 카카오를 구원할까
  • 최유진 기자
  • 승인 2023.06.13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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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매출 비중... 지난해 약 90%, 올 1분기 82%
내수 치우친 사업 개편 불가피... 해외 공략 강화
'AI헬스케어' 시장 급성장... 연 평균 성장율 40%
올해 4분기, 모바일 혈당 관리 플랫폼 출시 예정
'연합학습 기반' 의료 데이터 분석 솔루션 개발... 구글 협업
사진=카카오
사진=카카오

챗GPT 등장 이후 글로벌 인공지능(AI) 시장이 격변기에 접어든 가운데, 토종 온라인 플랫폼 기업 카카오가 내수시장에 치우진 사업구조 변화를 위해 'AI헬스케어' 투자를 확대하는 모습이다. 

카카오가 해외 진출 교두보로 AI헬스케어 시장을 선택한 이유는 글로벌 기업간 경쟁이 심화되지 않은 미개척 분야이기 때문이다. 좁은 내수 시장의 한계를 고려할 때 카카오의 해외 진출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데 이견을 다는 전문가는 많지 않다. 

AI헬스케어 시장은 사물인터넷(IoT), 웨어러블 산업과 결합해 매우 빠른 속도로 몸집을 키우고 있는 새로운 블루오션이다. 다만 같은 AI헬스케어라고 해도 적용 대상과 방식에 따라 실제 사업 모델은 다채롭다. 널리 알려진 원격 진료 외에도 ▲이미지 기반 영상판독·진단 ▲환자 생체신호 분석 등 원격 모니터링 ▲원내 중환자 생체신호 분석·알림 ▲신약후보물질 발굴 ▲간호·간병 업무 보조 등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신약후보물질 발굴 과정에서 이뤄지는 단백질 구조 분석을 AI 프로그램이 수행한 결과, 90% 이상의 정확도를 나타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카카오는 자체적으로 AI 서비스 모델을 구축·운용한 경험이 있다. 관련 기술에 대한 연구인력의 이해도가 높아 단기간에 성과를 낼 수 있다는 점은 회사가 가진 강점이라고 할 수 있다. 

카카오 관계자는 "AI산업은 매일 새로운 모델과 서비스가 나오는 격변의 시기를 맞고 있다"며 "카카오가 내세울 수 있는 경쟁력은 기술에 대한 높은 수준의 이해력을 갖췄다는 점과, 대화형 인터페이스를 기반으로 국내 최대 규모 이용자 접점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현재는 '카카오 브레인'을 선두로 AI 채팅 파운데이션 모델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지만 'AI 헬스케어'에 대한 관심도 상당하다. 이미 'AI 헬스케어' 사업 추진을 위한 첫걸음은 뗐다.

강성 카카오 수석부사장이 2020년 11월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한국판 뉴딜 대한민국 인공지능을 만나다' 행사에서 '기업 간 협력 및 일상 속 인공지능 서비스'를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강성 카카오 수석부사장이 2020년 11월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한국판 뉴딜 대한민국 인공지능을 만나다' 행사에서 '기업 간 협력 및 일상 속 인공지능 서비스'를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올해 4분기, 모바일 기반 '혈당관리 플랫폼' 서비스 출시

계열사 카카오헬스케어는 올해 4월 보건복지부가 미국 현지에서 주관한 '한미 디지털 바이오헬스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 글로벌 기업들과 주요 계약 조건 합의서(term sheet)를 체결했다.

카카오와 협력의사를 밝힌 글로벌 기업은 구글 클라우드, 덱스콤, 시그니처 헬스케어 등이다. 구글 클라우드와는 연합학습을 통한 의료 데이터 분석 솔루션을, 덱스콤과는 모바일 기반 실시간 혈당관리 솔루션을 공동 개발할 계획이다. 시그니처 헬스케어와는 정신건강 환자 대상 원격 모니터링(RPM) 시범사업 시행에 원칙적 합의를 봤다. 

특히 연합학습 기반 데이터 분석 솔루션이 개발되면, 매우 강력한 성능의 생성형 의료·헬스케어 특화 AI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연합학습은 종래의 중앙 집중형 머신러닝 기술을 대신해 새롭게 등장한 분산형 AI 학습 개념이다. AI 학습을 위해서는 대규모 데이터가 필요한데 이들 자료는 인공신경망을 통해 중앙서버로 모인다. 다양한 기관이 보유한 데이터를 한곳에 모으기 위해선 상당한 비용과 시간이 요구된다. 고성능 AI 시스템 개발에 천문학적 자금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연합학습 개념을 적용하면 중앙서버의 AI모델이 로컬 클라이언트에 원격으로 접속, 각각의 데이터를 학습한다. 데이터를 한 곳에 모으기 위한 시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카카오가 덱스콤과 협업 중인 모바일 연동 혈당 관리 플랫폼 서비스 개시 시점은 올해 4분기이다. 혈당 측정에 그치지 않고 환자 상태에 적합한 식이요법과 운동요법 등을 제공한다. 

카카오 측은 "갈수록 당뇨 유병률이 높아지고 있다"며 "유병률 감소를 통해 의료비 등 사회적 비용 절감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IT 시장은 선점하지 않으면 경쟁사 점유율을 가져오기 어려운 구조"라며 "MRI 사진 판독 등 활용도 높은 AI헬스케어 기술을 개발 중"이라고 부연했다.

시장 데이터 전문 기업 스태티스타는 2025년 글로벌 AI 헬스케어 시장 규모가 280억 달러(약 36조 876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향후 연 평균 시장 성장률이 40%를 넘을 것이라고 이 회사는 전망했다.
 

카카오, 지난해 국내 매출 약 90%... 해외 시장 공략 강화  

카카오는 시장 규모 확대에 발맞춰 투자를 늘려나가고 있다. 올해 1분기 기준 회사의 ▲투자활동현금흐름은 -8353억원(전년 동기 대비 42.47% 증가) ▲재무활동현금흐름은 9202억원(전년 동기 대비 1430.38% 증가) ▲자본적 지출(CAPEX)은 647억원(전년 동기 대비 44% 증가)으로 각각 집계됐다. 

투자활동현금흐름은 해당 결산기간 동안 회사가 투자를 위해 지출한 자금의 총액을 보여준다. 투자를 늘릴수록 마이너스 수치가 커진다. 정상적인 영업활동을 영위하는 기업의 투자활동현금흐름은 마이너스 상태를 유지한다. 

재무활동현금흐름은 투자를 위해 회사가 조달한 현금의 증감변동을, CAPEX는 기업이 영업을 통해 벌어들인 현금 중 미래 이윤 창출을 위해 지출한 비용을 각각 의미한다. 쉽게 풀이하면 재무활동현금흐름은 투자를 위해 외부에서 차입한 비용, CAPEX는 기업이 기계장치 등의 구입·유지 보수·성능 개량 등을 위해 사용한 비용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달 15일 카카오는 올해 1분기 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연결기준 매출은 1조7403억원, 영업이익은 711억원이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55% 감소했다.

최근 5년간 카카오는 매년 꾸준한 실적 향상을 이어왔지만 영업이익은 2021년부터 완만한 내림세다.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2018년 729억원 ▲2019년 2068억원(전년 대비 183% 증가) ▲2020년 4559억원(전년 대비 120% 증가) ▲2021년 5949억원(전년 대비 30% 증가) ▲2022년 5803억원(2.4% 감소) 등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카카오 영업이익 증가세가 주춤한 이유 중 하나로 내수 시장에 치우친 수익구조를 꼽고 있다. 지난해 회사의 국내 매출은 5조5042억원으로 전체의 89.69%에 달했다. 올해 들어서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 1분기 국내 매출은 1조4318억원으로 총 매출 대비 비중은 82%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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