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최종건·종현 회장 어록집 발간... "선대 위기극복 정신이 미래 동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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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최종건·종현 회장 어록집 발간... "선대 위기극복 정신이 미래 동력"
  • 최유진 기자
  • 승인 2023.04.06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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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부러진 것은 펴고 끊어진 것은 잇는다"
어록 통해 SK 그룹 70년 성장사 조명
글로벌 경제 위기 대응책 될 수 있을 것
폐암 수술 후 호흡기를 꽂고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의에 참석한 최종현 SK 선대회장. 사진=SK그룹
폐암 수술 후 호흡기를 꽂고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의에 참석한 최종현 SK 선대회장(가운데). 사진=SK그룹

"구부러진 것은 펴고 끊어진 것은 잇는다" 이는 최종건 SK 창업회장이 1953년 한국전쟁으로 잿더미가 된 폐허 공장에서 손수 부품을 줍고 직기를 재조립하며 한 일성이다. 이 한마디가 글로벌 SK 70년 역사의 시작이됐다.

"도전하는 자가 미래를 지배한다" 최종현 SK 선대회장은 1970년대 초 석유 파동이라는 국가적 위기가 닥치자 구성원들에 '석유에서 섬유까지 완전 수직계열화'라는 비전을 외쳤다. 최 선대회장은 미래를 보는 혜안과 과감한 결단을 토대로 도전적인 SK를 만들고자했다. SK는 그 뜻을 이어 오늘날 BBC(바이오·배터리·반도체) 분야에서 미래 산업 선도에 나섰다.

이달 8일 창립 70주년을 맞는 SK그룹이 최종건 창업회장과 최종현 선대회장 형제의 어록집 '패기로 묻고 지성으로 답하다'를 발간했다고 6일 밝혔다. 이 책은 약 250개 대표 어록과 일화 등이 담겼다. 두 회장의 유지를 계승한 SK가 재계 대표기업으로 성장해 온 과정을 조명한다.

최근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높아지며 기업인들은 위기 극복에 대한 해법을 요하고 있는 가운데, 과거 한국전쟁과 수출 활로 개척, 석유 파동, IMF 경제 위기 등 격동의 시대에 맨손으로 사업을 개척했던 두 회장의 어록은 반세기가 지난 현재에도 시대를 초월한 교훈을 주고 있다. 

최 창업회장은 1953년 버려진 직기를 재조립해 선경직물을 창업한 후 'Made in Korea'가 새겨진 인견 직물을 최초로 수출했다. SK는 최 창업회장이 생전 '나라를 가난에서 벗어나게 해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그룹을 운영했다고 밝혔다. 그는 "회사의 발전이 곧 나라의 발전"이라는 지론 아래 본인 세대 노력이 후대를 풍요롭게 한다고 입버릇처럼 말해왔다. "우리의 슬기와 용기로써 뚫지 못하는 난관은 없다"며 맨바닥에서 한강의 기적을 일군 임직원을 격려하는 모습도 어록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최 창업회장은 "돈으로 사람을 살 수 없다. 마음을 주고 사야 한다"며 구성원 복지 향상을 중시했다. 발전만이 미덕이라는 의식이 팽배했던 시대서부터 사람의 가치를 존중해왔다.

1973년 창업회장의 유지를 이어 받은 최종현 선대회장은 미국에서 수학한 지식을 기반으로 '시카고학파' 시장경제 논리를 한국식 경영에 접목시켰다. 회사가 이윤만을 추구하던 1970년대, 서양의 합리적 경영이론과 동양의 인간 중심 사상을 결합해 SK 고유 경영관리체계인 SKMS(SK Management System)를 정립했다.

최 선대회장은 "첫째도 인간, 둘째도 인간, 셋째도 인간", "You가 알아서 해"라는 어록을 남기는 등 자율성에 기반한 과감한 위임을 실천했다. 1975년에는 국내 최초 기업 연수원인 선경연수원을 개원했다. 회장 결재칸과 출퇴근 카드 폐지, 해외 MBA 프로그램 도입 등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행보를 보였다.

1994년 한국이동통신(現 SK텔레콤) 인수시에 너무 비싼 값에 샀다는 여론이 일자 "우리는 회사가 아닌 미래를 샀다"며 미래 산업의 변화를 내다봤다. 뿐만 아니라 "자율·창의·경쟁을 바탕으로 한 시장 경제 원리를 발전시키는 것이 우리 경제를 정상적으로 키우고 나라를 살찌우는 근본"이라며 국가경쟁력 제고에도 주력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두 회장의 경영철학을 기업 경영에 적극 활용 중이다. 최 회장은 2021년 대한상의 회장에 추대됐을 때 "국가경제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하겠다"고 밝힌 뒤 부산엑스포 유치 지원 활동과 글로벌 경제 협력 등에 전력을 다했다. 기업 포트폴리오를 과감하게 조정하고, 인재 양성에 힘쓰는 등 SK 전통을 계승해 나가고 있다.

SK는 10개월에 걸쳐 최종건 창업회장과 최종현 선대회장의 발간물, 사사, 업무 노트 등 기록물 약 1만5000장을 분석해 대표 어록 250개를 선별했다. 아울러 창업부터 선대회장 시기 1500여 장 사진자료를 디지털로 복원해 대표 이미지 170장을 책에 담았다. 어록집은 비매품으로, 대학·국공립 도서관과 SK 홈페이지 등을 통해 열람 가능하다.

최 회장은 발간사를 통해 "창업회장과 선대회장의 삶과 철학은 단지 기업 발전에 머무르지 않았고, 국가와 사회의 발전에 향해 있었다"며 "선대의 도전과 위기 극복 정신이 앞으로 SK 70년 도약과 미래 디자인의 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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