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슬레저 시대 ②] "레깅스만 같아라"... 판 키우는 '젝시믹스'
상태바
[애슬레저 시대 ②] "레깅스만 같아라"... 판 키우는 '젝시믹스'
  • 최지흥 기자
  • 승인 2023.04.20 06: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적극적 투자로 지난해 역대 최고 매출 경신
화장품 사업 진출 이어 골프, 키즈로 영역 확장
2018년 기업부설 연구소 설립, 연구개발 집중
홍대, 가로수길, 부산광복점 3곳의 직영매장 운영
일상복으로 착장해도 부담 없는 히트 제품 론칭
올해 내실 중심 성장 추진...해외 공략 확대 방침

[편집자 주] 최근 집에서나 밖에서 ‘입기 편한 옷’을 선호하는 이들이 늘면서 고급스러운 소재와 내구성이 뛰어난 애슬레저 의류들이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미국 사모펀드 인사이트 파트너스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세계 애슬레저 시장 규모는 4,110억달러(약 533조원)로 추정했다. 또한 2028년에는 7,934억달러(약 103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연평균 성장률(CAGR)은 9%를 넘어선 수치이다. 

국내 시장 역시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기준 관련 시장 규모는 3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했다. 레깅스 시장만 따진다면 8,000억원대로 집계되고 있다.

그동안 국내 애슬레저 시장은 해외 유명 스포츠 브랜드가 시장을 주도해 왔지만 코로나 전후로 폭발적인 인기에 힘입어 국내 로컬 브랜드들이 새로운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대표 브랜드인 젝시믹스와 안다르 2강 구도에 뮬라가 추격전을 벌이고 있는 형국이다.

최근에는 스포츠, 아웃도어 브랜드와 다양한 패션 기업들이 애슬레저 시장에 진출하고 있어 규모는 더 커질 전망이다. 국내 애슬레저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젝시믹스와 안다르, 뮬라의 성장 과정과 전략들을 중심으로 최근 트렌드를 분석했다.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의 간판 브랜드인 젝시믹스는 탁월한 몸매 보정력과 트렌디한 디자인이 강점이다. 2022년 기준 연 매출 1,942억원을 기록하는 등 국내 레깅스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사진=젝시믹스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의 간판 브랜드인 젝시믹스는 탁월한 몸매 보정력과 트렌디한 디자인이 강점이다. 2022년 기준 연 매출 1,942억원을 기록하는 등 국내 레깅스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사진=젝시믹스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의 간판 브랜드인 젝시믹스는 탁월한 몸매 보정력과 트렌디한 디자인이 강점이다. 2022년 기준 연 매출 1,942억원을 기록하는 등 국내 레깅스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젝시믹스가 짧은 업력에도 상품 기획과 개발, 브랜드 가치의 증대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R&D(연구개발)이다.

론칭 후 R&D 기반의 D2C(Direct-to-Consumer) 비즈니스 모델인 소비자 직거래 판매 방식을 채택해 가격 거품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고품질 제품으로 고객을 만나고 있다. 

젝시믹스는 2018년 6월 기업부설 연구소를 설립하고 연구원들을 채용한데 이어 2019년 11월자체 혁신기술을 통한 원단 개발과 제조 생산 혁신기업으로 인정받아 기술보증기금에서 벤처기업 인증을 받았다. 현재 하루에도 수십 개의 샘플이 R&D센터에서 만들어지고 있다. 또한 관계사인 이루다마케팅을 통해 최신 트렌드, 소비자의 취향을 반영한 온라인 마케팅을 선보이고 있다. 

생산의 대부분이 국내 공장에서 이뤄지고 있는 것도 강점이다. 생산지가 해외인 경우 저렴한 인건비가 강점이지만 품질력에서는 아쉽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이다. 또한 본사와 효과적인 소통이 어렵고 제품에 대한 이해도가 낮아 완성도에도 방해요인으로 자리잡고 있다. 젝시믹스는 국내에서 제품을 생산하고 있어 이러한 우려를 불식시키고 있다.  

젝시믹스는 현재 홍대, 가로수길, 부산광복점 3곳의 핏스토어(직영매장)를 포함해 전국 주요백화점 및 대형쇼핑몰 52곳에서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 중이다. 사진=젝시믹스
젝시믹스는 현재 홍대, 가로수길, 부산광복점 3곳의 핏스토어(직영매장)를 포함해 전국 주요백화점 및 대형쇼핑몰 52곳에서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 중이다. 사진=젝시믹스

오프라인 유통에 집중해 온 것도 젝시믹스의 성장 원동력 중 하나로 꼽힌다. 젝시믹스는 현재 홍대, 가로수길, 부산광복점 3곳의 핏스토어(직영매장)를 포함해 전국 주요백화점과 대형쇼핑몰 52곳에서 매장을 운영 중이다. D2C 비즈니스로 자사몰을 통한 매출 비중이 높지만, 고객과의 접점을 넓히고자 오프라인 매장도 지속적으로 확대 중이다.

젝시믹스의 오프라인 매장의 가장 큰 특징은 직영점의 '핏'(fit) 스토어’에서 찾을 수 있다. 핏스토어에서는 1:1 맞품 피팅 서비스를 진행한다. 예약을 통해 시간을 정하고 매장을 방문하면 고객의 체형과 운동습관을 고려해 제품을 추천해준다. 핏스토어에서는 어떤 운동복을 골라야 할지 등 고객들의 고민을 해결해주고, 직접 내게 맞는 운동복과 용품 등을 눈으로 확인하고 구매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도전적인 투자도 매출 성장에 기여했다. 젝시믹스는 지난해 애슬레저 제품군 확대와 함께 5월에는 골프웨어, 9월에는 키즈웨어를 각각 론칭하며 신규 시장 개척에 나섰다. 그중 젝시믹스 골프는 론칭 두 달 만에 20억원을 달성하는 등 꾸준히 높은 수요를 유지해 중저가시장에서 입지를 확고히 했다.

특히 의류 카테고리의 꾸준한 확장과 더불어 젤라또랩 매각과 브랜드엑스피트니스 연결 제거 등 자회사들의 체질 개선을 단행도 지난해 성장의 밑거름이 됐다는 분석이다.

 

사업 카테고리 다양화... 오히려 성장에는 걸림돌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이 꾸준한 성장세를 이루고 있지만 레깅스 분야에서만 강세를 보이고 있는 점은 약점으로 꼽힌다.

이를 의식한 듯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은 사업 다각화라는 전략을 펼쳤지만 기대만큼의 모습은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2019년 온라인 마게팅 기업 이루다마케팅과 건강식 판매기업 쓰리케이코리아(현 브랜드엑스 헬스케어) 지분 100% 인수했다. 2020년에는 건강보조제 사업 추진을 위해 닥터셀팜을 자회사로 세웠다. 이어 2020년 말에는 젤라또랩 주식을 취득해 최대주주에 오르기도 했다. 또, 2021년 건강관리 플랫폼 브랜드엑스피트니스를 설립했다.

하지만,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의 생각과는 달리 신규 사업 성과는 지지부진했다. 야심차게 사업 확장을 노렸지만 어중간한 포지션으로 시장에서 자리를 잡지 못한 탓이다.

결국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은 올해 초 젤라또랩 지분과 경영권을 글루가에 매각했다. 또, 브랜드엑스피트니스 역시 브랜드코퍼레이션이 보유한 지분 대다수를 다른 곳에 넘겼다. 화장품 시장 진출 등을 위해 세운 닥터셀팜도 결국에는 브랜드엑스헬스케어에 흡수합병됐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이 향후 젝스믹스 내실 다지기에 집중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올해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은 젝시믹스를 중심으로 한 내실 중심 성장을 만들어갈 계획이다. 골프, 키즈 등 브랜드 라인업 확장을 바탕으로 시즌별 제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이면서 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견고히 한다는 방침이다. 사진=젝시믹스
올해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은 젝시믹스를 중심으로 한 내실 중심 성장을 만들어갈 계획이다. 골프, 키즈 등 브랜드 라인업 확장을 바탕으로 시즌별 제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이면서 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견고히 한다는 방침이다. 사진=젝시믹스

 

내실 중심 전략... 해외 시장 공략은 계속

올해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은 젝시믹스를 중심으로 내실 안정화에 힘쓴다는 계획이다. 골프, 키즈 등 브랜드 라인업 확장을 바탕으로 시즌별 제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이면서 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견고히 할 방침이다. 

해외시장 진출에도 적극 나설 예정이다. 현재 해외법인을 비롯해 대만, 몽골, 인도네시아, 호주, 캐나다 등 총 55개국에 진출해 있는 젝시믹스는 중국 내 시장 분석과 물류거점 확보를 통해 올해 본격적인 중국법인 운영에 들어간다. 3월 상하이 오프라인 매장 설립을 시작으로 현지 시장 공략에 나서 일본법인과 더불어 해외 진출의 주요 거점으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이다. 2017년부터 중국, 홍콩, 베트남, 대만, 일본, 싱가포르 등 해외 시장 진출에 힘써 온 젝시믹스는 2019년 10월에 일본 현지 법인을, 2022년 2월에는 중국 법인을 설립했다.

젝시믹스는 올해 1월부터 테니스룩을 비롯해 데일리룩 연출까지 가능한 카디건, 맨투맨, 바람막이 등 신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젝시믹스
젝시믹스는 올해 1월부터 테니스룩을 비롯해 데일리룩 연출까지 가능한 카디건, 맨투맨, 바람막이 등 신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젝시믹스

제품 론칭도 공격적으로 이어간다. 애슬레저 카테고리는 이미 SS(봄/여름) 제품들이 출시돼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는 골프와 테니스 웨어 인기를 발판삼아 일상복으로 착장해도 부담 없는 크롭 바람막이, 코튼 맨투맨 등 다양한 제품들을 출시할 계획이다. 

젝시믹스는 올해 1월부터 테니스룩을 비롯해 데일리룩 연출까지 가능한 카디건, 맨투맨, 바람막이 등 신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봄 시즌에 맞춰 핑크, 그린 등 산뜻한 색상으로 라인업을 구성했고, 짧은 크롭 길이로 디자인돼 스커트나 슬랙스에 멋스럽게 매치돼 활용도가 높은 것이 특징이다. 

젝시믹스 관계자는 “올해 1~2월 판매량도 전년동기대비 43.6% 크게 오르는 등 애슬레저 제품에 대한 인기를 실감하고 있다”며 “전반적으로 판매량이 호조세를 보이고 있어 1분기 실적에도 기대감이 크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