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 '진옥동 時代' 열렸다... 최대주주 국민연금 반대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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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 '진옥동 時代' 열렸다... 최대주주 국민연금 반대 돌파
  • 정규호 기자
  • 승인 2023.03.23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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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주주총회서 신한금융 진옥동 회장 선임
2025년 3월까지 임기..."주어진 사명에 혼신의 힘"
자문사 ISS사 등 외국인 지분 절대적 찬성 큰 힘
리딩뱅크수성, 사회공헌확대, 지배구조개선 등 과제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 내정자가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의 반대를 뚫고 회장으로 선임됐다.

신한금융지주는 23일 서울 태평로 사옥 20층 대강당에서 22기 정기주총을 열고 진옥동 회장 후보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을 통과시켰다. 이날 주총엔 5억5800만여주중 82.26%가 출석했다. 이사 선임과 동시에 조용병 대표이사 회장의 임기는 종료됐고 진옥동 사내이사가 그 자리를 이어받았다. 진 회장의 임기는 2025년 3월까지 3년이다.

이외에 기타비상무이사에 정재봉씨, 사외이사에 곽수근, 배훈, 성재호, 이용국, 이윤재, 진현덕, 최재붕씨 등의 선임안도 통과됐다.

진 회장은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의 ‘반대’ 의견을 뚫고 선임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신한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해 12월 진옥동 전 신한은행장을 차기 대표이사 회장 후보로 추천했지만 최대주주인 국민연금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는 16일 ‘사내이사 진옥동 선임의 건’과 ‘사외이사 성재호·이윤재 선임의 건’을 반대한다고 공시했다.

수탁위는 “기업가치 훼손 내지 감시의무 소홀 등의 이유로 (해당 주총 안건에) 반대한다”고 설명했다. 진 회장은 신한은행장이었던 2021년 4월 금융당국으로부터 라임사태로 경징계인 '주의적 경고' 처분을 받은 바 있다.

최대주주에 반기를 든 세력은 외국인 주주다. 현재 신한금융 주주 대부분은 외국인으로 지분의 60~65%를 점유하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에 큰 영향력을 미치는 글로벌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는 진 내정자 선임안에 찬성 의견을 밝힌 바 있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 중에서도 실질적 최대주주로 불리는 재일교포의 표를 얻은 것으로 분석된다. 신한금융의 재일교포 지분은 공식적으로 확인된바 없지만 약 15%로 추정되고 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진 내정자는 일본 오사카지점과 SBJ은행 등 일본 계열사에 일한 ‘일본통’이다. 사외이사에도 재일교포가 포진돼 있다. 국민연금이 진 내정자의 회장 선임을 반대하고 있지만 실질적 최대주주인 재일교포의 힘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고졸신화’·‘일본통’ 평가 뒷따라

1961년생인 진 회장에는 ‘고졸신화’, ‘일본통’이라는 평가가 항상 뒤따른다. 서울 덕수상고를 졸업하고 1980년 기업은행에 입행하면서 은행과 인연을 맺었다. 뒤늦게 한국방송통신대(경영학과)와 중앙대(경영학)에서 학사와 석사 학위를 땄다. 신한은행으로 자리를 옮긴후에는 인력개발실과 고객지원부, 종합기획부를 거쳐 1997년부터 일본 오사카지점에서 5년간 근무했다. 2002년 한국으로 복귀해 여신심사부 부부장과 자금부 팀장을 역임했다.

본격적인 일본과의 인연은 2008년부터 시작된다. 2008년 다시 일본으로 건너가 오사카지점장을 지냈고 2009년 9월 일본 현지법인인 SBJ은행이 일본 금융청으로부터 인가를 받는데 중추적 역할을 담당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어 SH캐피탈 사장과 SBJ은행 부사장 및 법인장을 지냈고, 2017년부터 신한은행 부행장과 행장을 역임했다.

 

임기내 리딩뱅크 수성 등 과제 많아 

진 회장이 임기동안 해결해야 할 과제는 크게 3개로 압축된다. 먼저 '리딩뱅크 수성'이다. 지난해 신한금융의 당기순익은 4조6423억원, KB금융은 4조4133억원을 기록했다. 신한금융은 전년대비 15.5% 증가했다. 주주들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리딩뱅크 1위를 요구하고 있다.

두 번째는 지배구조 개편이다. 현재 윤석열 정부는 은행을 ‘주인 없는 기업’이라며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정부의 노골적인 인사‧이자율 개입 등 신(新) 관치 정책 기조가 새롭게 등장하면서 균형감 있는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마지막으로는 사회공헌 활동 확대다. 신한은행은 정부의 고금리정책으로 순익을 많이 거뒀지만 코로나로 외부활동이 금지되면서 사회공헌금이 크게 줄었다. 지난해말부터 정부가 거리두기를 해제했고, 올해는 마스크 착용까지 해제했기 때문에 수익이 걸맞는 사회공헌활동이 필요한 상황이다.

진옥동 신임 회장은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주어진 사명에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며 "조용병 회장에 깊은 감사인사를 전한다. 잘 이어받아 더 큰 신한을 만들어가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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