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는 찬성 의사... 주총 표대결 불가피
국민연금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수탁위)가 진옥동 신한지주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안을 반대키로 했다. 정부가 지배구조를 지적한 소유분산 기업중 나온 첫 반대표다.
수탁위는 지난 16일 제3차 위원회를 열고 포스코홀딩스, 삼성중공업, 신한지주 등 총 10개사의 정기주주총회 안건에 대해 의결권 행사 방향을 심의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날 회의는 2기 전문가단체 추천 위원 3명이 합류하면서 수탁위원 9명이 온전히 참여한 첫 회의였다. 수탁위는 국민연금의 의결권 등 주주권 행사를 심의하는 기구다.
이날 수탁위는 진옥동 사내이사 선임 외에도 성재호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이윤재 전 KorEI 대표의 사외이사 선임안도 반대했다. 수탁위의 반대 의견은 “기업가치 훼손 및 감시 의무 소홀”이다. 신한금융은 조용병 회장이 ‘깜짝’ 용퇴를 결정한 후 2022년 12월 진옥동 당시 신한은행장을 차기 회장으로 내정했다. 진 내정자는 신한은행장이었던 2021년 4월 금융당국으로부터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 환매중단 사태로 ‘주의적 경고’ 징계를 받은 바 있다.
사실상 라임펀드 등 사모펀드 사태를 제대로 감시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반대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수탁위는 신한금융의 나머지 안은 모두 찬성했다.
진 회장은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 ISS에게도 찬성을 받으며 순조롭게 주총에서 승인을 얻을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국민연금에서 반대 의사를 전달했기 때문에 다음 행보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국민연금은 지난해말 신한지주 지분 7.69%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이외에 블랙록(5.71%), 우리사주조합(5.13%) 등이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앞서 ISS는 "진 후보자는 신한금융의 리스크 관리를 개선하는 데 핵심적 역할을 했고, 라임자산운용 사건과 관련된 고객 보상, 내부통제 시스템 강화, 고위험 상품 판매 관련 직원의 KPI(핵심성과지표) 개편 등의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수탁위는 이 밖에 ▲메리츠증권 ▲삼성바이오로직스 ▲NAVER ▲BNK금융지주 ▲롯데칠성음료 ▲현대모비스 ▲현대홈쇼핑의 정기 주총 안건에 대해 모두 찬성했다.
한편 이번 결정이 정부가 지배구조를 지적한 소유분산기업 가운데 나온 첫 반대표라는 점에서 주목해야 한다. 앞서 서원주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은 소유 분산 기업의 지배구조를 지적했고, 윤석열 대통령도 “소유 분산 기업의 스튜어드십 코드(기관투자가의 적극적 의결권 행사)가 작동돼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